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 are all designers.
미국의 유명 VC 마크 안드레센은 실리콘밸리에 대해 ‘실리콘밸리는 지명이 아니라 하나의 사고방식이다’라는 명언을 남긴 바 있습니다. 우리도 마찬가지로 포그리트 구성원 모두가 디자이너라 생각합니다. 모두가 디자인적인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오늘은 뷰저블을 만드는 스타트업 포그리트의 구성원들이 어떻게 디자이너처럼 사고하며 사용자와 비즈니스를 함께 고려하고 있는지 소개합니다.
UX = User needs + Business needs
많은 사람들이 UX 디자이너는 항상 사용자 관점으로만 생각하기 때문에 비즈니스적인 마인드가 결여되어있다고 생각하지만 그건 매우 큰 오해입니다. 사용자를 최우선으로 여기는 것은 잘못된 일이 아니지만 그만큼 함께 묶어 생각해야만 하는 점이 바로 ‘비즈니스적인 요구사항’입니다.
UX 디자인 업계에서는 오래전부터 사용자 측면에서의 UX와 비즈니스 측면에서의 UX를 양립하기 위해 ‘목표 지향적 디자인(Goal-Directed Design)’이라는 방법론을 도입해왔습니다.
목표 지향적 디자인은 퍼소나로 유명한 앨런 쿠퍼가 그의 저서 ‘About Face’에서 소개하면서 알려진 개념으로 ‘리서치 > 사용자 모델 > 요구사항 도출 > 디자인 설계 > 수정 > 관리’ 프로세스를 지니고 있습니다. 특히 리서치 단계가 매우 중요한데 사업의 전반적인 재무상황과 사업 전략, 마케팅 및 브랜드 전략, 경쟁사 조사, 제품 비전 정의 등 기업의 전략과 현황을 파악합니다. 이렇게 리서치한 자료들을 바탕으로 기업이 추구하고자 하는 ‘목표’ 즉, 제품이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성’이 무엇인지를 명확히 도출해내야 합니다.
리서치 이후 스테이크홀더 별 퍼소나를 제작하여 ‘기준화’할 수 있으며, 디자인을 수행하며 제품을 출시해 나가는 과정에서 이 기준을 토대로 다양한 질문들을 던짐으로써 디자이너가 디자인과 Product management를 양립할 수 있게 합니다.
포그리트는 목표 지향적 디자인을 조금 변형하여 심플한 리서치와 함께 5가지 핵심적인 질문을 던집니다. 사용자가 떠안는 문제점과 해결방안, 목표가 우리에게 맞는지를 검증하기 위해 서비스 기획부터 론칭 이후 매출을 내기까지의 모든 과정인 PLC(Product Life Cycle) 안에서 ‘올바른가?’라는 질문을 던진 뒤 적절한 답변을 내리도록 유도합니다. 만일 질문에 답변을 내릴 수 없는 부분이 있다면 목표 지향적으로 사고한 것이 아니라 말할 수 있습니다.
포그리트가 실천하는 목표 지향적 디자인을 위한 3단계 심플 리서치
1. 비즈니스 목표 확인
예: 회원가입 페이지 내 전환율을 높인다.2. 요구사항 확인
비즈니스적 요구사항, 개발 요구사항, 사용자 요구사항 등을 확인하여 정리합니다.3. 조직 내 관계자 확인
마케팅 부서, 영업부서, 개발부서 등 다양한 조직 내 프로젝트 관계자를 확인합니다.
리서치 이후 던지는 5가지 질문 리스트
구체적으로는 포그리트가 던지는 5가지 질문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서비스를 기획할 때 항상 이 질문들을 던지고 우리가 대답할 수 있는지를 되돌아봅니다.
목표 지향적 디자인을 위한 5가지 질문 리스트
1. 사용자가 떠안는 문제점/불편함은 무엇인가? (문제)
– 실무에서는 전문적인 분석 지식 또는 툴 사용법을 모르면 데이터 분석을 업무에 제대로 녹여내기 힘들다. 또한, 기존 정량 분석만으로는 문제가 ‘어디’에 있는지는 알 수 있지만 ‘어떻게’ 개선해야 하는지까지는 추측하기 어렵다.
