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 비만은 성인 비만의 중요한 원인입니다. 한 번 살이 찌면 빼기가 매우 어렵기 때문입니다. 물론 그것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소아 청소년 시기에 비만이 되어서 성인까지 이어지는 만성 비만이 되면 정상 체중으로 돌아갈 가능성은 그만큼 적어진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따라서 소아 청소년기에 비만이 되지 않도록 관리를 잘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비만이 당뇨, 고혈압, 대사 증후군은 물론 그에 따르는 다양한 합병증과 암 같은 다른 질환의 위험을 높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2017년 미 당뇨협회 세션(American Diabetes Association (ADA) 2017 Scientific Sessions)에서 흥미로운 내용이 발표되었습니다. 어린 시절 비만이더라도 살을 빼면 성인이 되어서 당뇨 위험도가 크게 줄어든다는 내용입니다.
개인적인 경험에서 제 책인 『과학으로 먹는 3대 영양소』에서 소아 시절 중요한 것이 비만이 되지 않도록 식습관 조절하고 교육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언급했는데, 거기에서 더 나아가서 이미 비만 아동이 되었다면 살을 빼도록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내용입니다.
덴마크에서 진행된 대규모 코호트 연구에서 연구팀은 1939년에서 1959년 사이 코펜하겐 학교 건강 연구 등록(Copenhagen School Health Records Register)에 등록된 62,565명의 참가자의 당뇨 발생 정도를 추적했습니다. 참가자들은 7세 때 체중과 키가 측정되었으며 모두 남성이었습니다. 이들은 평균 18세에 다시 측정했고 이후 덴마크 보건 당국에 등록되어 평생에 걸쳐 2형 당뇨 발생율이 추적되었습니다.
과체중은 7세 때 BMI 17.38kg/m^2로 비만은 18세에 25kg/m^2로 정의했는데, 각각 전체 인구의 5.4%와 8.2%에 해당하는 숫자였습니다. 평균 31.5년에 걸친 추적 기간 동안 6,710명의 당뇨 환자가 확인되었는데 흥미로운 것은 7세 때는 과체중이었던 사람도 18세에 정상 체중으로 돌아오면 당뇨 위험도가 다른 정상 체중인 사람에 비해서 증가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반면 7세/18세 모두 비만이거나 18세에 비만인 사람의 당뇨 위험도는 정상 체중에 비해 거의 3배 가까이 (HR, 2.88; HR, 2.95;)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나 소아 때 과체중이더라도 성인이 되기 전 체중을 줄이면 당뇨 위험도 증가를 피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다만 어린 시절 체중 관리는 혼자 힘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 부모를 비롯해서 어른의 도움이 필요한 만큼 도움의 손길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소아비만에서 성인 비만으로 이어지는 것은 본인도 힘들지만, 사실 사회적으로도 비용을 증가시키는 일입니다. 따라서 국가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부모의 역할이 가장 중요합니다. 이때 얻은 건강이 평생 갈 수 있으니까요.
건강한 생활 습관을 교육하는 것이 사교육 이상으로 중요하다고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