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히트했던 웹툰 다이어터를 보면 ‘진짜 다이어트’에 관해 잘 표현되어 있습니다. 다이어트란 특정 시즌에 하는 것이 아니라 꾸준하게 자신의 몸을 관리하고 몸의 효율·효과성을 극대화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궁극적으로는 자신의 몸에 어울리는 체형과 체력을 만들어서 이전보다 활기찬 생활을 하기 위함입니다.
만약 위와 같은 올바른 다이어트의 개념을 내가 하는 일에 적용시킨다면 어떨까요. 야근 없고, 스트레스는 적고, 더 효율·효과적으로 일할 수 있지 않을까요. 우리의 몸도, 마음도, 그리고 업무에도 다이어트가 필요하지 않을까요?
일 다이어트, 왜 필요할까?
많은 이가 다이어트에 도전했다가 실패합니다. 왜일까요? 의지 부족? 잘못된 방법이나 상식에서 비롯된 과오 또는 과신? 혹은 꾸준함의 실패? 여러 이유가 있지만 대부분 자신이 왜 다이어트를 해야 하는지 깨닫지 못하고 주변의 권유 또는 협박에 의해서 결정했기 때문입니다. “너 왜 이렇게 살쪘어?” 이런 얘기를 여러 번 들으면 둘 중 한 가지 반응이 나옵니다. “신경 꺼~!” 혹은 “그렇지? 나 좀 빼야겠지?”
하지만 일에서 그런 류의 이야기를 듣는 것은 제한적입니다. 혹시 함께 일하는 대표님으로부터 “일 좀 그만해” 혹은 “너무 일만 하지 말고 집에 가거나 좀 놀거나 다른 것도 좀 해봐” 같은 이야기를 들으신 적이 있나요? 저는 십수 년 동안 그런 류의 이야기보다는 “일 좀 더 해봐” “이번 달 매출이 왜 이래” “보고서가 앞뒤가 안 맞잖아” 등의 이야기만 듣고 있었으니 말입니다.
결국 우리는 우리의 의지와 관계없이 일을 늘려야만 했고, 그 일을 감당하기 위해 스스로를 단련해야 했으며, 그러다 보니 우리 성장의 방향을 스스로가 결정짓지 못했고, 결국 지금 이렇게 되는 대로 살고 있습니다. 좀 더 멋지게 살고 싶었는데, 특히 일에 있어서만큼은 주인공이 되고 싶었는데 마음처럼 쉽지 않습니다.
1. 우리는 과도하게 일을 많이 하고 있다
누가 봐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OECD 가입국 중 가장 많이 일하는 나라, 우리는 정말 많은 시간을 일만 하면서 지내고 있습니다. 마치 일 이외에는 다른 할 일이 없는 것처럼 말입니다. 그런데 또 아이러니한 것은 지금 하는 일이 대부분 주인의식을 가지고 하는 일이 아닌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럼에도 어디서 나타난 충성심인지 모르지만 일단 무조건 열심히 일하고 봅니다. 다들 그렇게 살아서인지 정말 지금 하는 일에 꿈과 열정을 쏟고 있어서인지, 아님 오직 돈을 벌기 위함인지 알 수는 없습니다. 그래도 깨어 있는 시간 중 대부분의 시간을 일을 하면서 또는 일을 위해서 보냅니다.
2. 세상은 일을 많이 하는 사람을 점점 원하지 않는다
노동 가치의 재평가가 필요합니다. 시간제 근로에서 성과 중심으로요. 앞서 썼던 글 「게으르려는 사람만이 살아남는 세상이 온다」에서도 “앞으로는 일만 하는 사람은 생존하기 어려우며, 얼마나 영리하게 시스템적으로 일하는가에 따라 개인의 경쟁력이 구분될 수 있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우리가 노동 가치를 평가할 때 중요하게 생각했던 시간이라는 단위가 이제 점점 노동을 평가하는 수단으로부터 멀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지금도 그렇지만 시간제 근로 중에 지식·콘텐츠 생산 활동 또는 콘텐츠 생산 및 유통, 시스템 설계 및 운용의 범주에 포함되는 일은 찾아보기 매우 어렵습니다. 또한 이런 일을 하는 분 중에 시간제 근로를 하는 분들은 자신의 급여에 더욱 만족을 못 할 것입니다.
