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그대로의 연구를 DARPA에서 진행한다는 소식입니다. 표적 신경 성형 훈련 targeted neuroplasticity training (TNT)라고 명명된 이 프로젝트는 4년간의 프로젝트 기간 동안 학습 속도를 30% 정도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설령 그것이 진짜 가능하다고 해도 왜 DARPA와 미국방부에서 관심을 가지는지가 의아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는 몇 가지 그럴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전문적으로 훈련된 병사와 장교를 양성하는 데는 매우 긴 시간이 필요합니다. 현대전은 파일럿처럼 단시일 내로 양성하기 힘든 전문인력이 많이 필요합니다. 동시에 작전 지역에서 외국어를 배우는 일 역시 상당한 시일을 필요로 합니다.
이 프로젝트는 완전히 허무맹랑한 생각이 아니라 이전에 진행된 몇 가지 연구에 기반을 두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애리조나 대학의 연구팀은 얼굴의 감각과 일부 근육을 지배하는 뇌신경인 삼차신경(trigeminal nerve)을 자극하는 방식으로 중추신경계에 도파민 및 노어에피네프린 분비를 증가시켜 적응력과 집중력을 높일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이들은 삼차신경 자극법으로 병사들의 집중력을 높이는 테스트를 진행했습니다. 미 공군에서 건강한 자원자를 모은 후 정찰 사진에서 적을 확인하는 테스트를 진행했을 때 삼차신경을 자극한 사람이 더 높은 성적을 거뒀습니다. 다른 연구에서는 신경 자극을 통해 사격 실력을 향상시키는 연구도 이뤄졌습니다.
하지만 이런 연구는 대부분 한순간 집중력을 증가시켜 성과를 거두는 것으로 장기적인 학습능력을 키우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이 연구의 DARPA 프로젝트 매니저인 더그 웨버 (Doug Weber)는 이 새로운 뇌 신경 연구 (전기 자극 및 약물 사용을 포함)가 외국어 학습처럼 시간이 많이 걸리는 학습 기간을 줄여줄 수 있을지 모른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장기적으로 학습능력을 진짜 증가시킬 수 있을지는 검증이 필요합니다. 더 중요한 이슈는 안전성으로 장기적으로 신경을 자극하는 것이 감당하기 힘든 부작용을 낳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실현 가능성은 아직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솔직히 가능성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 다소 회의적이지만, 만약에 가능하다면 바다 건너 한국에서 대박 히트를 칠 가능성이 큰 기술인 것 같습니다. 학생, 수험생, 고시생, 취준생 등 수요가 무궁무진한 데다 부작용이 좀 있다 해도 어차피 몸 버려가면서 공부하는 건 마찬가지라고 생각하고 그냥 쓸 가능성도 배제하기 힘들기 때문이죠.
그렇게 생각하면 실패하는 게 더 좋지 않을까란 생각도 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