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혀를 끌끌 찰 수밖에 없다. 모든 게 다 한심하다. 우선 안철수를 출당시키겠다는 발상 자체가 완전 반민주적이어서 참 경악스럽다. 내가 민주당 지지자이므로 이 문제는 여기까지.
지금 말하고 싶은 건 동교동계 관련한 거다. 이제 그 용어는 정치기사에서는 그만 나왔으면 좋겠다. 저게 도대체 뭐하자는 건지 모르겠다. 우선 지금 동교동계라는 것은 존재하지도 않는다. 김대중 대통령이 퇴임 직전에 동교동계 해체 선언을 했고, 그 이후로 계파로서 동교동계는 의미를 상실했다. 있다면 정치인 개인적 활동이 있을 뿐이지.
과거에 한화갑, 김경재 이런 정치인들이 김대중 대통령에 대해서 서운함을 크게 느껴 어긋나기 시작한 것도 퇴임한 김대중이 현실 정치에 개입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즉, 도움을 주지 않았다는 말이지. 김대중 대통령이 퇴임 직전 동교동계 해체 선언을 한 이유가 바로 허명만 남은 동교동이란 이름을 갖고 과거 민주화 투쟁의 역사에 오욕을 남기게 될 것을 경계한 것이리라.
더군다나 지금은 김대중 대통령이 서거 8주년이 다가온다. 이미 역사적 개념어가 되어야 할 동교동계라는 말이 이렇게 언론의 주목을 받는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 정당정치가 불안정해질 때마다 그 이름이 나오곤 하는데 사실 보면 몇몇 극소수 정치인이 동교동계라는 집단을 대변하는 것처럼 보도한다.
앞에서 언급한 대로 동교동계는 존재하지도 않을뿐더러 더군다나 과거 동교동계 정치인들이라고 할 수 있는 정치인들을 보면 민주당, 국민의당, 은퇴 이렇게 나뉘어 있어서 동교동계라는 통일된 집단의사라는 것이 형성될 수가 없다. 지난 2017년 대선에서 보면 정당에 속한 인물을 말고 은퇴한 과거 동교동계 소속 정치인들 다수는 문재인 후보를 지지하기도 했다.
그러니 동교동계 자체가 집단적 결사체로서의 성격을 갖고 있지 못하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냥 동교동계라니. ‘동교동계’라는 용어가 그냥 구정치인의 집합소처럼 의미가 확장되어 전달되는 것도 문제다. 이는 ‘동교동계’에 대한 부정적 인상을 주게 되고 결국 김대중에 대한 부정적 인상으로 이어진다.
원래 동교동계는 김대중 비서 출신 정치인 그룹으로서 김대중 직계 정치인을 뜻한다. 김대중과 오랜 기간 같이 정치활동을 했던 노승환 같은 인물을 동교동계 정치인이라고 하지 않았다. 김대중 비서 출신이지만 김대중으로부터 독립을 시도했던 김상현과 같은 인물도 동교동계 정치인이라고 하기 어려운 면이 있다.
지금은 과거 김대중 시절에 정치했던 정치인들을 모두 그냥 동교동계 정치인이라고 한다. 이는 사실에 맞지도 않는 말. 이렇게 된 이유는 정치적 자생력이 약하기에 본인들 생존을 위해 계속 김대중을 끌고 가기 때문이다. 즉 자신들의 생존과 정치적 목적 때문에 과거엔 퇴임한 전직 대통령, 서거 이후엔 이미 돌아가신 인물을 호명하는 것이다.
이게 도대체 뭐 하는 것이냐고.
원문: 장신기의 페이스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