그만큼 시간은 단순히 통제의 수단일 뿐이지 결코 성과 지표가 될 수 없습니다. 노동 방식은 성과나 목표 중심으로 설계하거나 특정 기간 내 원하는 상태에 도달하기 위해 주요 활동을 직접 설계 및 운용하는 동시에 지식 및 노하우를 일정 부분 기여하면서 자신의 역량을 뽐내는 방향으로 가야 합니다.
3. 일의 주도권을 다른 사람에게 빼앗겼다
대표를 제외한 직장인의 경우 주요 권한과 책임 같은 일의 주도권을 쥐고 일하는 경우는 흔치 않습니다. 대부분 중앙집중식 의사결정 구조로 10원 하나도 자신의 이름으로 사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일을 만드는 것은 내가 아닌 내 위인데 그 일을 수행하는 것은 내 몫이기에 결국 일의 주도권을 갖지 못하게 됩니다. 자신의 일에 책임지고 권한에 의해 움직여야만 성장할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하니 무게감 있는 일을 경험하지 못합니다.
그렇게 나는 영원히 누군가의 손과 발로 남습니다. 노하우는 쌓이지 않고 점차 수동적으로 시키는 일만 하는 신세가 됩니다. 우리의 직장 생명력은 시한부가 됩니다. 이런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니 정작 책임과 권한이 주어졌을 때 제 실력을 발휘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어떤 일이든지 연습이 필요하고 리더도 연습이 필요한데 리더로서의 연습은 해본 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4. 일을 스스로 디자인하는 능력이 곧 미래의 경쟁력이다
앞서 이야기한 2번과 관계된 이야기로 일은 더 이상 혼자서 할 수 있는 존재가 아닙니다. 함께 해야 하고, 단순히 함께해서 1+1=2의 효과를 누리기보다는 2 이상의 효과가 필요한 시대입니다. 어떤 일을 하기 위해 나와 다른 누군가가 필요한지, 그 이유는 무엇인지, 얼마나 노력하면 원하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지 등 모든 것을 총괄해 디자인하는 역량(Working System Design Competency)이 곧 미래의 내 경쟁력입니다.
올바른 다이어트가 자신이 지향하는 몸과 체력을 만드는 것처럼 일에도 동일한 철학을 도입해 ⑴ 자신을 객관화하는 것, ⑵ 자신에게 맞는 것, ⑶ 자신이 원하는 것, ⑷ 조직 및 사회에서 원하는 것 등의 충분한 검토와 절충을 거쳐 자신만의 일 다이어트를 실행해야 하며, 이는 곧 직장생명력 연장 역량을 향상시키는 체질 개선의 방향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
일 다이어트의 정의
업무 중 핵심 업무(Core Work)는 강화하고 불필요한 부분은 제거해 업무의 질과 양을 스스로 조절할 수 있는 역량을 강화하는 것으로, 궁극적으로는 맡은 일의 과정 및 내용, 목적과 목표 중심으로 스스로 개선할 힘을 갖추는 것입니다. 실제 다이어트에 비유하면 단순히 살 빼기 또는 사이즈 줄이기가 아닌 건강한 삶을 위한 신체관리 방법과 방향의 꾸준한 학습과 실행 정도로 이해하는 것과 같은 맥락입니다.
일도 시키는 일만 하거나 근무에 태만하기보다 미래에도 생존 가능한 지식근로자로 성장하고자 언제든 실력 발휘를 할 수 있도록 시시각각 변하는 주어진 환경에 적응하고 필요한 테크닉과 스킬, 마인드를 구축하고 유지 발전시키는 것을 말합니다. 물론 필요에 따라 교육 및 훈련을 통한 특정 스킬이나 테크닉을 요구하기도 합니다.
그보다는 주어진 일 또는 조직에서 요구하는 역할 안에서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 꼭 해야할 일과 나중에 해도 될 일을 효율·효과성 향상의 관점에서 재분류하고, 조직의 시스템을 이해하는 관점에서 판단하고 실행할 수 있는 인사이트을 갖추는 것을 말합니다. 가장 중요한 건 누군가의 강요가 아닌 스스로의 의지로 해당 활동을 진행해야만 전체적인 체질이 유지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대부분 일 다이어트는 실패로 돌아갈 가능성이 높습니다. 최초 접근 및 시작은 몇몇 프로세스 변경 또는 스킬과 테크닉의 체득으로부터 시작하기 때문입니다. 갑자기 변화한 환경에 위기감을 갖고 향후에는 동일한 효율 및 효과를 내기 어렵다는 판단으로부터 출발해 해당 위기를 넘기면 다시 또 평온한 상태로 돌아가게 됩니다. 분명 성장도 했고 변화도 했지만 앞으로도 동일한 위기에 대해서는 대응을 할 수 있습니다. 다만 계속 같은 위기가 온다는 보장도 없기 때문에 일 다이어트를 했다고 볼 수 없습니다.
