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글에서 이어지는 창조론자들이 알고있는 말도 안 되는 과학개념에 대해 산뜻하고 다정하게 반박하는 글. 이름하여 푹신푹신 반박. 절대로 애니 OST 이름 갖다 베낀거 아니다.
푹신푹신 반박
우리가 지금부터 알아보려고 하는 것은 올바른 과학의 정의이다. 그를 알기 위해, 과학철학의 매우 중요한 학자 중 하나인 임레 라카토슈의 과학적 연구 프로그램 방법론에 대하여 알아보자.
어떤 한 시대의 과학계에는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원리나 이론인 핵(hard core… 하드코어?)이 존재한다. 이 핵은 굉장히 신뢰도가 높은 이론으로, 반례나 특이사항이 몇개 관측된 해서 곧바로 뒤집어지지 않는다. 반례가 발생하더라도 과학자들은 일단 이 핵으로부터 나오는 보조적인 가설들인 보호대(protective belt)를 수정함으로써 핵을 보호하려고 한다. 왜냐? 그 반례 몇개를 제외하고서는 기존 핵이 자연현상을 매우 잘 설명해주기 때문이다. 이렇게 해서 보조적인 가설들이 수정되어서 반례까지 잘 설명하면 그 핵은 그대로 유지가 되는거고, 반례가 너무 많아져 보호대를 수정하는 정도로는 막아내지 못할 지경이 되어야 핵이 무너지는 것이다.
자 그럼 이 이론에 따라서 창조론자들이 과연 현대 우주론이라는 넥서스를 부술 수 있을지 한번 살펴보자.
창조론자들이 한 반박 중에 단 하나라도 빅뱅이 일어나지 않았다고 가정을 해야만 풀리는 문제가 있던가? 없다. 창조론자들이 하는 반박 중에 핵에 크리티컬 어택으로 작용하는 반례는 단 하나도 없다. 그러면 왜 창조론자들은 크리티컬 어택을 하지 못하는 것일까? 왜냐하면 이 미련한 미니언들은 넥서스가 어디에 있는지 정확한 위치조차 모르기 때문이다.
지난시간에 설명한 대로, 우리 우주의 나이가 137억년이라는 핵심적인 주장의 근간은 정밀한 관측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엄밀한 수식적 계산이다. 이렇게 정량적으로 엄밀한 계산을 반박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에, 창조론자들은 이를 외면하고 애꿎은 반례 몇가지만 들고 와서 넥서스를 향한 샛길을 파겠다는 건데, 될 리가 없다.
뿐만 아니라, 창조론자들은 빅뱅이론에 대한 뚜렷한 대안조차 가지고 있지 않다. 그들은 빅뱅이론을 반박하면서 그 대항마로 젊은지구 창조론을 가지고 나오는데, 이 젊은지구 창조론은 너무나도 모호한 면이 많아서 빅뱅이론을 대신해 핵 역할을 할 자격이 없다.
젊은지구 창조론에 대해서 과학적으로 설명할수 없는 점이 많다고 지적하면, 창조론자들은 우리가 어찌 하나님의 신성한 창조를 온전히 이해할수 있겠냐면서, 그냥 보여준 몇가지 증거만 믿고 따라갈 뿐이라고 말한다. (<창조과학 콘서트>, 이재만 저) 상대방 넥서스가 어디 있는지 모르는 건 그나마 이해가 가는데, 본인들 본진이 어디에 있고 또 어떤 상태인지조차 아무것도 모른다는 게 말이 되는가. 이래서야 창조론자가 과학이라는 협곡에 들어올 일은 절대로 없는 것이다. 쉘든 지금 막 삐져서 쉘든엄마가 아무리 노크해줘도 문 안열어줄거란 말이다.
정중히 묻겠는데, 창조론자 자네 약 했나?
