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으로 불어온 스타트업 열풍에 지난 정부의 창조경제 정책까지 힘입어 한국 또한 전에 없는 창업의 시대를 맞았다. 대기업 중심의 산업이 다양한 스타트업의 도전을 받으면서 M&A나 투자 등을 통한 합종연횡이 정신없이 일어나고 있다.
이러한 활황은 한편으로는 다양한 스타트업을 탄생시키는 긍정적인 효과도 있으나 스타트업 입장에서는 경쟁이 치열해지고 수익성이 낮아지는 위기가 되기도 했다. 특히 청년창업의 경우 기술 기반의 제조업보다는 아이디어 기반의 서비스업 비중이 매우 높다. 그중 O2O(Online to Offline) 플랫폼은 해외의 여러 성공 모델을 그대로 이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진입 장벽이 낮은 비즈니스 모델이라 우후죽순처럼 O2O 스타트업이 나타났다.
여행 및 숙박 O2O 사업 역시 마찬가지다. 특히 ‘에어비앤비(AirBnB)’가 가장 성공한 스타트업 중 하나로 널리 알려지면서 이 분야도 여러 업체 간 치열한 경쟁이 펼쳐졌다. 전통적인 OTA(Online Travel Agency)인 ‘부킹닷컴’ ‘익스피디아’ ‘호텔닷컴’ ‘프라이스라인’ 같은 기업뿐 아니라 ‘여기어때’ ‘코자자’ 같은 국내 스타트업도 봇물 터지듯 나왔기 때문이다.
이러한 시장 상황에서 국내 숙박 O2O를 양분하고 있던 ‘야놀자’와 ‘여기어때’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서로 ‘업계 1위’를 주장하며 특별히 우위를 지닌 서비스를 고르기 어려웠지만, 올해부터 실적에 있어서 큰 차이를 보이며 야놀자가 독보적인 1위 업체로 올라오는 모양새다. 과연 어떤 비결이 야놀자를 숙박 O2O의 1위 기업으로 만들었을까?
지난 2017년 6월 8일 야놀자는 언론을 통해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스카이레이크가 야놀자의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인수하는 형태로 600억 원을 투자하는 계약을 체결할 것이라고 알렸다. 스카이레이크는 진대제 전 삼성전자 사장이자 정보통신부 장관이 이끄는 펀드다. 일명 ‘진대제 펀드’로 불리며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 다산네트웍스 등 IT기업에 투자해 높은 수익을 거둔 실적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야놀자의 이번 투자유치는 이미 파트너스인베스트먼트(200억), SBI인베스트먼트(60억), SL인베스트(50억)의 투자에 뒤이은 것으로서 이번 추가투자를 통해 확보한 실탄을 통해 야놀자는 해외사업진출, 인재 영입, 오프라인 사업 확대로 경쟁자와의 격차를 더욱 벌릴 것으로 기대된다.
1. 야놀자의 탄생
야놀자를 이야기할 때 CEO인 이수진(40) 대표를 빼놓고 거론되는 경우는 드물다. 창업자 스스로의 스토리가 워낙 널리 알려져 야놀자의 성장에 크게 영향을 미쳤던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그는 지난 2015년 발간된 자전적 저서 『리스타트: 끝까지 포기만 하지 않으면 된다』에서 불우했던 어린 시절과 고생으로 점철된 청년 시절의 이야기를 공개했다.
얼굴도 기억하지 못하는 4살 어린 나이에 아버지를 여의고 시골에서 농사를 짓던 조부모의 손에서 자랐다고 한다. 도시 아이들처럼 제대로 교육을 받지도 못해 초등학교 5학년이 되도록 한글을 제대로 읽고 쓰지 못했다. 실업 고등학교와 지방 전문대를 졸업한 후 1997년 병역특례로 입사한 회사에서 병특 요원 초봉이 40~60만 원 하던 시절 3년간 4,000만 원의 종자돈을 모아 부자가 되기 위해 주식에 손을 댔다. 가난하게 자랐기에 부자가 되고 싶은 열망은 누구보다 높았다.