2. 누가 사용하는 제품을 만들 것인가? (우리의 고객)
– E비즈니스 사업을 운영하는 실무자로 데이터 분석을 통해 서비스의 현 상황을 파악하고 개선하길 원한다. 디자이너를 중심으로 기획자와 마케터, 개발자, CS 담당자 등 폭넓게 사용할 수 있다.
3. 우리는 이 제품을 왜 만들어야 하는가? (우리의 목표)
– 기존에 정성적이고 모호하게 다뤄졌던 사용자 체감 정보를 누구나 알기 쉬운 데이터로 제공하여, 모든 실무자가 서비스를 더욱 쉽게 고민하고 개선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데이터는 의사결정의 기반이자 자신감을 실어주는 근거가 되며 사용자를 알 수 있는 강력한 인사이트이다.4. 우리는 사용자의 문제점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우리의 전략)
– 뷰저블(beusable) 서비스를 통해 해결한다. 사용자 로그(자취)를 기반으로 정량적인 통계는 물론 정성적인 사용자 행태까지 분석하여 이를 다시 시각화하고, 업무에 적용할 수 있는 개선안을 제공한다.5. 우리는 사용자에게 어떤 가치를 제안할 것인가? (우리의 미션)
– 개선된 서비스를 더 많은 사용자가 방문하고 찾도록 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낸다.
세부 기능에 대해서는 다음 세 가지 질문에 답변할 수 있는지 살펴봅니다.
- 해당 기능이 우리 제품에 필요한가?
- 사용자의 현실적인 문제점을 해결해 줄 수 있는가?
- 사용자가 진정으로 그 기능을 원하는가?
위 질문 중 하나라도 명확한 답변을 내리지 못하면 올바른 사용자에게 올바른 기능을 제공하는 것이 아닐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혹 요구사항이 들어오더라도 디자이너나 기획자가 NO! 라 답하거나 재검토를 요청하고 우선순위를 조정할 수 있습니다.
목표 지향적 디자인은 어떤 기능을 담을 것인가에 앞서 어떤 제품을 만들 것인가를 고민하게 합니다.
목표 지향적 디자인은 기능 중심이 아닌 ‘목표’를 향해 달려나가게 합니다.
많은 디자이너들이 ‘어떤 기능을 담을 것인가’를 먼저 고민합니다. 그 결과 사용자가 원하지도 않는 제품이 만들어집니다. 제품을 만들 때는 UI나 기능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앞서 ‘제품이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가 무엇인가?’를 명확히 정의 내리는 점이야말로 가장 중요합니다. 문제점이 존재하지도 않는데 아무리 아름다운 UI와 수많은 기능들이 있다고 한들 사용자는 절대 알아주고 찾아주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브런치 사용자가 지니는 근본적인 문제점은 ‘일반적인 사람들은 블로그 등을 쓸 때 레이아웃을 멋지게 디자인하지 못하니 글의 가치가 떨어져 보인다. 글 쓰는 것에만 온전히 집중할 수 없다.’ 등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브런치가 제공하는 가장 중요한 경험이자 해결방안은 ‘누구나 아름다운 레이아웃으로 글을 쓰는 것’이 됩니다. 글 퍼가기 기능이나 서비스 배경이 흰색 또는 검은색인지는 부차적인 요소입니다. ‘아름다운 글을 쓸 수 있는 기능’ 없이 퍼가기 기능이나 좋아요 기능만 있다면 그것은 브런치가 되지 않습니다.
포그리트가 만드는 뷰저블에서 가장 중요한 경험은 “누구나 자신이 제공하는 서비스를 분석하고 개선점을 도출해 더 나은 사용자 경험을 제공할 수 있도록 하는 일”입니다. 뷰저블의 UI나 기능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습니다. 기능이 1개인가? 10개인가? 가 중요한 것이 아닌 ‘누구나 쉽게 분석하고 개선점을 도출할 수 있는가?’가 더욱 중요합니다.
