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이효리가 방송에 복귀했다. 그간의 공백이 무색하게, 1년 이상 해외에서 거주하고 있는 우리 부부에게조차 이효리가 무슨 TV 프로그램에 출연하고 있는지 모두 알 수 있을 정도로 활발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런 그녀가 최근에 JTBC에서 뉴스룸 인터뷰를 했다. 뉴스룸에서는 가끔 국내외 유명인사와 인터뷰를 하는데, 손석희 씨의 날카로운 질문과 그 질문에 대답하는 사람들의 대답을 듣고 있으면 좋은 인사이트를 얻을 때가 많아서 즐겨 보곤 한다.
이효리는 이 인터뷰에서 “유명하지만 조용히 살고 싶고, 조용히 살지만 잊히기는 싫다.”라는 언급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물론 인터뷰에서 이효리는 대답했다.
이룰 수 있는 꿈만 꾸는 건 아니잖아요?
나는 방송을 보면서 이효리의 이 말을 어디서 많이 들어봤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효리가 불가능한 것으로 한계 지은 “유명하지만 조용히 살고 싶고”라는 문장은, 달리 말하면 “성공하고 싶지만 얼굴은 알리지 않고”라고 말할 수 있을 거 같다.
이런 이야기는 사실 이효리가 처음 말한 것은 아니다. 주위에 ‘성공은 하고 싶고, 돈은 많이 벌고 싶은데, 사람들이 나를 못 알아봤으면 좋겠다.’라고 말하는 사람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유명해지고 싶지만, 알려지고 싶지 않은 이 내적 갈등을 나는 브런치에서도 종종 만난다. 네이버 블로그와 브런치는 본질적으로 성격이 다르다. 네이버 블로그는 네이버 검색의 방대한 트래픽을 이용해서 검색할 때 최적의 결과를 보여주는 걸 목표로 한다면, 브런치는 상대적으로 검색에 대한 유입이 낮기 때문에 ‘공유’를 통해서 글이 유통되는 구조다. 다시 말해, 네이버는 키워드만 잘 고르면 갑자기 조회수가 늘어날 수 있지만 브런치는 그렇지 그게 불가능하다는 이야기다.
브런치도 초기에 글을 쓰는 사람이 많지 않을 때는, 조금만 글을 써도 조회수가 늘어났다. 하지만 내가 구독하는 수백 명의 작가분들의 글을 받아보는 지금은 하루에도 수십 건씩 받는 푸시 속에서 내 글은 눈에 띄기 점점 힘들어진다.
그래서 내가 글을 쓰고 가장 먼저 하는 일은 내 페이스북에 글을 공유하는 일이다. 나는 기본적으로 블로그는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기 위한 글을 쓰는 공간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냥 자기만족으로 가끔 글을 쓰는 사람이라면 오케이. 하지만 브런치 작가분들 중에서 작가로서 성공하겠다는 포부를 적어주시는 분들이 계신데 그런 글에 공유수가 0인 경우에는 정말 안타깝다. (공유수가 0인 글이라는 건 나도 내 글을 공유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내가 아는 브런치에 1만 명 전후의 구독자를 가지신 분들은, 대체로 글을 쓰고 자신의 글을 본인 페이스북에 공유한다.
영향력을 미치고 싶다면 일단 알려라
그런데 사업하는 사람들도 비슷한 행동을 한다. 사람들은 자신이 근사한 서비스를 만들거나 제품을 만들면, 본인이 뒷짐 지고 서 있어도 사람들이 찾아와서 자신의 제품을 알리고 홍보해줄 거라고 착각하는 경우가 많다. 왠지 내가 만든 서비스라고 알리자니 부끄러운 거 같기도 하고.
그런데 상투적인 ‘정보의 홍수’라는 단어를 쓰지 않더라도, 요즘 사람들은 하루에 소비하는 정보량이 엄청나다. 당신이 아무 말을 하지 않고 있으면, 당신이 거기에 있을지조차 모를 거라는 이야기다.
브런치에 글도 쓰고, 요즘은 유튜브에 영상도 만들면서 많은 콘텐츠를 소비하고 있는데, 정말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다른 사람들에게 전달하기 위해 노력한다. 그렇게 노력하고, 꾸준함을 무기로 좋은 콘텐츠를 생산해내는 사람들조차도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는 쉽지 않다. 끊임없이 사람들 눈앞에 등장하고, 그 사람들과 의사소통하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이 정말 많다.
예전에 디지털 마케팅 관련해서 글을 쓴 적이 있다. 디지털 마케팅은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어야 하던 기존의 미디어 광고에서, 소규모 혹은 1인 사업체에게도 스스로를 알릴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다시 말해, 우리는 스스로 만들어 내는 콘텐츠를 통해 1인 미디어가 되고, 콘텐츠를 전달하는 과정에서 고객과 소통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사람에게는 ‘내가 무엇을 사는가’에서 ‘무슨 스토리를 가진 사람에게서 사는가’가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는 이야기다. 성공 공식이 달라지고 있다.
그런데 다양한 케이스를 보면 볼수록, 유명해지는 거 절대로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니 제대로 알리기도 전에 너무 유명해질까 미리 걱정은 하지 않아도 좋다. 그러니 알리고 싶은 것이 있다면, 그것이 생각, 서비스, 제품 등 무엇이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알려야 한다.
이 바닥이 그렇게 쉽지가 않다.
원문: 마르코의 브런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