하지만 벤처 기업 열풍이 사그라들던 시기에 투자는 계획대로 되지 않았다. 전업 투자자로 도전을 했지만 수년간 모은 4,000만 원은 채 1년도 걸리지 않아 다 사라졌고 무일푼으로 돌아가 다시 시작해야만 하는 상황이 왔다. 당시 그가 선택한 세 가지 옵션은 원양어선, 도예촌 보조, 모텔 일이었으며 그중 모텔 청소부로 일을 시작한다. 단지 숙식 제공 받으면서 일할 수 있는 곳을 고른 것이라 한다. 그만큼 절박했던 “모텔 청소부에서 국내 최대 숙박 O2O 스타트업 대표”의 신화는 여기부터 시작된다.
그는 특유의 성실함과 노력으로 금방 청소부에서 매니저, 총지배인까지 고속 승진하게 된다. 그러면서 몸으로 체험한 모텔의 정보를 공유하기 위해 숙박업 종사자들의 커뮤니티 카페를 만들었는데, 그 카페가 번창하며 회원 수 1만 명의 전문 커뮤니티로 성장하자 이를 발판으로 숙박업 구인·구직과 관련 용품을 중개하는 사업을 시작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 기반 둔 사업을 시작하게 된 그는 숙박업 종사자가 아닌 이용자를 중심으로 한 숙박업소 이용 후기 카페를 만들어 운영한다. 소비자에겐 숙박 정보를 제공하고 업주에게는 운영의 노하우를 알려주는 커뮤니티는 그간 거듭한 성공과 실패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크게 성장하고 그의 사업도 본궤도에 올랐다. 이것이 오늘날 야놀자의 전신이다.
2. ‘좋은 숙박’을 향한 도전
사업이 성장하면서 늘 좋은 일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청년 때부터 동고동락하던 후배들과 함께 늘 바닥에서부터 고군분투했고, 성장 정체와 매너리즘에 갇힌 기분에 수차례 심각한 슬럼프를 겪기도 했다고 한다.
우선 야놀자의 가장 큰 경쟁자는 여기어때나 OTA가 아닌 바로 “편견”이라고 한다. 보통 모텔이라고 하면 어떤 이미지를 떠올리는가? 아마도 창문도 없이 낡고 좁고 지저분한 공간, 혹은 불륜 커플이 밀회를 나누는 러브호텔을 떠올릴지도 모르겠다. 이것이 그간 우리가 생각하는 모텔의 일반적인 인식이다. 야놀자는 사람들이 가진 ‘모텔’의 이미지, 그것을 바꾸는 데 가장 큰 노력을 기울인다.
이러한 인식을 깨고 한계를 넘어서기 위해 그들이 도전해야 할 대상을 ‘여가’, 즉 ‘노는 문화’로 정립했다. OTA와 같이 단순히 ‘모텔의 예약을 대행해주는 서비스’에 갇혔으면 결코 성장하지 못했을 것이다. 야놀자는 ‘여가의 질적 개선을 통한 놀이문화 선도’를 비전으로 삼고 1) 공간 제약 해소, 2) 놀이 콘텐츠 다양화라는 전략목표를 세웠다.
해야 할 일이 엄청나게 늘어났다. ‘좋은 숙박(Best Stay)’ 캠페인을 통해 모텔 같은 중소형 숙박업의 편견을 깨고자 ①안전 ②편리 ③감동 ④청결 ⑤합리적 가격이라는 5가지 영역에서 혁신을 이루고자 끊임없이 도전했다. “노는 문화의 질적 개선을 통한 ‘좋은 숙박’ 문화로 고객의 행복을 만들자”는 목표가 정해지자 온갖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쏟아졌다. 야놀자는 그것들을 시도하고 이뤄가며 숙박문화의 새로운 지평을 만들어가고 있다.
1) 야놀자 좋은숙박연구소
테헤란로 대로변 선릉역 근처에 위치한 야놀자 본사 건물 2층에 가면 이제껏 본 적 없는 신선한 시설을 마주하게 된다. 바로 국내 최초의 숙박 디자인 전문 전시관인 “야놀자 좋은숙박연구소”다.
