※본 글은 The Wall Street Journal의 “Will You Be Ready When the Stock Market Crashes Again?”를 번역한 글입니다.
얼마전 미국 주식 시장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고, 달력이 이제 10월로 넘어오면서, 30년 전인 1987년 10월 16일 금요일을 떠올려볼 때가 되었다.
그해 연초부터 당시까지 미국 주식 시장은 30% 이상 상승했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신경과민에 빠져 있었다. 금리는 상승하고 있었고, 세율은 유동적이었으며, 미국은 국제 무역 상대국들과 대립하는 한편 이란과는 승강이를 벌이고 있었기 때문이다.
젊은 투자자였던 제임스 오쇼너시는 주가지수 풋 옵션에 “5자릿수” 베팅에 나섰다. 미국 주식 시장 하락을 점쳤던 것이다. 그의 전화기를 모뎀에 연결해 시시각각 변화는 주가 시세를 지켜보면서 하루하루 점점 더 신경과민에 빠지고 있었다. 그리고 그날 다우존스 산업 평균 지수가 전례 없이 거의 3억 3천9백만 주의 거래량이 실리면서 하루 만에 108.35포인트나 급락했다.
그는 이 매도세가 “너무 지나친” 것이며, 다음 월요일 주가가 급반등하면, 매도 베팅이 “목을 조를 것”이라고 생각했다. 오쇼너시는 “온몸에 공포감이 엄습” 했다면서, “그냥 빠져나가야겠다.”라고 생각했다. 장 마감 30분 전에 중개인에게 전화를 걸어 모두 청산해 달라고 말했다.
오쇼너시는 마치 “날아오는 총알을 피한 것처럼” 커다란 안도감을 느끼면서 주말을 보냈다. 그는 월요일이 되면 투자자들 사이에 온갖 부정적인 이야기들이 돌 것이며, 주가는 “안도의 랠리”를 펼칠 것이라고 확신했다. 금요일의 풋 옵션 매도는 분명 엄청난 손실을 피할 수 있게 해주었다.
이어서 월요일이 왔다. 뉴욕 증권 거래소의 개장 벨이 울리고 90분 만에 다우지수가 208포인트 급락하자,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소위 포트폴리오 보험 기법을 사용한 기관 투자자들의 매도 봇물이 터졌다. 그렇지 않았으면 정상적인 거래에 나섰을 시카고의 선물 트레이더들은 한 걸음 뒤로 물러서 선물의 추가 하락을 예상했다.
다우지수는 22.6% 폭락으로 장을 마감했다. 저널리스트 다이애나 헨리케스는 새로 펴낸 책 “A First-Class catastrophe”에서 1987년 10월 19일을 “월스트리트 역사상 최악의 하루”라고 표현했다. 2017년 다우지수 수준으로 볼 때 5,000포인트 이상이 날아가 버린 것이 된다.
시장 폭락이 일어날 수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일수록, 오히려 시장 폭락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 그리고 1987년 10월 19일 같은 일은 다시 일어날 것이다. 실제로, 이미 일어났었다. 2010년 5월 6일, 비록 즉시 반등하긴 했지만, 많은 주식이 순식간에 60% 이상 폭락했었다. 2015년 8월 24일 다우지수는 6분 만에 1,000포인트(7%) 급락했고, 거의 4% 하락으로 장을 마감했다. S&P 500 지수의 2007년 10월의 시장 고점과 2009년 3월 9일 저점 사이를 고려해 보면, 배당금 재투자를 감안해도, 55.2% 폭락했다.
위 헨리케스의 책과 오쇼너시의 이야기는 “인간 본성은 바뀔 수 없음”을 상기시켜주며, 헨리케스가 말한 것처럼,
“역사에 대한 기억 상실은 과거의 재앙을 계속해서 반복하게 만들 수밖에 없고, 이를 막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과거에 일어났던 일을 정확히 기억하는 것뿐이다.”
현재 오쇼너시 에셋 매니지먼트는 약 60억 달러를 자산을 운용하고 있다. 지금은 더 이상 당시의 방식을 사용하고 있지 않지만, 주식 시장이 고평가되어 있었다는 그의 기본 분석은 옳았다. 1986년 9월에서 1987년 8월 말까지 주식 시장이 PER 배수는 16배에서 21.4배로 33%나 상승했으며, 이는 1961년 이래 최고로 상승한 것이었다.
하지만 그의 감정적 반응은 잘못된 것이었다. 오쇼너시는 베팅을 하루만 더 밀고 나갔다면, 거의 10배나 더 큰 수익을 올렸을 거라고 회상한다.
헨리케스는 1987년 시장 붕괴의 원인을 비효율적인 규제와 복잡한 거래 역학의 붕괴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하지만 금융 역사가이자 골드만 삭스의 파트너인 배리 위그모어는 당시의 시장 붕괴 또는 더 나아가 훨씬 더 치명적이었던 1929년의 시장 붕괴의 정확한 원인은 누구도 알지 못한다고 말한다.
역사는 몇 가지 분명한 교훈을 가르쳐준다.
장기적 기준으로 지난 30년 동안 주식 시장은 점점 더 높게 상승해 왔다. 따라서 시장에서 완전히 빠져나와 시장 붕괴를 피하는 것보다, 시장에 남아있으면서 지속적으로 수익을 얻어내는 것이 더 좋은 전략이었다.
하지만 지난 몇 년 동안 인기 주식, 즉 페이스북, 아마존, 넷플릭스 및 구글 모회사 알파벳에 대규모로 투자했던 투자자들은 이제 포지션 축소를 고려해볼 때가 되었다. 1929년과 마찬가지로 1987년에도 가장 크게 올랐던 주식들이 가장 크게 떨어지는 경향이 있었다.
무엇보다 사우스이스턴 에셋 매니지먼트의 부회장 스테일리 캣츠의 말처럼 “현금 보유를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 1987년 10월 19일, 그와 젊은 동료들은 시장 붕괴를 지켜보면서 쿼트론으로 매수 주문을 내고 있었다. 그는 “당시 포트폴리오의 현금 비중이 25% 내지 30%였기 때문에 아주 편안한 마음으로 바닥에서 주식을 퍼 담을 수” 있었다고 회상한다.
그는 현금이 없었다면 “주식을 살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한다. 시장 붕괴로 다른 이들 주식을 던질 때 매수에 나설때도 배짱을 부리면서 쓸어 담을 수 있는 가장 확실한 기반은 손에 현금을 쥐고 있는 것이다.
원문: 피우스의 책도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