조직 및 개인 업무 시스템 전체를 이해하고, 이를 통해 얻고자 하는 성과(Performance & Accountability)를 명확히 정의하고, 나아가서는 내 업의 가치를 재정의하는 등 철학적이고 전략적 관점에서 접근해야 합니다. 다소 형이상학적인 접근일 수 있지만 어떤 일이든 함께 일하는 이들과 자신만의 관념에 충분한 공감대를 형성하며 일하는 건 가치 공유·전달 및 내재화의 관점에서 매우 중요합니다. 대부분의 실패는 이런 부분을 간과하거나 무시해서 발생합니다.
일 다이어트의 종류
일 다이어트의 종류는 크게 두 가지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① 개인 관점의 업무 최적화
정의: 개인 및 조직적 목표 달성을 위한 최적의 업무수행 방법론을 연구해 적용 및 발전시키는 것으로, 업무 우선순위 재설정, 뒷받침할 만한 현재 또는 미래 기술과 인사이트를 습득 및 강화하는 것입니다. 이는 모든 것의 기획 및 실행은 스스로가 진행해야 하며, 단순히 몇 가지 스킬이나 팁 등을 획득해 빠르게 성장하기보다는 일 자체를 더 효과적으로 할 수 있는 사고 체계를 갖는 것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잡 크래프팅(Job Crafting)의 개념에 비해 미래지향적·전략적인 관점을 업무에 투영해 개인과 조직, 고객의 관점에서 더 진정성 있는 업으로 전환하기 위함입니다.
목적: 궁극적으로 ‘저비용 고효율(Lower Input, Higher Return)’에 있지만 이를 넘어선 목적이 있습니다. 업무의 객관화를 통해 누가 오더라도 동일한 일을 할 수 있고 유사한 성과를 낼 수 있는 환경 구축 및 필요한 기술을 정의하는 것입니다. 업무의 핵심적인 부분을 뽑아내는 것이자 사람보다는 일을 남기는 것으로 내가 만든 일을 통해 나를 포함한 조직의 성장을 돕고 이를 통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것을 말합니다.
프로세스:
- 자신만의 업무 스타일을 파악
- 누구나 인정할 만한 뚜렷한 목적성 부과
- 얻고자 하는 결과에 대한 지속적인 시뮬레이션
- 이를 위한 세부적인 과정 설계
- 무한 피드백 루프 만들기
- 지치지 않는 실행: 변화하는 환경에 맞추어 적응하고, 스스로 진화하는 사고 체계로 전환하고, 자신의 스타일에 맞는 활동 체계를 습관화
주의사항:
- 자신의 업에 대한 뚜렷한 목적 정의가 필요합니다. 이름이 같다고 똑같은 역할을 한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입니다. 영업은 영업이고 마케팅은 마케팅이지만, 어떤 비즈니스고 누가 리더냐에 따라 매우 다른 형태로 업이 재정의 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내가 전문가가 되겠다는 영역(직무)에 대한 나만의 정의가 있어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충분한 이론적 학습과 함께 내 업에 대한 충분한 철학적 고찰이 선행되어야 일정 수준 이상의 도달이 가능합니다.
- 내가 몸담은 조직의 특성을 고려한 업무상 연결고리를 생각해야 합니다. 개인은 조직의 힘을 빌려 자신이 원하는 성과를 창출합니다. 해당 시스템 안에는 시스템 설계자의 정신과 철학이 깃들었고 오래도록 뿌리내린 문화적 부분도 있습니다. 조직이 원하는 방향과 속도, 더 정확히는 리더와 맞출 필요가 있습니다. 이를 무시하면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한 독자적 행보가 될 수 있어 원하는 성과를 내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 조직 바깥과 연결된 외부 환경을 늘 예의 주시해야 합니다. 개인은 조직을 통해 외부의 여타 다른 기업 및 산업과 연결됩니다. 이때 조직에서 개인에게 기대하는 것은 동종업계 개인 이상의 성과입니다. 적정 기대수준을 채우기 위해서, 또는 산업 내의 눈에 띄는 인재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산업에 대한 인사이트뿐 아니라 산업의 방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비슷한 업무를 하는 다른 이들이 어떻게 일하고 성장하고 진화하는지 모니터링 해야 합니다. 관련 커뮤니티 등에서 활동하거나 그들과 직간접적으로 연결된 커뮤니케이션 채널 등을 통해서 수시로 소식을 접합시다. 어떻게 발전하고 미래에는 어떤 모습이 될지 다양한 공부가 필요합니다. 조직 내에서 찾기 힘든 집단 지성의 힘을 외부의 힘을 빌려 정리해야 합니다.
