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리바리한 사장님들 돈 뜯어내는 회사들 생각보다 많다. 관련 정보를 오픈해 본다.
1. 방송국
주로 듣보잡 케이블TV에서 연락이 온다. 일단, 법인을 설립하면 법인 정보는 공공정보로 공지되기 때문에 그걸 보고 연락해오는 것.
방송국이라고 전화가 오는데 사실은 외주제작사다. 인터뷰 형식으로 방송 홍보 프로그램을 제작해 주고 얼마간 찬조 비용을 받는다고 한다. 개인적으로는 홍보영상 없는 회사는 할 만 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방송을 통한 홍보 효과는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 게다가 홍보 동영상 찍는 업체는 잘 알아보면 더 저렴하게도 충분히 가능하다.
난 방송국이라고 전화 오면 직원에게 “대표님 없다 해라”고 얘기해 놓는다. 방송국이라고 해서 혹시? 해봤자 역시인 경우가 예외도 없이 100%이기 때문에.
2. 검색 광고/키워드
자신들이 검색 광고 대행해 주는 업체라며 연락 오는 경우도 있다. 파격적으로 할인해 준다고 하는데, 네이버는 정책상 이런 대행업체가 금지되어 있다. 그래서 주로 다음 키워드 광고를 해 준다고 연락이 온다.
솔직히 다음은 광고효과가 하나 마나 크게 연락이 없다. 다음 검색창에서 동일 키워드에 엮인 쇼핑몰 순위가 올라가는 게 뭐 그리 중요하겠는가. 중요하다면 네이버만 중요하다. 그래서 어쨌든 검색 키워드는 필요할 때 직접 작업하면 된다.
3. 무료 홈페이지 제작
각 지자체며 지원 기관에서 홈페이지 제작 지원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그래서 이걸 알려주면서 홈페이지 제작을 도와준다고 하는 업체들이 있다. 무료로 제작해주겠다는 것이다. 주로 창업 1년 차 때 많이 연락이 온다. 아마 2년 차를 넘어가면 홈페이지는 대략 다 만들어 놓는다고 생각해서 그런 것 같다.
이것 역시 지원자금은 직접 알아봐서, 제대로 된 업체 선정해서 만드는 게 훨씬 낫다. 안타깝게도 정부자금 200만 원 들인 홈페이지가 직접 업체에 의뢰해서 만든 50만 원짜리보다 못하다. 공장에서 찍어내듯 다른 업체의 홈페이지를 만들어준 틀에 우리 회사 정보만 올려서 만들어주는 식이다.
게다가 요즘은 ‘크몽’ 사이트에서 검색하면 프리랜서로 뛰며 제작해 주시는 분들이 눈에 띈다. 잘 만나면 여기서 만드는 홈페이지의 퀄리티가 괜찮다.
4. 성희롱 예방 교육
팩스를 달면 1주일에 1번꼴로 연락이 오는 것 같다. 인터넷 팩스를 예내들 때문에 없앴다. 무료 팩스 수신 건수가 정해져 있는데 이런 걸로 무료 팩스가 소진되니 억울할 수밖에. 물론 스팸 신고하면 업체에서 원상 복구해 주는데, 괜히 귀찮은 데다 손해 보는 느낌도 든다.
내용은 말 그대로, 성희롱 예방 교육을 해준다는 것이다. 하지만 소규모 업체는 그냥 대표 이사나 경영진, 또는 팀장이 사내 교육자료를 만들어 직접 교육하거나 문서 회람시키면 끝났다.
참고로, 사무실에 팩스 놓았더니 오라는 주문 발주서는 안 오고 은행대출 광고, MRO 업체 광고 등등이 온다. 속 뒤집어짐.
5. 노무 컨설팅
인건비를 줄여준다는 노무 컨설팅 업체도 가끔 연락이 온다. 가만히 내용을 들어보면, 고용보험이나 지자체에서 지원해 주는 노무관련 지원 제도를 소개해 주고 사업에 선정될 수 있게 도와준다는 것이다. 최근에는 시간선택제 일자리 관련 컨설팅해준다는 내용도 꽤 있다.
