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사람들이 스타트업을 하는지, 사업을 시작 하는지에 대해 매일 생각을 한다. 돈을 많이 벌기 위해? 자아 실현을 위해? 세상을 바꾸고 싶어서? 창업자들을 만나서도 창업 동기에 대해 묻곤 한다. 주로 듣는 대답은 이것들이다. 될 것 같아서, 좋은 기회인 것 같아서, 실리콘 밸리에서 한 판 해 봐야지 등…
물론 어느 한 가지만을 위해 스타트업을 창업하는 사람을 드물 것이다. 아무리 열정적인 분야가 있더라도 성공했을 때의 경제적인 성공의 가능성이 전혀 없다면 섣불리 뛰어들지 못할 것이며, 아무리 ‘돈이 되는 아이템’이 있더라도 스타트업의 극적인 롤러코스터 여정은 돈을 뛰어넘는 열정과 믿음, 그리고 끈기가 없으면 계속하기 어려울 것이다.
이런 생각을 하던 중 우연히 Indie VC의 Bryce Roberts가 ‘진짜 사업 (Real Businesses)’이라는 제목으로 스타트업/사업의 목표 및 구분에 대해 재미있는 관점으로 쓴 블로그 글을 발견하였다.
그에 따르면 스타트업을 다음과 같이 세 분류로 나눌 수 있다.
라이프스타일 사업 (Lifestyle Business)
라이프스타일 사업은 말 그대로 개인의 생활양식을 중요시하는 사업 형태이다. 즉, 사업의 주 목적이 사주가 회사 밖에서 안락하고 풍요로운 삶을 살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다. 간단히 말해 대박을 쳐서 돈방석에 앉아 인생을 편하게 살기 위한 목적으로 창업을 한 경우이다.
Bryce에 의하면 VC들은 이런 형태의 사업을 하는 사람에겐 전혀 투자를 할 필요가 없다고 한다. 하지만 문제는 라이프스타일 사업을 하겠다는 의도를 가졌더라도 투자받을 사람들에게 대놓고 ‘나 편하 게 사는게 목표에요’라고 하진 않는다는 것.
이것에 대비한 라이프스타일 판별법으로 Bryce는 스타트업 피치에 엑싯 전략이 있는지를 본다고 한다 (엑싯 전략이 있는 창업가는 라이프스타일 사업을 추구하는 것이라고). 물론 일반화의 오류가 있지만, 사명감을 가지고 성장해 나가는 스타트업들의 피치 덱을 보면 엑싯 전략에 대한 언급이 별로 없다는 것에 무엇인가 시사하는 바가 있다. (예: 에어비앤비, 유튜브, 링크드인)
VC 투자 없인 살아남기 힘든 사업
VC의 투자가 사업을 키우는데 적격인 첫 번째 시나리오는 말도 안 되게 어려운 기술적인 문제를 풀기 위해 초기 자본이 엄청나게 필요한 경우이다. 이런 사업들은 높은 진입 장벽을 형성함으로써 오랜 기간에 걸쳐 높은 마진을 유지하며 성공할 수 있다.
로봇 산업 – 오케이. 로케트 산업 – 오케이. 전자상거래 – 낫 오케이. 두 번째 시나리오는 승자가 독식/반 독식 하는 커다란 시장에서 경쟁자보다 오래 살아남거나 출혈 경쟁에서 이김으로써 장기적으로 독점적인 지위를 유지하며 성공하는 경우이다.
Bryce는 위 두 가지 경우 모두 ‘유니콘’이라는 개념이 매우 적절하게 적용된다고 주장한다. 한마디로 이런 시나리오에 딱 맞는 회사를 완벽한 타이밍에 창업하고 모든 악조건을 극복하면서 성공할 확률이 거의 없다는 뜻이다 (Bryce는 스타트업 ‘유니콘’ 단어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하시는 분인 듯하다).
진짜 사업 (Real Businesses)
Bryce는 창업자들에게 그들의 회사가 라이프스타일 사업이 아니고 유니콘 사업이 아니라면 (어차피 확률적으로도 아닐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진짜 사업’을 한번 만들어 보라고 권한다.
그에 따르면 진짜 사업이란:
“진짜 사업은 제품을 만들고 그것을 이윤을 남기고 판다. 진짜 사업은 투자자, 기업 가치 (valuation), 그리고 다음 투자 마일스톤이 아닌 고객, 매출, 그리고 이익률에 대해 신경 쓴다. 이들은 믿을 만한 재정 모델이 아닌, 실제로 돌아가는 사업 모델이 있다. 진짜 사업은 계속해서 존재 하고 싶지, 엑싯을 향하여 달려가지 않는다. 이들은 자신들의 기업을 운영하는데 필요한 자금을 직접 조달할 수 있으며 그 누구에게도 ‘존재의 이유’에 대해 허락을 맡을 필요가 없다.
우리는 (Indie VC) 이런 진짜 사업들이 정말 좋은 투자가 될 수 있다고 믿는다. 우리는 느리지만 심사숙고하여 얻은 성장을 매번 빠르게 성장하고 빠르게 실패하는 것과 흔쾌히 교환할 것이다. 행복한 고객과 열심히 일하여 달성한 매출을 통해 성장하는 것은 남의 돈(투자금)에 중독적으로 손대는 것을 끊는 것보다 더 쉽다.”
나의 원래 질문으로 돌아가서… 사람들은 왜 스타트업을 하려고 할까? 위의 프레임웍을 가지고 다시 생각해 보면
- 성공 후 안락한 삶을 살고 싶어서
- (거의 불가능하지만) 세상을 바꾸는 기술 혹은 시장을 만들어 내기 위해
- 한 땀씩 열심히 본질에 집착하며 사업을 일구는 기업가가 되기 위하여.
등등이 있다… 속도와 스케일에 집착하는 요즘 시대에 #3에 가치를 두는 VC가 있어서 놀라운 동시에 좀 멋져 보이기도 하다.
원문: Andrew Ahn의 블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