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로, 진학, 이직, 전직 등등에 관련된 코치 또는 강사, 그 외 타인의 성장에 관여하며 비즈니스 하는 모든 분에게 드리고 싶은 이야기입니다. 특정 업계를 비난하고자 쓰는 글이 아니니 오해 없으시길 바랍니다.
타인의 인생에 본의 아니게 관여하면서 적어도 모두가 인정할 만한 ‘원칙’ 정도는 갖고 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 원칙이 ‘내 성공을 전이시키기 위함’이거나 ‘돈벌이’로만 이용한다는 사실에 분노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사업이니 물론 돈은 벌어야 하지만 그게 최우선의 목적이 되면 안 되는 거 아닐까요.
회사를 나와서 먼저 겪는 어려움은 ‘자기소개’입니다. 회사에 다닐 때는 소속된 조직을 이야기하면 되지만 백수가 되면 부끄러운 순간이 찾아옵니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데 ‘명함’이 없다는 것이 부끄러운 일이 아닌데, 우리는 어느덧 조직을 가진 이와 그렇지 않은 이로 나누는 게 아닌가 생각했습니다.
저도 4년 전, 잘 다니던 회사를 때려치우고 나오면서 부끄러운(?) 경우를 많이 당했습니다. 새로운 자리에 가거나 자주 참여하던 커뮤니티 모임에 나가도 새로이 뵌 분에게 줄 명함이 없어서 못 간다는 이야기를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얼마나 민망할까… 절대 민망한 것이 아닌데 말입니다.
“드릴 명함이 없어서 죄송합니다. 현재 ‘창업’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런 이야기를 하면 아주 짠~ 한 눈빛을 보내시면서 “건승하세요” 또는 “건투를 빕니다” 식의 이야기를 해주시곤 하셨습니다. 그분들의 응원 덕분인지 불행 중 다행으로 아직 망하지 않고 계속하는 거 보면 이게 성공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습니다. 지금은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저는 ‘의뢰인의 성장 및 성숙’에 도움을 드립니다.
사람의 성장은 방향과 속도 모두 포함
제가 운영하는 이직스쿨(CareerStyle)의 핵심 서비스는 내게 맞는 평생의 ‘일’ 찾기입니다. 성인이 되면서 신체적 성장은 멈춥니다. 대신에 내면적 성장이 시작되고, 여러 형태로 분출되곤 합니다. 인간 내면에 자리 잡은 욕구를 하나둘씩 충족함으로써 스스로 성장하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돈 또는 명성, 명예 자아실현 등등, 자신이 바라는 삶에 조금이나마 가까워지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것은 사실입니다. 서로 비슷한 욕구를 채우기 위해서 노력합니다. 돈 또는 명예, 이렇게 간단히 표현하면 그 사람이 현재 거둔 결과만 보입니다. 이를 과정 중심으로 보면 비슷해 보이던 것들이 큰 차이가 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돈을 많이 벌어 부자가 되는 것이 최종 목표인 사람에게 절대 한 가지 방법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성향, 상황, 취향에 따라서 다양한 방법이 있으며 ‘지속적으로 그러한 노력을 할 수 있는가’가 큰 변수로 작용합니다. ‘그동안 어떻게 살아왔는가’도 크게 작용합니다.
우리는 그 모든 걸 차치하고 쉽고 빠르게 모두 얻어내려 합니다. 필요하면 거금을 지불하고서라도 단순히 쟁취하면 그만인 것처럼 말입니다. 사람의 미래도 마찬가지입니다. 빠른 결론이 필요하고 미래가 결정되어있길 바랍니다. 그게 안정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게 지금은 안정적일지 모르지만 미래 상황에 따라서 변화하면 분명 불안정한 것임에도 말입니다.