사실 정부 사업 따내는 건 계획서 잘 쓰면 되는 일이긴 하다. 그런데 요새는 시간 선택제 홍보를 많이 해서 그런지, 시간 선택제 일자리 지원 사업은 따내기가 참 힘들다. 특히 인구 밀집된 수도권 지역은 더 그렇다. 따내는 회사가 대단한 회사다.
내가 볼 때에는 선정 기준이 회사의 규모인 것 같았다. 그래서 진짜 시간제가 필요한 소규모 기업은 제외되고 그보다는 좀 큰 규모의 회사부터 지원해 준다. 공무원님들… 나빠요…
난 이번에 지방에 왔으니 TO가 좀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이번에는 신청해 볼 만 하다.
하여간 노무 관련하여 인건비 지원사업이 꽤 있다. 1인당 1년에 1천만 원 정도 지원해주는 사업도 있고, 기업부설 연구소 설립 시 전문연구 요원 2인까지 인건비 절반을 지원해준다는 것도 있고. 파견제 근무 지원 등등의 내용도 있다. 즉 알아보면 돈 되는 사업이 있다. 하지만 굳이 컨설팅 업체를 낄 필요는 없다는 게 내 생각이다.
6. 각종 정책자금 컨설팅
이건 모든 게 다 나쁜 것은 아니다. 진짜 컨설팅 업체가 필요할 때가 있다. 웬만한 건 직접 하는 나도, 컨설팅 업체를 불러다 진행했던 경우가 있다.
문제는 옥석을 가리는 것이다. 비교적 소규모, 소액의 지원 사업은 어렵지 않아서 굳이 컨설팅 업체가 없어도 된다. 직접 하는 게 훨씬 낫다. 하는 김에 사업 계획을 다시 정리하거나 정부 자금 시스템도 직접 체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규모가 큰 것은 컨설팅 업체가 꼭 있어야 한다. 그것도 능력있는 업체를 잡아야 한다. 최악의 경우 컨설팅 업체에 일을 맡겼더니 자금을 못 따오는 경우도 있다.
그리고, 컨설팅 업체 중에서도 실력이 못한 데가 있다. 내가 겪었던 일을 말해보자면, 좀 아는 업체의 공장 사무실로 정책자금을 받아준다는 내용의 팩스가 온 적 있다. 그곳의 대표가 나에게 좀 알아봐 달라 부탁해서 직접 만나보았다. 그런데 정부 공지사항만 딱 아는 거다. 그 자금은 몇 가지 선결조건이 붙는 자금인데, 그건 알아서 하란다. 에이, 그것도 해결해줘야 컨설팅 명함을 내밀 수 있는 것 아닌가.
실제로 자금을 받아준다고 했다가 실패한 컨설팅 업체를 제법 봤다. 그러니 자금은 함부로 받아준다고 하는 게 아니다.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한 건, 컨설턴트가 컨설팅만 해 주고 수수료를 먹으려고 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회사경영단계를 진단해서 그 회사가 잘 발전할 수 있는 가장 적합한 자금을 받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 그게 진짜 정책자금 경영컨설턴트가 할 일이 아닌가? 가만 보면 돈 받는 루트만 알 뿐이지 경영은 잘 모르는 컨설턴트가 제법 많다. 광고하는 업체 중에서도 꽤 있다.
준비가 안 된 업체에 큰돈을 안겨주는 건 장기적으로 그 회사에 독이 될 수도 있는 행위다. 그래서 난 컨설턴트가 고객 상황을 전반적으로 파악해서 맞춤형으로 해주면 좋겠다고 생각하지만 보통 일회성, 단기성으로 끝나는 일이 많다. 아쉬운 일이다.
마무리하며
자랑은 아니지만 며칠 전 내가 크게 살려준 회사가 있다. 그 경우에는 내가 재무제표부터 기술 확보 루트, 정책 자금 수령까지 1년 정도 맞춰서 해줬다. 그래서 투자도 받고 공장도 크게 증축하면서 상황이 많이 나아졌다. 나 같은 컨설턴트 어디 없나? ㅋㅋ
여러 가지 형태의 업체를 이야기했는데, 외로운 경영주 입장에서는 누군가 도와준다고 말했을 때 혹하기 너무 쉽다. 그런 심리를 이용해 자기 수수료만 쏙 빼가는 나쁜 업체들을 종종 본다. 나빠요 정말~
원문: 여러가지 식품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