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현실 기대 콘텐츠는 무엇?
가상현실(VR)에서 될 만한 콘텐츠는 뭐가 있을까요? 넥슨컴퓨터 박물관 VR, AR, MR 관련 설문조사에서 “가장 기대하는 콘텐츠는 1위는 게임”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설문조사 항목에 만화(웹툰)이 없습니다.
물론 실제로 변변한 VR용 만화 콘텐츠가 없었던 이유도 있지만, VR에서 만화를 하는 스타트업으로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습니다. 젊은이들에게 영향력을 발휘하는 매체로서 만화의 영향력을 볼까요?
연령대별 특성을 살펴보면 만 18세 이하는 게임, 인스턴트 메신저가 전반적으로 높은 비율을 차지했으며 2015년 조사에서는 책/만화(웹툰)이 3순위를 차지했고 18세 이상부터 34세까지는 커뮤니케이션, 포털, 소셜네트워킹 애플리케이션이, 35세부터 64세까지는 커뮤니케이션, 포털, 뉴스 애플리케이션을 주로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남.
- 정보통신정책연구원, 「2015년 미디어보유와 이용행태 변화」, 2015.11.30
대학 생활 앱 에브리타임이 대학생 2,397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콘텐츠 이용 행태 설문조사를 진행하고 결과를 18일 발표했다. 비용을 지불하고 콘텐츠를 이용하고 있다고 답변한 대학생의 월평균 지출 금액은 각각 음악 8,248원, 웹툰 7,495원, 영화·TV 6,850원 순으로 나타났다.
- 2017.5.19
분명 게임과 영상에 비해 아직은 그 시장 규모가 미미할지 몰라도 젊은 연령층을 중심으로 만화의 영향력은 어느새 동영상(영화)에 준하는 것으로 나타납니다. 가상현실처럼 높은 디지털 수용도를 요구하는 계층은 주로 젊고, 이들은 곧 만화의 수용도 또한 높다는 의미도 됩니다. 다만 적절한 콘텐츠가 등장하지 않았을 뿐이죠.
가상현실에서 만화가 가지는 의미
사실 제가 시작한 VR웹툰 코믹스브이 스타트업의 배경에는 원래는 아시는 분이 제안했던 가상현실 플랫폼의 활성화 미션이 존재했습니다. 한때 몸담았던 포털의 전략을 그대로 써본 건데요. 포털이 검색으로 돈을 벌지만 메인의 킬러 콘텐츠는 락인 효과를 강하게 했고, 그중 가볍게 소비할 수 있는 킬러 콘텐츠로 웹툰이 가장 효과적이었습니다.
가상현실에서도 중요한 것은 플랫폼 전체의 사용자 수 증가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유효한 전략은 유명 IP와 크로스플랫폼을 통한 타 플랫폼에서의 사용자 이관입니다. 이름만 대면 아실 작가분들과 레퍼런스 작품을 만들고 시작하는 것이죠.
이에 딱 맞는 콘텐츠도 바로 웹툰입니다. 아직까지 국내 VR게임회사도 유명 IP는 1개도 보이지 않습니다. 웹툰은 오히려 게임보다도 고사양을 요구하지 않고, 제작 단가 또한 훠어얼씬 10배 이상 저렴하기 때문에 아직 부족한 가상현실 시장에서는 사용자나 공급자나 더 잘 맞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많은 분이 VR웹툰 스타트업에 지대한 관심을 보인 관계로 어깨가 무겁습니다. 또한 작가님들이 보내주시는 깜짝 놀랄 만한 작품들을 보면 돈이 들더라도 역시 프로 작가들과 협업하는 게 맞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만하면 아직 이렇다 할 콘텐츠 플랫폼 플레이어가 자리 잡지 못한 가상현실 시장에서 한국만화가 글로벌에 위상을 떨칠 만한 거 아닌가? 하는 주제넘은 생각까지도 듭니다(기대가 크면 실망이 큰 법인데…).
가상현실 소식을 전문으로 하는 《VRN》에서도 다루어주셨습니다. 이거 말아먹으면 괜히 VR웹툰이라는 새로운 시대를 쓸 수 있는 만화시장의 한 축을 망치는 것 아닌가 하는 걱정도 들고요. 그만큼 잘해봐야겠습니다. 현재까지는 느낌이 아주 좋습니다.
원문: 숲속얘기의 조용한 카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