이직이나 전직도 마찬가지입니다. 의뢰인 중 30%가량이 중도 포기합니다. 왜 포기하는지 물어보면 대부분 ‘빠른 결론’이 안 나서 스스로 견디지 못하고 그만둔다고 말합니다. 분명 중장기적 관점에서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함에도 당장 옮겨갈 회사를 찾고 그곳에 적응하다 보면 자신이 원래 꿈꾸던 것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집니다.
태생적으로 장기적인 계획을 세우는 데 익숙하지 않은 사람을 제외하고는 약간의 끈기만 있으면 대부분 목적 설정까지는 해낼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계속해서 성급하게 다음 단계를 제시하면 더더욱 안 됩니다. 아래는 제가 생각하는 방향입니다. 단숨에 깨달을 수도 있지만, 굳이 이렇게까지 안 해도 되지만, 무언가 정해진 가이드가 있다면 그를 통해 새롭게 만들어나갈 수 있으리라 봅니다.
- 자신이 원하는 방향을 위한 구체적인 단계를 찾고
- 단계별 선택사항을 검토하고
- 우선순위로 결정한 내용에 맞추어 끊임없이 시도하고
-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을 때까지 도전하는 등
이런 일정한 방향은 늘 존재합니다. 다만, 각자가 가지고 있는 특성에 따라 속도와 방향은 늘 유연하게 적용해야 합니다. 그럼에도 남들에 비해 과하게 비약적인 성장을 꿈꾸고, 그걸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등, 타인보다 여러모로 잘하고 싶은 게 사람 마음일 것입니다. 그 욕심이 우리의 성장을 막는 주요인이 될지도 모릅니다.
지금 빠르게 올라가는 게 중요한지 느리더라도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게 좋을지는 자신의 가치판단 기준에 비추어 스스로 판단해봐야 할 일입니다. 결국 내 인생의 방향과 속도를 스스로 결정하고 이에 대해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나를 만들어야 합니다. 결코 지름길은 없습니다.
성공 법칙이나 원칙은 존재하지 않는다
조직도 속 구성원 하나하나도 모두 마찬가지입니다. 빠르게 올라가는 길은 험난합니다. 이 법칙은 채용에 그대로 적용되는데 같은 조직에 있어도 각자 합격한 이유는 다르고, 실제 하는 일이 유사 직무라고 해도 각자 다른 효과를 나타내는 것이 대부분입니다. 결국 우리는 우리가 합격 또는 불합격한 이유도 제대로 모르고 지나치는 경우가 많고 그걸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경향이 짙습니다.
결국 그들이 말하는 성공의 법칙 또는 원칙이 진실이 아닌 경우가 많고, 왜곡되었거나 은폐 또는 와전되어서 다르게 해석될 여지가 충분히 있기 때문입니다. 온전히 자신만의 힘으로 한 게 아니라 운처럼 다양한 요인이 결합해 나타난 결과임에도 혼자 만든 성과처럼 말하면서 스스로 전문성을 추락시키기도 합니다.
나에게 맞는 일 찾기 프로젝트는 개인 가치관이 투영된 일을 그동안의 경험을 살려서 찾거나 창업의 길로 가기 위해 준비하는 과정입니다. 그러기 위해서 나 스스로를 고용했다는 생각해야 합니다. 특정 조직에 들어갈 수도, 창업할 수도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발생할 여러 선택지를 함께 고르고 무엇이 더 나은 선택일지 가이드를 해주는 것이 본 서비스의 핵심입니다.
이직스쿨을 시작하면서 사업적으로 포기해야 했던 부분이 모듈화와 매뉴얼화입니다. 그래서 아직 충분한 사업 요건을 갖췄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어떤 비즈니스든 시스템 설계 및 운용을 위해서는 유사 전문성을 가진 타인이 설립자의 부분을 배우고 익혀서 실제 행할 수 있도록 해야 하고, 표준화 또는 대량화시켜야만 사업적으로 가치를 지녔다고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 분야를 직접 겪고 연구하면서 든 생각은 모두에게 통할 만한 ‘절대적 법칙’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왕도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설령 나와 비슷하게 생각하는 이가 나타나서 그에게 노하우와 스킬, 테크닉을 알려준다고 해도 지금까지 제가 추구하던 목적에 부합한 유사한 효과를 만들어내기가 쉽지 않다는 것입니다.