야놀자는 중소형 숙박업체를 하드웨어적으로나 소프트웨어적으로나 개선을 통해 발전시키고 있다. 그런데 기존 숙박업주가 리모델링할 때 기준이나 정보를 찾기 힘들고 비용산정 기준도 모호해 애를 먹고 있다는 점에서 시작된 사업이다. 실제로 중소형 숙박 시설 리모델링 시장은 그 규모만 수조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는 데 반해 비용이나 퀄리티가 천차만별이다.
이곳은 그 기준을 제시하는 역할을 한다. 다양한 콘셉트의 인테리어를 쇼룸처럼 배치하고 가구, 소품, 자재, IoT 기술까지 직접 보고 만질 수 있는 체험형 공간이 구성되어 있다. 리모델링을 원하는 숙박업주나 예비창업자들은 누구나 이곳을 방문해 최신 트렌드를 반영한 숙박 디자인을 직접 눈으로 보고 만질 수 있으며, 창업과 운영까지 숙박에 관한 모든 상담과 교육도 받을 수 있다.
2) 신개념 숙박, 코텔(KOTEL)
야놀자의 코텔(KOTEL)은 국내 우수 중소형 숙박 시설 확산을 목표로 한다. 호텔과 모텔로 양분된 숙박업의 세그먼트(Segment)를 재정의하고, 기존 모텔의 시설과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 개발한 숙박 시설이다.
모텔의 합리적인 금액으로 호텔급 시설과 게스트하우스의 독특한 콘셉트를 같이 경험할 수 있도록 설계한 것이 특징이다. 야놀자의 새로운 시설과 디자인, 서비스는 지속적으로 연구해 개발한 뒤 코텔에 먼저 적용한다. 그 후 안정화 단계를 거쳐 제휴점에 순차적으로 확대시키는 전진 기지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기도 하다.
3) 야놀자 마이룸(My Room)
야놀자의 마이룸(My Room) 서비스는 2015년 11월에 도입한 프리미엄 객실 서비스다. 제휴 숙박업소의 일부 객실을 야놀자가 직접 관리하는 통합 솔루션이다. 야놀자가 가진 표준화되고 우수한 서비스를 직접 제공하며 고객들은 동일한 가격으로 더욱 업그레이드된 청결 상태의 객실과 특별 비품을 받는다.
야놀자는 모든 모텔을 직영화할 수 없고, 제휴 업체도 모든 객실을 관리하기 어렵다. 그럴 때 마이룸 서비스를 통해 고객의 재방문률을 높이고 제휴점 매출 확대에도 기여할 수 있다. 이러한 프리미엄 객실 서비스는 낙후된 모텔의 이미지를 개선하는 데도 크게 도움 된다.
4) 최저가 보상제
숙박 앱 최초이자 업계 최대의 규모로서 예약한 객실이 최저가가 아닌 경우, 접수된 결제액 정보와 최저가 비교를 통해 차액의 1,000%를 현금처럼 사용이 가능한 포인트로 보상해주는 서비스다. 최저가로 객실을 판매하는 제휴점에 ‘최저가 안심존’ 마크를 부착해 소비자들이 일일이 가격과 혜택을 비교할 필요 없이 손쉽게 최저가 객실을 찾도록 했다. 이러한 노력은 궁극적으로 고객의 편의를 극대화하기 위한 야놀자의 노력 중 하나로 ‘좋은 숙박’ 경험을 완성하기 위한 중요한 서비스다.
5) 몰카안심존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몰카 영상을 생각하면 모텔 같은 곳에서 잘 때 찜찜하고 걱정될 수 있다. 이러한 고객의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야놀자 천사단’이라는 서비스팀이 제휴점을 방문해 카메라 설치 여부 검사를 진행한다. 반기마다 실시되는 정기 점검과 상시 점검을 통해 인증받은 제휴점에는 ‘몰카안심존’ 인증 스티커를 붙인다. 이는 고객의 불필요한 고민을 줄여서 숙박 경험을 높이는 데 기여한다.
3. 비즈니스 영역
야놀자는 크게 5가지 영역에서 16가지의 사업을 진행한다. 비즈니스 영역을 한눈에 보면 다음과 같다.
