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SNS에서 눈에 띄게 많이 발견됐던 광고들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모두 모처럼 재밌게 본 광고들이었습니다. 바로 이마트의 ‘나의 소중한 세계’ 광고와 티몬의 ‘신선한 사랑’ 광고였습니다.
이마트 ‘나의 소중한 세계’ 바이럴 광고
티몬 ‘신선한 사랑’ 바이럴 광고
광고 성적도 매우 좋았습니다. 이마트 광고의 경우는 조회수 87만 회를 기록했고 좋아요 1.5만 명, 공유수 약 3,000회, 댓글 4,500개를 기록했습니다. 티몬 광고의 경우는 조회수 370만 회, 좋아요 8만명, 공유 수 8,500회, 댓글 4만 개를 끌어냈습니다. 비록 페이스북 동영상 광고를 집행했다 할지라도 이 정도의 사용자 참여(좋아요/공유/댓글)를 유도한 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입니다. 광고비를 높여 노출을 유도해도 사용자 참여를 유도하지 못하고 끝나버리는 광고가 수두룩하기 때문입니다. ^^;;
광고를 시청한 네티즌들의 반응도 좋았습니다. 몇 가지 네티즌들의 평을 가져와 보면,
이마트의 ‘나의 소중한 세계’
- “와 진짜 광고 기가 막히게 잘 만들었다ㅋㅋㅋㅋ 광고는 이렇게 만들어야지 크… 단순히 감성만 자극하는데 그친것도 아니고 메시지도 명료하게 잘 전달되었네… 미생 대리님도 간만에 반갑고” – 유튜브 ‘Nights and day’ 님
- “ㅋㅋㅋㅋㅋㅋㅋ개반전 드라마. 마지막에 진짜 뿜었네요. 광고 참 잘만들었네” – 유튜브 ‘박성하’ 님
- “광고너무잘만들엇어요!!!!!!!!!!!!!!!!!!!!!!!!!!!광고끝까지보는성격아닌데 다보게되엇는데반전잇네요ㅋㅋㅋㅋ재밋어요 고마워요!!!!!!!” – 유트브 ‘밍밍’님
티몬의 ‘신선한 사랑’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티몬 약 빨았냨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페이스북 댓글
- 가지마 ㅋㅋㅋ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여기서 젤뿜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페이스북 댓글
- 가지마 드립지렸고ㅋㅋㅋㅋㅋㅋㅋ – 페이스북 댓글
작년 신세계의 SSG(쓱) 광고 이후 유통업계 광고 시장에서 ‘히트작’이 나오지 않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공교롭게도 두 마트에서 제작한 광고가 거의 동시에 ‘히트’를 쳤습니다. 그리고 히트를 친 이 2개 광고의 공통점은 ‘웹드라마’ 방식을 차용했다는 것입니다. 왜 마트들은 ‘웹드라마’ 형식의 광고를 만들었고, 대중은 이에 화답했을까요?
몰입도를 만들면 ‘길어도’ 괜찮다
페이스북 동영상 콘텐츠 제작에 있어서 반드시 지켜야 되는 불문율로 알려지는 법칙이 있습니다. 바로 “아무리 길어도 콘텐츠 길이는 1분을 넘기지 말자” 입니다. 동영상 콘텐츠의 경우 영상이 길어질수록 시청자의 이탈율이 높아지기 때문에 최대한 짧게 만드는 것이 원칙입니다. 임팩트 있게, 엑기스만 담아 짧은 영상에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담는 거죠.
하지만 이번에 바이럴 된 이마트와 티몬의 광고는 각각 2분 44초, 2분 39초입니다. 거의 3분에 육박하는, SNS에서는 금기된 ‘런닝 타임 긴 콘텐츠’ 입니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빠져들었습니다. 초반의 몰입도로 끝까지 시청자가 영상을 보게큼 했습니다. 그럴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스토리’ 입니다. 영상 초반에는 이 영상이 광고라는 것도 잠시 망각할 정도로 ‘상품’이나 ‘메시지’는 전혀 나오지 않습니다. 대신 ‘스토리’를 시작하게 됩니다.