UI는 기능이 없으면 그려낼 수 없고, 기능 제품이 없으면 담아낼 수 없습니다. 이들은 서로 일방통행 적인 관계를 나타냅니다. 우리가 ‘UI’에 앞서 ‘기능’을, ‘기능’에 앞서 ‘제품’을 먼저 생각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디자이너는 개인의 취향이나 추측, 창의가 아닌 명확한 논리를 기반으로 제품을 만들어야 합니다. 그리고 논리를 쌓기 위해선 사용자가 떠안는 문제점이 무엇인지를 알아야 합니다.
포그리트 또한 무엇보다 사용자의 목소리를 듣고 직접 행동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로그 데이터와 뷰저블 서비스를 통해 사용자가 어떤 부분을 망설이며 헤매는지, 어려워하는지, 어떻게 사용하는지 등을 매일 확인할뿐더러 여러 인터뷰를 거치며 때때로 어떻게 서비스를 이용하는지를 확인합니다.
위 사진처럼 스프레드시트에 질문지를 만들어 근본적인 우리의 지향점을 파악하고자 노력합니다. 포그리트 사내 현황뿐만 아니라 서비스를 사용하는 사용자에 대해서도 깊이 연구합니다. 고객사의 도메인별 비즈니스 골과 KPI는 무엇인지, 실무자와 관리자 관점에서 필요한 데이터가 무엇인지, 이들이 어떻게 ‘분석’을 업무를 녹여내는지 현업 당면 과제를 파악하여 시트로 정리합니다. 이런 질문지로는 알 수 없는 ‘본심’은, 뷰저블 서비스로 분석을 실시하거나 페이스북이나 블로그 등의 SNS에 검색해 볼 때도 있습니다.
사용자가 문의를 통해 직접 궁금한 점을 물어보거나 문제점을 알려줄 때가 종종 있습니다. 이런 일들은 우선순위가 높다고 판단하여 즉각적인 공유를 위해 슬랙에 바로 알림이 오도록 설정해두었습니다.
글에 담긴 감정이 어떠한지, 얼마나 상세하게 문제점을 인식하고 있는지 등 문의 메일에 담긴 아주 작은 생각과 뉘앙스를 캐치하는 일도 ‘고객이 우리 서비스에 대해 어떤 감정을 느끼는가?’를 알 수 있는 좋은 수단이 됩니다.
우리가 서비스가 디자인과 비즈니스를 양립하기 위해 항상 목표 지향적으로 사고하며 만들어 나가는 과정은 ‘사용자’와 ‘제품’을 동떨어진 관계가 아닌 ‘하나’로 엮을 수 있게 도와주었습니다. 지향점이 같으니 개발팀과 사업팀과의 커뮤니케이션도 훨씬 수월해졌습니다. 디자이너는 디자인만 생각해야 한다, 사업팀은 사업팀의 업무영역만 생각해야 한다처럼 각 직군별 실무자가 본인들의 사일로(silo)에 머무는 것을 막아주기도 하였습니다.
특히 업무에 도입하며 가장 크게 느낀 점은, 디자이너가 가장 먼저 관련 여러 질문들을 던지고 리서치를 주도함으로써 디자인 조직이 기업의 핵심 역할을 하며 프로세스 전면에 나설 수 있게 되고, 디자인이 ‘있으면 좋고 없어도 되는 것’으로 간주될 위험이 매우 줄어들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뷰저블은 계속해서 더 나은 제품을 만들기 위해 많은 질문들을 던지고 있습니다. 또 사용자를 알기 위해 더 깊이 고민하고 있습니다. 여러분의 문제점이 무엇인지를 알고 문제점을 해결해드리고자 계속해서 발전하는 뷰저블이 되겠습니다.
원문: 뷰저블Beusab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