1) 야놀자 앱
야놀자 앱은 국내 최다 숙박 정보를 보유하고 있는 국내 대표 종합 숙박 플랫폼으로서 호텔, 모텔, 펜션, 게스트하우스, 해외 민박 등 모든 숙박 유형의 3만 5,000여 개 숙박 정보를 망라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캐스트를 통해 국내 여행을 위한 다양한 정보를 소개하고 있으며, 숙박과 연계된 배달, 맛집, 이동수단에 대한 연동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2) 야왈바
야왈바는 곧 1,000만 명을 넘어설 중국인 자유 여행객을 위한 국내 최초의 숙박 예약서비스로 손쉬운 예약을 돕고 있다. 야놀자의 3만 5,000여 개 숙박업소 DB 중 중국인이 선호하는 3,000여 개의 모텔과 호텔, 게스트하우스가 등록되어 있다. 또한 가장 많이 사용하는 결제수단인 ‘알리페이’와 ‘유니온페이’를 통해 간편하게 결제하도록 PC와 모바일로 서비스한다.
3) 야놀자 바로예약
야놀자 바로예약은 빈 객실이 있는 숙소만 모아서 할인된 가격으로 제공하는 애플리케이션이다. 고객은 할인된 가격으로 근처의 빈방을 빠르게 찾을 수 있고, 업주는 빈 객실을 판매함으로써 수익을 증대할 수 있다.
4) 야놀자 펜션
야놀자 앱이 중소형 숙박업소를 중심으로 서비스한다면 야놀자 펜션은 국내 최다인 전국 5,000여 개의 펜션 제휴점을 지역별, 테마별로 예약할 수 있는 서비스다. 실시간 최저가는 물론이고 풀 빌라 펜션, 스파 펜션, 워터슬라이드 펜션 등 다양한 테마의 펜션 정보도 손쉽게 검색할 수 있다는 게 강점이다.
5) 호텔나우
호텔나우는 국내 최초의 호텔 당일 예약 전문 서비스로 호텔의 빈 객실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하는 숙박 예약 플랫폼이다. 라스트미닛 서비스로 시작해 현재 최대 60일까지 미리예약 서비스를 지원하며, 전국 2,000여 개의 파트너들과 함께 다양한 프로모션과 혜택을 제공한다.
6) 야놀자 프랜차이즈
실속형 숙박에서부터 프리미엄 신축 관광호텔까지 국내 최대 규모인 전국 125개 가맹점을 보유한 야놀자는 합리적인 숙박 문화를 선도하자는 취지로 3가지 특화된 브랜드를 운영한다.
- Hotel YAJA: 연인들의 데이트 공간을 넘어 20·30세대의 신개념 놀이문화 공간 지향
- Hotel YAM: 언제 어디서나 믿고 방문할 수 있는 대한민국 대표 실속형 숙박 브랜드 지향
- H Avenue: 호텔의 대중화에 앞장서고자 하며 고품질, 합리적 호텔을 표방
2017년 상반기 현재 프랜차이즈의 객실 수는 5,000여 개이며 2018년까지 2배 이상인 1만 개로 늘릴 계획이다. 이는 L호텔을 비롯한 국내 고급 호텔의 객실 수를 뛰어넘는 수치다.
7) 숙박업 전문 경영지원 서비스
야놀자는 회사의 가치를 전달하고 실현하기 위해 하드웨어적인 부분뿐 아니라 소프트웨어적인 부분의 서비스도 함께 제공한다.
- 호텔업: 국내 최대의 숙박업 전문 경영 지원 포털사이트이자 최초의 숙박 전문 구인 구직 서비스로 현재 전국 1만여 개 업체가 호텔업을 통해 다양한 정보와 채용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 야놀자 평생교육원: 국내 최초의 숙박업 전문 아카데미로서 수년간 쌓아온 야놀자의 숙박 노하우를 토대로 실무 중심의 교육을 진행해 숙박업 전문 인력을 양성하고 있다. 그 결과 업계 최초로 평생교육원 설립 인가를 받기도 했다.