이마트 광고에서는 일반적인 부부라면 누구나 공감할 만한 경제적 문제와 일상의 고민을 초반부터 언급하며 아내와 남편의 갈등상황을 만들었습니다. 티몬 광고는 남자 어린이와 여자 어린이의 풋풋한 밀당(!)을 선사하며 많은 이로 하여금 어린 시절을 떠올리게 했습니다.
이와 같은 스토리로 초반 몰입도를 생성해 ‘기억’에 남게 하고 영상 끝까지 시청자를 하드캐리 할 수 있는 포맷으로 ‘드라마’가 제격이었습니다. 이런 방식은 SNS에서 유행했던 ‘썰 광고’와도 비슷합니다. 자극적인 제목과 스토리로 썰을 풀어나가다 결론 부분에서 ‘광고’를 하는 포스팅을 많이 보셨을 겁니다. (저도 여러 번 낚였습니다 ㅠ)
이와 비슷하게 사용자를 어떻게든 붙잡아 두는 것이 영상 광고에서도 중요해졌습니다. SNS에서는 너무나도 눈길이 가는 영상 콘텐츠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그런 목적으로 스토리로 몰입도를 만들 수 있는 ‘웹드라마’ 포맷을 사용한 것으로 보여집니다. 게다가 72초 TV 콘텐츠와 같은 웹드라마가 보편화되면서 상대적으로 긴 영상 콘텐츠를 모바일에서 소비하는 행태가 만들어진 것도 이와 같은 웹드라마 광고가 나올 수 있었던 이유이지 않나 싶습니다.
재미와 반전으로 딱 ‘1개’만 남기자
이마트와 티몬 광고를 보고 나면 기억에 남는 것이 ‘분명’ 있습니다. 이마트 광고는 400여 종이 넘는 다양한 수입 맥주가 있다는 점을 기억하게 하고 티몬 광고는 티몬 슈퍼마트는 필요할 때 언제든지 온다는 점과 신선식품이 집 앞으로 배달된다는 점을 알립니다. 이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앞 단에서 그렇게 장황한 스토리를 만들어냈던 셈이죠. 하지만 하나의 메시지도 제대로 남기기 힘든 광고 시장에서 어떻게든 ‘메시지’를 남겼다는 점에서 광고로서의 목적과 역할을 충분히 달성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메시지를 남길 수 있었던 큰 요인은 ‘재미’와 ‘반전’요소를 활용한 것입니다. 이마트 광고에서는 훈훈하게 마무리될 것 같던 부부의 장보기가 남편의 무리수로 인해 아내를 빡치게(!)하는 반전이 있기도 했고, 티몬 광고에서는 “너 뭐야? 너 왜 사람 헷갈리게 해? 왜 자꾸 필요한 시간에 딱 맞춰서 나한테 잘해주는 건데? 니가 무슨…티몬 슈퍼마트야?”와 “가지…마?” 와 같은 명대사를 남기며 재미를 선사했습니다. 그리고 재미를 선사한 이 후에는 메시지를 텍스트 형태로 다시 한번 정리하면서 시청자가 웃고 있는 그 시간에 각인시켰죠.
자세히 어떤 이벤트인지, 서비스인지 알리겠다는 욕심을 내려놓고 단순히 이런 서비스가 있다는 정도를 알렸기에 그 하나라도 많은 사람에게 남길 수 있던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위의 2개 광고는 몇 번이나 광고를 돌려볼 정도로 재미있게 봤습니다. 스토리/재미/반전/메시지를 모두 성공적으로 담은 광고가 아닐까 싶습니다. 잘은 모르지만, 광고란 딱 1개만 남기는 ‘욕심을 버리는 과정’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 같습니다.
광고를 제작하다 보면 이 내용도 담고 싶고, 저 내용도 담고 싶은 고민에 빠지게 되는데요. 그렇게 되면 결국 ‘산으로 가는 광고’가 되지 않나 싶습니다. 정말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정해두고, 최대한 무게를 빼고 심플하게 전달하는 것이 요즘 같이 볼만한 콘텐츠가 넘쳐나는 시대에 광고가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ps. 이마트와 티몬 모두 이번 광고는 시리즈 광고를 하면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이미 만들고 계시려나요? ^^;;
원문: 생각노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