② 조직 관점의 시스템 최적화
정의: 지속 가능 경영의 관점에서 조직의 비즈니스를 재조명하는 것입니다. 필요에 따라서는 조직 내 모든 시스템을 점검하고, 모든 직무에 조직 관점에서 우선순위를 매기고, 조직원의 역할과 책임 및 요구 역량에 맞추어 일을 더하거나 덜도록 해 조직에서 원하는 성과를 자연스럽게 낼 구조를 만드는 것을 의미합니다. 조직을 하나의 유기체(org), 또는 사람으로 보고 각 직무 및 팀을 신체 기관에 비유해 조직의 목적이 미묘하게 변화할 때마다 각각의 기능별 목적 달성을 위한 체질 개선 활동을 지속적으로 합니다. 비즈니스 전반의 모든 일에 관여하는 것으로 사람 중심의 개선 및 성장 활동이라기보다 일 중심의 관점으로 사람과 일을 분리해 조직 생존과 지속가능성에 초점을 맞춘 시스템 개선 운동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목적: 개인 관점의 일 다이어트는 업무 최적화를 통해 일에 효과 및 효율적 목표 달성에 초점을 맞춥니다. 조직 관점의 다이어트는 일의 관점에서 보기보단 비즈니스 목적에 따라서 고객과 연결된 프로세스 및 내부의 다양한 태스크를 재조정한다고 보는 것이 주목적입니다. 매년 달라지는 거시 환경 및 방향성에 따라 새롭게 만든 세부 사업 계획에 맞춘 팀 및 개인별 업의 의미를 재부여하고, 각 태스크의 명확한 목적 및 목표를 조직 관점에서 하달 및 조정하며, 관련 활동에 지속적이고 구체적인 변화를 통해 조직이 원하는 방향으로 리드합니다. 조직의 생존 및 지속 가능 경영에 필요한 일, 그 일을 하기 위해 해야 할 일, 그렇지 않은 일로 구분하고 그 모든 일을 새롭게 정의된 조직 가치에 따라 우선순위를 정렬해 비즈니스 프로세스 재설계와 그 맥을 같이 합니다. 비즈니스 유연성을 확보하고 세부 시스템을 구축해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유연하게 대응 및 대처하기 위함입니다.
프로세스:
- 환경 분석을 포함한 거·미시 분석의 현 상태 진단으로 향후 나아갈 방향 모색(목적성 확보)
- 비즈니스 목표 설정 및 핵심 가치 재설정으로 현 비즈니스 아젠다 확보
- 고객 제공 가치(Value Proposition)의 재정립
- 고객을 향한 각 부문 및 업에 대한 명확한 목적 및 고객과 조직 간의 가치 연결고리 확보
- 사업 목표에 따른 업의 재조정
- 세부 활동 및 업무의 협력 및 협동 규칙 재설정
- 전체 프로세스 재점검에 따른 순환 구조 운용
주의 사항:
- 조직 관점의 다이어트는 단순히 일의 효과 및 효율성 관점에서 보면 큰 오류를 범합니다. 동일한 성장과 지속이라는 목적을 가지고 접근할지라도 개인과 조직에 적용하는 것에는 큰 차이를 보이기 때문입니다.
- 개인은 조직보다 유연성이 높고 언제든 자신의 생존을 위해 조직을 버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조직은 그 반대로 활동해야 하고 생각만큼 유연성을 확보하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 조직은 서로 다른 개인이 모여서 하나의 목적을 수행하기 위해 존재하기 때문에 모두가 공감하는 목적을 획득하고 전파하기 매우 어렵습니다.
- 변화되는 내/외부 환경을 인식시켜야만 개인의 변화를 유도할 수 있고 나아가 조직의 변화도 기대할 수 있지만 말처럼 쉽지 않습니다. 절대 단기간의 변화는 가져올 수 없고 개인에 비해 낮은 회복 탄력성으로 조직의 혁신은 늘 꿈에 가까운 일입니다.