- hotelup: 숙박업 전문 매거진으로 2010년부터 전국 2만 3,000여 숙박업주를 대상으로 발행되는 정기 간행물. 누적 발행 부수 260만 부에 이르며 숙박업계의 유용한 정보를 공유하는 중요 채널이 되어가고 있다.
- 현장 튜터링 서비스: 야놀자의 12년 노하우를 담은 성공적인 숙박업 창업을 위한 가이드. 총 3~6개월에 걸친 현장 튜터링을 통해 조직 세팅과 운영부터 사후 관리까지 각 업장에 맞는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한다.
- MW: 야놀자 좋은 숙박 연구소 연구진이 3,149개의 객실과 229만 8,770명의 투숙객을 연구 분석해 개발한 최초의 객실 용품 전문 브랜드다. 칫솔, 치약, 세안제에서부터 호텔급 침구에 이르기까지 숙박업에 필요한 모든 용품을 합리적인 가격과 높은 품질로 선별했으며, 이미 전국의 많은 숙박업체가 야놀자 MW를 사용하고 있다.
- 야놀자 스마트 프런트: 숙박업 운영의 올인원 패키지로 현장 고객 관리부터 온라인 고객까지 예약, 운영 및 관리와 관련한 모든 문제를 플랫폼 안에서 해결할 수 있다. 일종의 ERP 역할을 하는 솔루션이다.
- 야놀자 TV: 제휴업체 객실 TV에 제공되는 서비스로 VR, 인터넷, TV 다시 보기, 야놀자 이벤트 등 다양한 콘텐츠를 갖췄다. 고객은 새로운 숙박 경험을 할 수 있고, 제휴점은 기존의 TV 화면을 새로운 홍보 채널로 활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8) 콘텐츠 서비스
야놀자는 20·30세대를 타깃으로 모바일 특화 콘텐츠를 제공하는 ‘야놀자 캐스트’, 200만 명에 육박하는 팬을 보유한 ‘야놀자 페이스북’, 국내 놀이 문화 확산을 위한 캠페인인 ‘놀아보고서’ 캠페인 등을 통해 야놀자가 추구하는 비전을 다양한 형태와 재미있는 소재로 사람들에게 전달하고 있다.
4. 혁신과 도전
지난해까지 숙박 O2O 시장을 양분하던 ‘야놀자’와 ‘여기어때’의 2강 구도는 올해 들어 야놀자의 독주로 굳어지는 모양새다.
여기어때는 지난해 말 감사보고서 기준으로 부채가 자본금 총액을 넘어서는 상태인 자본잠식에 빠졌다. 지금까지 330억 원어치의 전환 사채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했지만 이 비용의 상당수를 이미 광고와 마케팅에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올해 발생한 해킹 사건으로 여해법률사무소가 피해자들에게 위임받아 1인당 100만 원씩 진행 중인 손해배상 요구 소송이 승소할 경우 최소 수십억 원의 배상 판결이 나올 수도 있다.
이에 반해 야놀자는 최근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로부터 600억 원의 투자를 유치하고, 올해는 지난해 매출의 2배 이상인 1,300억 원의 매출을 목표로 한다. 현재 기업 가치는 4,000억 원을 웃돌아 전문가들은 3년 내 상장 추진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IT 쪽의 투자실적이 좋은 이른바 ‘진대제 펀드’에서 이렇게 대규모 투자가 진행된 것은 그만큼 사업의 성공 가능성을 인정받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미 업계 1위로 도약한 야놀자는 이제 국내뿐 아니라 세계시장을 향해, 그리고 양적인 지표를 넘어 질적인 콘텐츠도 더욱 내실을 다질 것이다. 이를 위해 사명을 국문 “야놀자”에서 영문 “Yanolja”로 바꾸고 CI와 VI도 새롭게 디자인했다. 리뉴얼된 CI는 지난 6월 12일 전 세계 87개국이 참가한 이탈리아 ‘에이 프라임 디자인 어워드’에서 그래픽 커뮤니케이션 디자인 부분 은상을 수상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노는 문화를 혁신해 사람들을 더욱 행복하게 하자’는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더욱 과감한 투자를 할 것이다. IoT 기술을 숙박 서비스에 적극 도입해 별도의 출입 카드 수령 절차 없이 휴대폰 앱을 통한 체크인·아웃을 가능하게 해 관리 인력을 최소화하고 사용자 편의성도 높일 예정이다.
