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이 대선 패배 이후 새롭게 변하겠다며 ‘혁신선언문’을 발표했습니다. 자유한국당이 8월 2일 발표한 ‘혁신선언문’을 보면 ‘신보수주의’를 기치로 내걸었습니다.
‘자유한국당 신보수주의’를 주장하는 혁신선언문을 보면 ‘긍정적 역사관’,’대의제 민주주의’,’서민경제중심’,’글로벌 대한민국’을 만들겠다고 나와 있습니다.
그러나 자유한국당이 내건 혁신안은 대한민국의 헌법을 부정하고 있습니다. 자유한국당의 혁신선언문이 왜 문제인지 정리해봤습니다.
대한민국 헌법을 부정한 1948년 건국론
자유한국당의 혁신선언문 첫 번째는 ‘1948년 건국론’의 주장입니다. 과거 이명박, 박근혜 정권과 극우세력이 계속 주장했던 ‘건국절’과 같습니다.
자유한국당은 ‘1948년 대한민국의 건국이 옳고 정의로운 선택이었다는 ‘긍정적 역사관’을 가진다.’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오히려 헌법 전문에 나온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과 불의에 항거한 4·19민주이념을 계승’이 올바른 역사관입니다.
1948년 9월 1일 발행된 대한민국 관보 1호를 보면, 발행일을 ‘대한민국 30년 9월 1일’로 표기하고 있습니다.
임시정부는 임시헌장 제정 당시 1919년 4월 11일을 ‘대한민국 원년’으로 표기해 공포했고, 이승만 정부도 정통성을 규정하기 위해 임시정부 연호를 사용했던 것입니다.
만약 1948년 건국이 굳어진다면, 우리 역사에서 대한민국 임시정부와 일제강점기 독립운동이 부정됩니다. 특히 친일파들을 독립유공자처럼 둔갑시킬 수 있는 ‘건국유공자’가 등장할 수 있습니다.
건국유공자 예우에 관한 법률안 (2006년, 2008년 제출됐던 법안)
‘1945년 8월 15일부터 1948년 8월 14일까지 신탁통치를 반대하거나 자유민주국가인 대한민국을 건국하기 위하여 활동한 건국유공자와 그 유족에 대하여 국가가 적정한 서훈과 응분의 예우를 함으로써 건국유공자와 그 유족들의 생활안정과 복지향상을 도모하고 나아가 국민에게 건국애국정신을 함양시켜 민족정기를 선양하기 위해’
자유한국당이 계속해서 ‘1948년 건국’을 주장하는 것은 대한민국 정통성을 부정하는 동시에 끝까지 친일파를 옹호하겠다는 의미입니다.
대선 때부터 주장해온 강성귀족노조 타령
자유한국당 혁신선언문에는 ‘산업화 세대의 기득권은 물론 강성귀족노조 등 민주화 세대의 기득권도 비판하고’라는 대목이 나옵니다. 언뜻 보면 모든 기득권을 비판하고 ‘서민중심경제’를 지향하겠다는 의미로 보입니다. 하지만 극우보수세력은 중산층과 서민이 중심이 되는 경제를 지향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지난 대선 때부터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는 계속해서 모든 문제가 ‘강성귀족노조’ 때문이라는 주장을 해왔습니다.
당시 홍준표 후보는 대기업들이 국내 투자를 하지 않는 이유가 “강성 귀족노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전경련이 조사한 ‘투자 축소’의 주요 이유를 보면, 내수 부진(27.2%), 세계경제 회복 지연(14.7%)이고 통상임금, 노사문제 영향은 불과 0.9%에 불과합니다. (관련기사:“홍준표, 해가 뜨고 지는 것도 강성귀족노조 때문인가”)
자유한국당이 혁신선언문에 ‘서민경제중심’이라는 단어를 사용했지만, 이들은 여전히 친기업 성향을 가진 정당으로 분류됩니다.
촛불집회를 부정한 자유한국당
자유한국당은 혁신선언문에서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국민주권의 원리가 ‘대의제 민주주의’를 통해 실현돼야 한다고 믿는다.”라며 “대의제 민주주의는 광장 민주주의와 같은 직접 민주주의의 위험을 막는다”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광장 민주주의”는 촛불집회를 의미합니다. 결국, 자유한국당은 여전히 ‘촛불집회’가 위험성이 있다며 부정하고 있는 셈입니다.
촛불집회는 세계가 놀랄 만큼 민주주의를 평화롭게 실천하고 보여준 사례입니다. ‘대의민주주의’의 위험을 오히려 ‘직접민주주의’가 막은 것입니다. 그러나 자유한국당은 반대로 ‘개인의 폭정’을 ‘다수의 폭정’으로 바꾸어 ‘개인 자유의 침해를 방지’한다는 말도 되지 않는 주장을 펼쳤습니다.
자유한국당의 ‘혁신선언문’은 ‘헌법’과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부정하며, 독재를 옹호하는 사상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혁신이 아닌 ‘민주주의의 퇴보’라고 봐야 할 것입니다.