- 조직의 현 상태에 따라 지속적인 개선 및 변화 활동을 가능한 범위 안에서 설계해야 합니다. 말 그대로 수행 가능한 만큼 계획해야 된다는 의미입니다. 무리한 변화의 양 또는 속도의 촉구는 조직의 균열을 일으켜 오히려 생명을 단축시킬 수도 있습니다.
- 적절한 목표 및 목적을 부문별 개인에게 할당해 조직의 입장에서 충분히 업무수행을 잘하고 있음을 시사해야 합니다.
일 다이어터가 되어라
프로세스 세부 과정은 별도의 글에서 다루겠습니다. 결국 앞서 이야기한 개인 또는 조직 관점의 일 다이어트는 무엇 하나만 이루어진다면 절대 큰 효과를 보기 어렵습니다. 체질 개선에 가까운 활동이기에 지속할 수 있는 형태와 내용으로 전개되어야 합니다.
모두 아시겠지만 개인은 조직으로부터 늘 영향받고 조직과 함께 일하는 상황에서 성장을 꿈꿉니다. 개인에게 일정 이상의 권한을 제공해야만 조직도 개인도 성장할 기회를 가집니다. 그 성장의 방향성에는 늘 지속가능성을 담보해야만 합니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늘 특정인의 독단적 선택으로 대부분의 개인의 의사 결정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우리가 늘 하는 다이어트도 함께 하면 더욱 효과를 낼 수 있는 것처럼 일 다이어트도 마찬가지입니다. 조직관점에서 시스템 최적화를 통해 조직이 원하는 목적 및 목표를 지속적으로 달성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목표로 비즈니스 활동을 전개해야만 승산이 있습니다. 늘 재구성하고 성장 가능한 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 핵심입니다. 이를 통해 몇몇 개인에게 의존한 성과물을 조직 전체가 함께 만드는 구조로 전환해 더 건강한 조직을 만들도록 개인과 조직이 함께 노력해야 합니다.
사람에 따라 어울리는 체형이 다르듯이 일하는 스타일과 관점 모두 다릅니다. 조직에서는 누군가에 의해 재단된, 일정 이상의 성과를 기대합니다. 그 일을 할 일정한 방법도 함께 주어집니다. 하지만 유사한 일을 하더라도 각자의 스타일과 업무량에 따라 동일한 성과가 나오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같은 물건을 마구 찍어내는 공장에 머물지 않고, 앞으로는 공장을 직접 설계하고 고객의 요청 및 요구에 따라 효과적으로 운영하는 것이 주된 업무가 될 것입니다. 우리 세계에는 더이상 영화 〈모던 타임즈〉 속 찰리 채플린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그렇게 일하지도 않고 누군가를 그렇게 일하게 만들어서도 안 됩니다.
피터 드러커가 말한 것처럼 매니지먼트는 일을 올바르게 하는 것이고 리더십은 올바른 일을 하는 것입니다. 둘 다 중요하고 간과할 수 없습니다. 다만 우리가 점점 성장하면서 우리의 관리력보다는 리더십을 발휘해야 할 순간이 더 많이 찾아오기 마련입니다. 더 높은 자리에 올라서면 자연스럽게 시스템 전체를 바라보게 됩니다. 그 시스템을 이해하고 지속 가능하도록 개선 및 진화시키지 못한다면 우리는 그 자리에 어울리는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주변으로부터 혹은 스스로 느끼게 될 것입니다.
상사가 무능하다고 뒤에서 욕 아닌 욕을 하는 건 그들이 시스템을 이해하고 운용할 만한 역량이 충분히 없기 때문입니다. 구체적인 방법을 스스로 만들어내는 내 일에 대한 인사이트를 갖추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그게 실전이든 연습이든 말입니다. 그게 곧 일 다이어트의 시작입니다. 내 일을 통해 스스로 전문가로 성장하는 길을 디자인하는 것.
결국 일 다이어트의 목표는 누구도 따라 하지 못할, 대체 불가능한 나만의 저비용 고효율 업무 스타일 노하우를 만드는 것입니다. 스스로가 가장 즐기고 잘 할 수 있는 업무를 찾고, 그 업무를 자신의 몸에 맞도록 다듬어서 최적화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비용 고효율 업무 구조를 만들 능력을 갖추는 것, 그것이 일 다이어트의 본질입니다.
일 다이어트, 하고 계신가요? 혹시 대책 없이 무조건 빼기만 하시는 건 아니죠?
원문: Eden Kim의 브런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