아무래도 이쯤 되니 스무트박사님께서 정중히 질문을 해야 할 대상은 쉘든 쿠퍼 박사가 아닌 듯. 세상에 이런 것들을 과학이라고 부르다니, 도무지 믿기가 어렵다. 하지만 이는 현실이다. 실제로 세상엔 이런 사람들이 도처에 존재한다는 말이다. 더군다나, 한국 복음주의 개신교도 중 많은 사람들이 이런 근본주의적 창조론을 믿는다.
그렇다면 우린 이런 현실 속에서 대체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눈감고 귀닫고, 근본주의자들을 포기한 채로 우리끼리 알콩달콩 재미나게 살아가야 할까? 우리 우주 속 인간의 진정한 의미가 뭔지 알고싶다는 사람들에게, 그냥 그건 아무도 알 수 없으니 생각할 필요도 없다고 구박하고 끝내버릴까? 아니다. 필자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저들을 반박하는데서 끝마치지 말고, 더 나아가서 현대 우주론이 우리 인간에게 알려주는 깊은 의미들을 사회에 알려야 한다.
본문에 나온 반박 내용에 대한 추가정보
젊은지구 창조론과 늙은지구 창조론 및 창조론자들의 다양한 유형을 알고 싶거나 생물학적으로 창조론에 어떻게 반박할지 궁금하신 분은 마이클 셔머의 <왜 사람들은 이상한 것을 믿는가>(바다출판사) 혹은 <왜 다윈이 중요한가>(바다출판사)를 읽어보기 바란다. 젊은지구 창조론과 늙은지구 창조론의 구별에 대해서만 알고싶다면 창조과학회 홈페이의 자주묻는질문 란을 살펴보는것도 도움이 된다.
현대의 은하천문학 및 빅뱅 이론이 얼마나 정교한지 알고싶다면 <현대천체물리학 3권: 은하와 우주>(청범출판사)를 참고하기 바란다. 단 미적분학 및 물리학 전반에 관한 지식이 필요한 전공서이므로, 일반인은 손대지 않는게 좋을지도… 교양 수준에서 빅뱅이론 및 천문학 전반에 대해 알고싶다면 <인류가 살고 있는 우주>(지성사)를 참고하기 바란다.
초끈이론에 관해 궁금하면 브라이언 그린의 <엘러건트 유니버스>를 참고하기 바란다.
우주 자기장에 관한 이론은 현재 활발히 연구되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교양 수준의 책은 아마 없으리라 생각된다. 다음 링크들을 참고하기 바란다.
우주 거대 자기장 기원 밝혔다(동아일보)
우주 자기장 기원을 밝히는 레이저(사이언스데일리)
Viewpoint: The Seeds of a Magnetic Universe(Physics)
라카토슈의 이론이 궁금하신 분은 라카토슈가 쓴 <대우학술총서:과학적 연구 프로그램의 방법론>을 읽어보기 바란다.
*참고서적 및 자료
한신대 종교와문화연구소 종교문화연구 제19호(2012. 12) 특집 <왜 한국개신교는 과학이 되려 하는가?>, 장대익.
<왜 다윈이 중요한가> (바다출판사), 마이클 셔머.
<현대천체물리학 3권: 은하와 우주>(청범출판사), Bradly W. Caroll 외.
<엘러건트 유니버스> (승산), 브라이언 그린
우주 거대 자기장 기원 밝혔다
우주 자기장 기원을 밝히는 레이저(사이언스데일리)
Viewpoint: The Seeds of a Magnetic Universe(Physics)
위키백과-러커토시 임레
위키백과-반증주의
위키백과-글리제1214b
위키백과-Oort_cloud, Possible Oort cloud objects
한국창조과학회 게시글(링크를 일일이 걸기엔 다 많아서 전부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위의 반박자료들은 여러 글에서 반복되어 등장하거나 필자가 주요하다 여기는 부분들을 뽑아서 정리한 것입니다) ICR(미국 창조과학회) 게시글(마찬가지로 언급하지 않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