또 전국 1만 5,000개에 달하는 제휴업체 관리 수준을 높이고, 가맹점과 직영점 비중을 높여서 고객들에게 보다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이를 내부적으로 더 잘 관리하기 위한 전문가들을 영입하는데도 투자를 아끼지 않을 것이다.
5. 성공 요인
야놀자의 성공은 단순히 시장을 선점했다거나 운이 좋아서라고는 설명할 수 없다. 사례를 보면서 느낀 가장 주요한 원인은 회사가 아무리 흔들려도 본연의 미션에 천착한 리더십이 가장 크다는 점이다.
그 외에도 인재를 향한 과감한 투자, 리더십, 혁신을 향한 도전이 성공 신화의 발판이 되었다고 판단한다. 이번 스카이레이크의 600억 투자를 받기 전 Series A 투자 이후 야놀자는 업계의 뛰어난 인재들을 보강하는 데 많은 노력을 했다. 서울대와 다트머스MBA를 졸업한 뒤 맥킨지 컨설턴트로 근무하던 김종윤 부대표, 마찬가지로 서울대와 다트머스MBA를 마치고 구글에서 근무하던 조세원 상무를 영입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그 외에도 임원급이 아니더라도 실무자 레벨에서도 뛰어난 인재들을 대거 채용해 스타트업 업계에서는 한때 ‘우수한 인재는 야놀자에서 다 데려간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적극적으로 인재 영입에 힘을 기울였다. 물론 그런 인재들이 오고 싶은 회사 문화를 만들어 놓은 것이 큰 원인이겠지만, 좋은 인재를 발탁하기 위해 이수진 대표가 오랫동안 직접 공들여 스카웃 제의를 한 이야기는 잘 알려져 있다.
다양한 배경의 사람들이 모이면 여러 문제가 생기기 쉽다. 특히 야놀자는 과거 모텔 시절부터 함께 했던 후배들(현 계열사 사장)과 이후 영입한 엘리트 그룹 임원진들이 있다. 보통 이런 경우 파벌이 생기거나 사내 정치가 일어나는 일이 빈번하다. 그러나 야놀자에서는 이런 일이 일어났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없다. 원년 멤버가 텃세를 부리거나 새로 온 임원들이 박힌 돌을 뺀다고 문제를 일으킨 일이 없다.
어떻게 그럴 수 있었을까? 우선은 기업 문화, 그리고 그것을 만든 이수진 대표의 리더십이 아니고서는 설명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만큼 목표를 향한 뚜렷한 비전과 전략이 존재하고 그것을 위해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기에 불필요한 문제가 생길 틈이 없지 않을까. 이것이 야놀자의 가장 강력한 무기라고 생각한다.
다음으로 과감한 혁신을 들 수 있다. 기존 OTA들이 구식 사업이 되는 이유는 같은 시장에서 같은 방식으로 사업을 유지하기 때문이다. 치열하게 경쟁해 시장 점유율을 조금이라고 높이고 이익률을 조금이라도 높이는 게 목표였다면 야놀자는 전략의 방식이 다르다.
업의 본질을 새로 정의하고 그것을 이루기 위한 수단을 끊임없이 개발한다. 기존 숙박업계는 물론 O2O 업계에서 최초로 시도하는 다양한 기술을 줄줄이 런칭하며 그것을 위해 끊임없이 연구 개발에 투자한다. 그렇게 해서 나온 기술로 소비자는 ‘여가’를 향유하는 새로운 경험을 맞는다. 혁신을 향한 노력 그 자체를 야놀자의 본원적 강점으로 꼽을 수 있겠다.
호수를 수영하는 우아한 백조도 그 수면 아래에서는 쉴 새 없이 물장구친다. 야놀자의 성공과 혁신에는 많은 임직원의 노력과 이수진 대표의 탁월한 리더십이 있다. 이러한 역량을 바탕으로 한 야놀자의 성공이 앞으로도 많은 스타트업의 모범이 되기를 기대해본다.
원문: 최효석의 브런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