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에서 우연히 ‘스파이더맨 : 홈커밍’ 바이럴 영상을 봤습니다. 보고 나서 든 생각은 이것이었습니다.
“참, 마블은 영화 캐릭터의 특성을 잘 살리면서 바이럴의 기본인 재미 요소를 갖추는 영상을 잘 만드는구나!”
이 영상은 스타벅스와 함께 콜라보레이션을 한 영상입니다. ‘콜드 브루 그란데 사이즈를 시킨 스파이더맨’ 컨셉입니다.
- 매장에 있던 스타벅스 직원은 음료를 제조해서 내놓으며 ‘스파이더맨’을 외칩니다. 사이렌 오더로 주문할 경우, 고객의 이름을 불러주는 스타벅스만의 서비스를 홍보한 겁니다. (1번. 스타벅스는 ‘사이렌 오더’의 기능을 홍보하게 됩니다)
- 사람들은 의아해합니다. ‘뭐? 스파이더맨?’ 이때, 천장에서 스파이더맨이 거꾸로 매달린 채 등장합니다. (2번. 스파이더맨 캐릭터의 특징이 100% 발휘되죠)
- 관객들은 놀라고, 재미있어합니다. (3번. 바이럴 요소인 ‘재미’가 갖춰졌습니다)
- 마지막으로 스파이더맨은 자기가 시킨 콜드 브루 그란데 사이즈를 픽업해서 올라가죠 (4번. 여기서 스타벅스는 ‘콜드 브루’ 음료를 홍보합니다 ㅎㅎ)
스파이더맨 영화 캐릭터의 개성을 살리면서도, 함께 콜라보레이션한 스타벅스도 섭섭치 않은 영상이 되었습니다. 그러면서도 재미를 갖춰 전 세계적으로 바이럴되고 있죠. 이렇게 완벽에 가까운 바이럴 영상은 찾아보기 힘듭니다. 하나를 제대로 알리기에도 어려운 이 세상에, 마블은 스타벅스와 손잡고 ‘여러 가지’를 알렸습니다.
마블의 영화 바이럴 마케팅은 이번 스파이더맨이 처음이 아닙니다. 그 중에도 기억에 남는 마케팅은 ‘앤트맨’ 입니다.
2015년 마블은 앤트맨 개봉을 앞두고 많은 고민을 하고 있었습니다. 사실 앤트맨은 마블 캐릭터 중에서도 ‘잘 알려지지 않은’ 캐릭터 중 하나였습니다. 그래서 영화를 앞두고 앤트맨에 대해서 사람들이 잘 알 수 있는, 빵 터지는 ‘무언가’가 필요했죠.
앤트맨의 캐릭터 특징은 ‘개미’만큼 작은 사이즈입니다. 마블 캐릭터 중에 가장 작은 캐릭터입니다. 이 캐릭터 특성을 잘 살리면서도 재미요소가 있어 바이럴 되는 마케팅을 하기 위해 마블이 택한 마케팅은 바로 ‘개미’ 같은 홍보였습니다. 도시 곳곳에 정말 ‘개미’만한 것들을 꽁꽁 숨겨 놓는 이벤트를 한 거죠.
사람들은 이런 ‘개미만한’ 것들을 찾아다니기 위해 도시를 바삐 움직였습니다. 그리고 가장 위 이미지에 보이는 ‘아이맥스 3D 티켓’을 도시 곳곳에 뿌려놓고 해당 티켓을 발견해서 찾아오는 사람들에게는 실제 영화 티켓으로 바꿔주는 이벤트도 했습니다. 사람들은 돋보기를 들고 찾아다니기 시작했고, 티켓이나 앤트맨 캐릭터를 찾은 사람들은 마칭 ‘산삼’을 찾은 것 마냥 SNS에 올렸습니다. 그리고 금세 전 세계로 바이럴 되었죠. 어떤 이는 “개미들에게 어필하는 듯한 홍보”였다는 명언(?)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이 정도 되면, 마블의 마케팅을 보며 참 ‘잘’한다는 말이 절로 나옵니다. 앤트맨은 개미만큼 작다는 캐릭터 특성을, 스파이더맨은 거꾸로 매달릴 수 있다는 캐릭터 특성을 영화 개봉 전 바이럴 시키면서 영화, 그리고 캐릭터에 대한 궁금증을 유발하게 했습니다.
그러고 보니, 한국에서는 이런 영화 개봉 전 이색적인 마케팅을 못 봤던 것 같습니다 (제가 기억력이 안 좋은 것일 수도 있습니다. 기억나는 게 있으시다면 제보 부탁드려요) 우리나라의 마케팅은 대충 이러합니다.
- 예능 출연
- 연예가중계 인터뷰
- 출발! 비디오 여행 인터뷰
- 지하철 디스플레이 홍보
- 예고편 광고
- 포털 사이트 배너 광고
이처럼 ‘늘 정해진’ 수순대로만 영화 마케팅이 진행되고 있는 것 같아 다소 아쉬운 면이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앤트맨, 스파이더맨과 같이 재미있고 바이럴 되는 영화 마케팅 사례가 생기면 정말 좋을 것 같습니다. 물론 말은 쉽고 행동은 어렵지만요.
원문: 생각노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