기업도 그런데 개인은 어떨까요? 정말 어려운 문제입니다. 개인은 통제도 어렵고, 특정 기업 또는 직업을 갖게 하는 것은 더욱 어렵습니다. 억지로는 절대 불가능하고 그걸 알려주는 것 또한 매우 위험한 일입니다. 왜? 절대 책임질 수 없기 때문입니다.
스스로 선택해서 배우고 익혀야 하는데 누군가의 강요에 의해서 한다면 그건 그 사람의 것이 아닙니다. 남의 것을 잠시 빌려다가 사용하고 있을 뿐입니다. 그걸로는 자신이 원하는 성공의 모습이나 상태에 도달하기 매우 어렵습니다. 근데 왜 다들 자신처럼 되면 성공할 수 있다고 ‘강요’할까요?
당신의 성공을 ‘강요’하지 마세요
지구상에 존재하는 인간 중에 같은 인생을 사는 사람은 한 사람도 없기에 타인의 성공 요소를 나에게 복사+붙여넣기 할 수 없다는 걸 우리는 잘 압니다. 사람들이 갖고 싶어 하는 성공의 모습과 그 모습에 근접해지기 위한 다양한 노력은 세상 모든 사람을 합한 것보다 많은 경우의 수가 있습니다. 멀리서 보면 다들 비슷하지만 가까이 보면 너무나 다르다는 걸 알게 됩니다.
비슷해 보이는 성공이라고 하더라도 그걸 몇 가지 기준으로 재단하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또한 그 많은 성공과 실패했던 경우의 수를 한두 사람이 모두 누려서 일목요연하게 정리하는 것 또한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결국 누군가의 욕망에 의해 나누고 자르면서 마치 그게 정답인 것처럼 이야기하는 건 그래야만 소위 ‘잘 팔리기’ 때문인 듯도 합니다.
산업화 시대의 성공에는 분명 정해진 길이 있었고, 소위 ‘○○사’가 되면 평생 먹고살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됐습니다. ‘○○사’가 되어도 때에 따라서 망할 수 있고, 심지어 미래에는 로봇으로 대체될 대표적인 직업으로 ‘○○사’가 다수 포함된 것만 봐도 세상은 많이 변화하고 있는 것은 맞는 것 같습니다.
이제 과거의 성공이 미래의 성공 원칙으로 활용되기는 어렵습니다.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 속에서는 그 성공이 오히려 성장이나 지속 가능성을 가장 먼저 방해하는 요소일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남의 성공에서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부분만 발췌해 ‘나도 저렇게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이가 많습니다. 그게 된다고 강조하는 이 또한 너무나 많습니다. 그게 팔리고 중요한 세일 센텐스로 활용됩니다.
취준생 또는 일 관련 곤란함을 겪는 분들에게 흔한 방법론에 속지 않으셨으면 한다는 이야기를 드리고 싶습니다. 자신에게도 불확실한 성공원칙을 다른 이가 마치 정답처럼 알려줄 수는 없습니다. 오직 그 사람만의 특질이나 특성, 살면서 갖게 된 취향과 정체성 등을 유지·발전시켜야 합니다.
당사자가 생각하기에 사람답게 살기 위해서는 어떤 욕심 및 욕망을 갖추어야 하는지 등을 깨닫게 해주는 것이 더욱 행복한 삶을 위해 필요할지 모릅니다. 일과 삶을 분리해야만 살 수 있는 사람도 있지만 대부분 그렇지 못합니다. 일을 삶 속에 온전히 집어넣고 그걸 제대로 관리하는 ‘나’를 만드는 게 더욱 중요합니다.
원문: Eden Kim의 브런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