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의 후쿠시마 1 원전 사고와 더불어 방사능에 대한 관심가 우려가 커지면서 여러가지 방사선 동위원소들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긴 반감기와 독성으로 우려의 대상이 되는 플루토늄의 환경 오염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1. 플루토늄에 대해서
플루토늄 (Plutonium)은 원자 번호 94번에 해당하는 원자다. 앞서 원자 번호 92번의 우라늄과 93번의 넵튜늄이 각각 천왕성과 해왕성에서 나왔기 때문에 이 새로운 원소에 대해서는 명왕성 (Pluto) 의 이름을 따서 플루토늄이라는 명칭이 부여되었다.
2. 플루토늄의 독성
플루토늄 자체는 인체에 잘 흡수되지 않는 물질이다. 플루토늄을 입으로 섭취했을 경우 체내로 흡수되는 플루토늄의 양은 0.04% 정도에 불과하고, 에어로졸 형태로 흡인하면 이보다는 좀더 쉽게 흡수된다. 이렇게 일단 흡수된 플루토늄은 몸 밖으로 잘 배출되지 않기 때문에 몸밖으로 배출되는 생물학적 반감기는 200 년에 달한다. 플루토늄 입자를 흡인하는 경우 불과 400 mSv 정도의 매우 소량으로도 폐암을 유발할 수 있음이 동물실험에서 밝혀졌으며, 핵연료 및 핵폭탄에 포함된 플루토늄 동위원소는 알파, 베타, 감마 선의 세가지 전리 방사능을 내놓을 수 있으며 이는 모두 DNA 에 손상을 줄 수 있다.
플루토늄의 독성을 설명하는 이론 중에서는 ‘hot particle’ 이론이 있었다. 플루토늄 입자가 폐 조직에 박혀서 강한 방사능을 내기 때문에 플루토늄이 신경 가스와 동급으로 강력한 독성을 지닌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이론은 잘못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지난 1940년대에 25명 정도의 근로자가 로스 알라모스 국립 연구소에서 핵개발 당시 플루토늄을 흡인했는데 ‘hot particle’ 이론에 따르면 그들은 99.5% 의 확률로 폐암에 걸려야 하지만 그들 중 누구도 나중에 폐암에 걸리지 않았다. 반면 1945년에 6.2 kg 의 플루토늄이 든 텅스텐 카바이드를 부주의 하게 옮기다가 5.1 Sv 의 방사능에 노출된 Harry K. Daghlian Jr 는 28일 후 사망했다. 위험하긴 하다.
3. 환경에서의 플루토늄
인간이 만든 플루토늄이 어떻게 일반 환경으로 퍼져 나갈 수 있었을까 ? 여기에 가장 큰 책임이 있는 것은 바로 핵실험이다. 과거 냉전시절 초기에 미국과 소련을 중심으로 수백회에 걸친 핵실험이 있었으며 이로 인해 지금까지총 3.5 톤의 플루토늄이 지구 환경에 퍼진 것으로 생각된다. 또 RTG 와 같은 핵연료를 이용한 전지 및 핵연료 재처리 과정에서도 플루토늄이 환경에 유출되었다.
아래의 동영상은 꽤 유명한 핵 캐논의 동영상으로 당시에는 이렇게 공중 핵실험이 빈번하게 행해졌다.
지구 환경으로 플루토늄이 유출된 것은 주로 지난 1950 년대와 1960년대였다. 그렇다면 현재 그로 인해 우리들은 괜찮은 것일까 ? 이 물음에 대한 대답은 그렇다,이다. 3.5 톤이나 되는 플루토늄이라고 하면 꽤 많은 것 같지만 실제로 지구 전체에 희석된다면 그 농도는 매우 낮다. 플루토늄은 핵폭발 후 남은 물질이 산화되어 대기 중 높은 곳으로 올라간 후 아주 천천히 지구 전체에 낙진으로 내린다. 이 물질은 물에 잘 녹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요오드 – 131 보다 더 안전하다. (여담이지만 요오드 – 131 은 그렇게 안전하지 않다. 쉽게 물에 녹아 비와 함께 떨어진 후 토양에 흡수되어 사람이 이를 섭취하면 갑상선 암의 가능성을 크게 높인다. 실제로 핵실험과 체르노빌 사고의 결과 수많은 민간인들이 요오드 – 131 에 노출되었다)
일단 낙진으로 내린 플루토늄은 동물과 사람에 흡수되기보다는 강바닥이나 바다 밑으로 서서히 침전된다. (물에 녹지 않기 때문에 침전물을 만들 수 있음) 비록 플루토늄에 대한 기준이 엄격하긴 하지만 그래서 핵실험에서 방사선 위험 물질로는 요오드 – 131 및 세슘 – 137 보다는 덜하게 생각할 수 있다. 물론 플루토늄이 위험하지 않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다만 예외적인 경우로 플루토늄을 다량 함유한 핵 연료봉 자체가 녹아서 환경으로 유출되는 경우는 어떻게 될까 ? 이게 후쿠시마 1 원전 사고에서 가장 우려되던 시나리오 중에 하나였다. 이 경우 결국 지하로 내려가서 토양과 지하수를 심하게 오염시키지 않을까 우려되었는데 다행히 현재까지는 그 정도의 핵연료가 유출되지는 않았다. 그러나 결국 미량의 플루토늄이 원전 주변 토양에서 검출되는 문제가 발생했다. 이는 물론 본래 존재하던 플루토늄이 아니라 이번 사태로 유출된 플루토늄이 발견되었다는 이야기이다) 다만 그 정도는 심각한 정도는 아니다. 하지만 요오드 131 은 원전 인근 지역에 심각한 수준으로 검출되어 농산물 판매가 금지되었다.
다행히 후쿠시마 1 원전의 플루토늄 유출이 소량에 그치고 그 농도가 매우 낮다면 아마 주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은 다행히 적을 것이다. 이와 같은 사실은 이미 수많은 핵실험과 기타 등의 이유로 유출된 플루토늄에서 확인되었다. 필자가 이글을 쓴 이유도 무지에서 비롯되는 이유없는 공포에 대해서 충고하기 위해서다.
후쿠시마 1 원전 사태가 결국 어떻게 될지는 좀더 지켜 보면 알겠지만 추가적인 유출이 더 없기를 희망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