자유한국당 혁신선언문 전문
지난 10년간 한나라당, 새누리당을 이은 현재의 자유한국당은 집권여당으로서 국리민복과 국가발전을 위해 당이 추구해야 할 가치와 역할을 망각했다. 계파정치라는 구태(舊態)를 극복하지 못하고 눈앞의 이익만 좇다가 국민의 신뢰와 지지를 잃고 급기야 야당의 하나로 전락한 참담한 현실을 맞았다.
자유한국당의 무사안일주의와 정치적 타락은 자유민주 진영의 분열을 초래하면서 총선 공천실패, 대통령 탄핵, 대선패배라는 쓰라린 결과로 이어졌다. 자유한국당은 지금 절체절명의 위기를 직시하고 자기 혁신에 모든 노력을 경주할 때다.
대한민국은 1948년 건국 이래 자유민주 진영이 피와 땀으로 일으켜 세우고 지켜온 나라다. 그 정통성을 이어받은 자유한국당은 철저한 혁신을 통해 분열된 보수우파 세력을 통합하고 자유민주 진영의 단합된 지지를 얻어 정권을 재창출하고, 대한민국을 선진대국으로 이끌고 마침내 자유민주 통일을 이룩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이와 같은 과제의 해결을 위해 자유한국당 혁신위는 다음과 같은 ‘자유한국당 신보수주의’ 가치의 깃발을 높이 든다. ‘자유한국당 신보수주의’는 정의와 형평을 바탕으로 양극화와 불공정한 기득권을 타파하고 활기차며 따뜻한 공동체의 지속적 발전을 추구한다. 부자에게는 자유를 주고 서민에게는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해 국민 모두가 함께 어울려 살 수 있는 나라를 만들고자 한다. ‘자유한국당 신보수주의’는 아래의 가치를 담는다.
- ‘자유한국당 신보수주의’는 자유민주주의 이념에 기초한 1948년 대한민국의 건국이 옳고 정의로운 선택이었다는 ‘긍정적 역사관’을 가진다. 대한민국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탄생한 국가 가운데 유일하게 산업화와 민주화를 이룩하고 꾸준히 개인의 자유를 신장시켜 세계에서 전례를 찾을 수 없는 성공의 역사를 만들었다.
- ‘자유한국당 신보수주의’는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국민주권의 원리가 ‘대의제 민주주의’를 통해 실현돼야 한다고 믿는다. 대의제 민주주의는 광장 민주주의와 같은 직접 민주주의의 위험을 막고, 다수의 폭정에 따른 개인 자유의 침해를 방지하며, 시민적 덕성의 함양을 통해 더불어 사는 공화의 가치를 실현하는 제도적 장치다.
- ‘자유한국당 신보수주의’는 부정부패와 반칙, 특권을 배격하고 공정한 경쟁을 보장하는 법치주의에 기초해 경제적 자유를 추구한다. 이와 동시에 경쟁에서 뒤처진 사람들도 함께 꿈을 이룰 수 있는 국가공동체를 만들기 위해 ‘서민중심경제’를 지향한다. 산업화 세대의 기득권은 물론 강성귀족노조 등 민주화 세대의 기득권도 비판하고 배격하는 혁신을 통해 중산층과 서민이 중심이 되는 경제를 활성화하고, 서민복지를 증진시키는 데 주력한다.
- ‘자유한국당 신보수주의’는 대내외적인 개방을 통해 우리나라를 ‘글로벌 대한민국’으로 업그레이드 하는 목표를 가진다. 글로벌 대한민국은 대내적으로 다문화가족과 탈북자 등 소외계층을 포용하며, 대외적으로 젊은이들과 기업이 세계 속에서 당당히 경쟁하는 개방을 지향한다. 북한의 개방과 자유화를 통한 통일의 실현 역시 글로벌 대한민국이 추구할 핵심 가치다.
자유한국당은 이상과 같은 ‘자유한국당 신보수주의’ 이념에 기초한 혁신을 통해 가치 중심의 정당으로 환골탈태해야 한다. 관료주의와 보신주의를 타파하고 효율적이고 유연한 조직으로 다시 태어나야 한다. 이념과 조직의 재정비에 상응해 대대적인 인적혁신과 인재영입 또한 이뤄야 한다.
자유한국당 혁신위는 앞으로 혁신, 통합, 수권(授權)이라는 대명제를 실현할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안을 계속적으로 발표할 계획이다. 혁신위 활동을 둘러싼 그 어떤 압력이나 영향도 배제한다. 오직 자유 대한민국 수호와 발전을 열망하는 국민만 바라볼 것이다. 대한민국의 존립이 걸린 이번 혁신이 성공할 수 있도록 국민과 당원 여러분의 따뜻한 관심과 지지, 날카로운 질책과 조언을 부탁드린다.
2017년 8월 2일
자유한국당 혁신위원회
원문: The 아이엠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