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he Washington Post에 Sarah Pulliam Bailey가 기고한 ‘Poll shows a dramatic generational divide in white evangelical attitudes on gay marriage’를 번역한 글입니다.
젊은 백인 복음주의 기독교인들의 동성혼에 대한 태도가 크게 바뀌었다는 설문 조사 결과가 발표되었습니다. 한때 동성혼 사안에 가장 보수적인 반응을 보이는 집단으로 여겨졌기에 의미가 큽니다. 10년 전까지만 해도 복음주의 기독교인들 사이에서 동성혼에 대한 태도는 세대 간 격차를 보이지 않았습니다.
퓨 리서치센터의 최근 설문 결과에 따르면 1964년 이후 태어난 기독교인의 47%가 동성혼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죠. 1928-1964년 사이 태어난 기독교인의 26%와 크게 비교되는 수치입니다.
“이런 변화는 피할 수 없습니다. 시간문제일 뿐이죠.”
한때 보수적인 교회 커뮤니티의 일원이자 기독교 계열 대학 직원이었다가 동성혼에 찬성하는 입장을 밝힌 줄리 로저스의 말입니다. 레즈비언인 로저스는 기독교 윤리학자인 데이비드 구시 등의 영향으로 성경을 달리 해석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생각을 바꾸었다고 말합니다.
“목회자나 교회 지도자들이 자신의 생각을 밝히면 사람들은 움직이게 되어 있어요. 일종의 허락이 필요한 것이거든요. ‘나도 사실 그렇게 생각해’라고 말할 수 있게 되는 것이죠.”
대법원이 동성혼 합헌 결정을 내린 후 미국에서 동성혼에 대한 여론은 그 어느 때보다 우호적입니다. 2010년만 해도 긍정적인 여론이 절반에 못 미쳤지만, 지금은 미국인의 62%가 동성혼에 찬성한다고 말하죠.
“젊은이들은 어떤 사안이 법제화되는 것을 보면 그것이 옳은 것이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어떤 것이 법의 테두리 안에 들어가면 정당성이 부여되고 제도화되는 것이죠.”
보수 성향 기독교 단체 포커스 온 더 패밀리(Focus on the Family)의 글렌 스탠튼이 말합니다. 젊은 기독교인들의 태도 변화가 딱히 깊은 신념에 기반 둔 것이 아니라는 설명입니다. 젊은이들은 원래 이상주의적인 성향을 보인다는 것이죠.
“‘누구나 결혼을 할 수 있어야 하잖아?’라는 태도죠.”
백인 복음주의 기독교인들은 여전히 가톨릭교인, 백인 주류 개신교인, 흑인 개신교인, 다른 종교 집단에 비해서도 동성혼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입니다.
복음주의는 교회와 비영리 기구, 대학, 출판사, 매체, 인기 작가 및 예술가 등으로 구성된 단단한 네트워크로 유지됩니다. 공식적인 위계도, 통일된 교리도 없기에 LGBT 이슈는 여러 교회 및 기관 간 분열을 초래했고, LGBT를 긍정하면서도 동시에 복음주의자일 수 있는지 물음이 제기되었죠.
여전히 대부분의 대형 교회에서는 동성혼을 허용하지 않지만 그런 태도에도 변화가 감지됩니다. 다수의 복음주의 교회에서는 동성애자 교인을 환영합니다. 그들이 순결을 지킨다는 조건 하에 말이죠.
지난 5월에는 올랜도의 한 대형 교회가 LGBT 문제에 대한 교회 태도 변화를 촉구하는 단체가 주최하는 공공 포럼을 열기도 했습니다. 이 교회의 목사는 교회가 공식 입장을 바꿀 계획은 없지만, 펄스 나이트클럽 총기 난사 사건 이후 LGBT 커뮤니티와 소통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에서 포럼을 열었다고 밝혔습니다.
오늘날 많은 복음주의자가 LGBT 문제는 어린이 세례나 여성 목사의 문제처럼 동의하건 동의하지 않건 계속해서 이야기해나갈 수 있는 문제로 인식합니다. 어떤 이들은 정책으로서의 동성혼 법제화를 지지하는 것과 교회가 동성혼을 인정하는 것을 별개의 문제로 보기도 합니다. 세대를 불문하고 여전히 동성애가 도덕적으로는 옳지 않다고 믿는 사람이 다수라는 것이죠.
원문: 뉴스페퍼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