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만에 <프로메테우스>의 속편으로 <에이리언: 커버넌트>(이하 커버넌트)가 개봉되었다. 이 영화는 프로메테우스라는 이름을 버리고 에이리언(1)이라는 제목을 선택했다. 전작과의 연계를 버리고 <에이리언>으로 연결하려는 의도가 느껴진다.
하지만, 그러한 의도를 생각하더라도 영화의 설정은 상당히 당황스럽다. 전작에서 마지막 대사(나레이션)를 쇼 박사가 했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너무나 급작스럽게 방향을 전환해버렸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2).
<에이리언>과의 연결성을 생각해봐도 뭔가 어색하다. 무엇보다도 원작의 에이리언(제노모프)이 정체불명의 괴생명체였다는 점에서 느껴졌던 공포감이 상당 부분 사라져버렸다.
이는 한편으로는 전작 <프로메테우스>의 관점과 연계해서 보더라도 매우 흥미로운 점이다.
[프로메테우스]
데이빗은 창조주인 인간을 알기 때문에 인간에 대한 경외감 같은 감정은 없지만, 인류(웨이랜드)는 창조주를 모르기 때문에 경외감을 가지고 있어 그를 신으로 간주하여 영원한 생명을 부탁한다.
그런데, 부탁을 들은 엔지니어는 폭력적 성향(?)을 주체 못 해 모두를 죽여버리고, 정작 마지막에는 자신이 디콘에게 털리는, 그저 인류와 비슷한 지적 생명체일 뿐이라 경외감을 느끼려야 느낄 수가 없게 되었다.
[커버넌트]
마지막 부분에서는 제노모프의 생성 과정을 알게 됨으로써 제노모프가 가지고 있던 ‘정체불명’에서 오는 신비감과 공포감 역시 대폭 사라지게 되었다.
이런 관점을 벗어나 단순한 공포영화로 보면 충분히 무섭게 잘 만들어졌고, 화면발은 굉장히 좋은(3) 영화이다. 한편으로는 지금까지의 시리즈와 다르게 안드로이드(데이빗)의 관점에서 영화를 만들었다는 점이 신선하기도 하다.
그런 장점을 생각한다 해도, 어쨌거나 이 영화는 전작들을 모두 지워버렸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덧1. 데이빗이 주력으로 미는(?) 음악은 <니벨룽의 반지> 중 “라인의 황금” 피날레인 “신들의 발할라 입성”. 작품의 줄거리를 생각해보면 여러모로 영화에 담으려 했던 의도가 느껴진다.
덧2. 디자인은 작고한 H.R.기거의 흐름을 최대한 따라가려 노력했는데, 덕분에 이런 느낌도 그대로(…)
덧3. 전작보다도 설정의 디테일이 더 취약해졌는데… 그냥 공포영화의 공식을 따라간다고 봐줘야 될 정도이다.
원문: TEUS.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