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사가 따로 명령을 내리지 않는다면, 아칸소 주는 앞으로 11일 동안 7명을 약물을 이용해 사형할 예정입니다. (역자주: 지난 4월 말, 아칸소 주는 이 중 세 명을 사형했습니다.)
이들은 모두 잔인한 범죄를 저질렀고 사형 선고를 받은 상태입니다. 하지만 사형제도 자체에 대한 생각은 잠깐 뒤로 미루어봅시다. 지금 이야기하려는 것은 어떻게 이들을 죽음에 이르게 할 것인가, 곧 어떻게 사형을 집행할 것인가입니다.
아칸소의 사형 집행방법에 따르면, 이들은 발륨과 같은 종류의 벤조디아제펜 성분인 미드졸람이라는 마취제를 먼저 맞게 됩니다. 사형 과정에서 이 마취제는 사형수를 깊은 혼수상태로 만듭니다.
다음 투여되는 약물은 베쿠로니움 브롬화물입니다. 이 약은 비탈분극성 신경근 차단제로 근육을 이완시킵니다. 사형 과정에서 이 약은 사형수의 근육을 마비시키며 숨이 막히게 만듭니다. 사람은 횡격막을 움직일 수 없으면 숨을 들이마실 수 없습니다.
앞의 두 과정은 진짜 독극물인 세 번째 약물, 곧 염화칼륨을 넣기 위한 준비 과정입니다. 칼륨 이온은 심장 세포의 전기적 특성을 망가뜨려 심장이 수축할 수 없게 만듭니다. 곧, 심장이 멈추게 됩니다.
모든 주가 이런 방식으로 사형을 집행하지는 않습니다. 한 가지 약만 사용하는 주도 있고 다른 과정을 택한 주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의 목적은 같습니다. 잔인하고 비정상적인 처벌을 금지하는 미국 헌법 8조를 위반하지 않기 위해서입니다. 실제로 약물 주사형은 교수형, 총살형, 참수형, 가스실 같은 방법들에 비해 보다 인도적인 사형방법을 찾는 과정에서 등장했습니다.
문제는 누구도 약물 주사형이 정말로 인도적인 방법인지 알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사형이 집행될 때마다 변호사들은 약물 주사가 실패한 사건들을 언급하며 이 방법이 고통스럽고 잘못된 방법임을 주장합니다. 얼마 안 되는 연구들도 그들의 주장을 지지합니다.
당신이 때로 무고한 사람을 죽음에 이르게 할 수 있는 사형제도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든지와 무관하게 적어도 지금의 사형제도는 사람을 죽이는 것도 제대로 하고 있지 못하다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사형은 쉬운 일이 아니다
위의 3단계 약물 주사형을 고안한 건 오클라호마의 검시관 제이 챕맨으로 1977년의 일입니다. 중요한 것은 과학적 근거가 되는 실험 한 건 없이 이 방법을 제안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 방법은 사람을 확실하게 죽였고, 가스나 총탄보다는 훨씬 깨끗했습니다.
“약물이 어떻게 사람을 죽음에 이르게 하는지에 대한 실험 연구는 한 건도 발표되지 않았습니다.”
실제 사형 과정을 관찰한 연구를 발표한 몇 안 되는 사람인 인디애나 의대의 테레사 짐머의 말입니다. “이는 약물 주사형은 인도적이라는 사람들의 인식이 보통의 미국인들이 사형 제도를 지지하는 중요한 이유이기 때문입니다.”
챕맨은 원래 진정제로 바르비투르산염을 사용했습니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 바르비투르산염은 구하기 힘들어졌습니다. 제약 회사는 자신의 제품이 사형 집행에 쓰인다는 사실을 극도로 꺼렸고, 이 때문에 바르비투르산은 마취제로 인기가 떨어졌을 뿐 아니라, 유럽에서 이 약물을 사형에 쓰지 못하게 만들자 시장 또한 작아졌습니다.
이는 주 정부로 하여금 새로운 약물을 찾게 했습니다. 오하이오는 안정제인 미다졸람을 선택했고 플로리다 역시 2013년부터 이 약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문제는 미다졸람이 확실한 혼수상태를 만들지 못한다는 데 있습니다. 사형수들은 사형 과정 중간에 깨어났고 기침을 하거나 코를 골았습니다.
“미드졸람은 전혀 사형에 적절한 약이 아닙니다.” 사형 정보센터의 센터장 로버트 던햄의 말입니다. “하지만 정부가 사형을 위한 마취제로 적절한 약을 찾지 못했을 때, 마침 의사들이 환자에게 수면을 유도하는 데 사용하던 약이 눈에 들어온 거죠.”
문제는 이 3단계 약물 주사형에서 1단계는 사형수를 제대로 혼수상태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두 번째 약인 마비제는 숨을 막히게 하므로 극히 고통스럽지만, 이를 당하는 사람은 완전히 마비되어 있기 때문에 외부에서는 전혀 그 사실을 알 수 없습니다. (참고: 이 마비제는 남미의 독화살에 쓰이는 큐라레를 합성한 것과 비슷합니다.) 염화칼슘 주사는 불에 타는 느낌을 줍니다. 설사 바르비투르산염을 쓴다 하더라도 사형수는 어쩌면 이 모든 고통을 느낄지 모릅니다.
새로운 사망자를 찾아서
이런 지식의 공백은 쉽게 채워질 것 같았지만, 주 정부는 사형집행을 잘 공개하지 않았고 과학자들 역시 약물 주사형에 큰 관심을 가지지 않았습니다. “정부는 과학을 잘 알지 못했거나, 혹은 그저 사람들에게 말하지 않은 것입니다.” 헌법 8조 위반 여부에 대한 연구를 전문으로 하는 UC 버클리 사형 연구소의 변호사 메건 맥크라켄의 말입니다.
“변호사로서 우리는 어떻게 주 정부가 그런 약물을 사용하게 되었는지 알고 싶습니다. 누가 그들에게 그 약의 양과 타이밍을 말해주었는지 혹은 정부가 누구의 조언을 받았는지 말입니다. 이 질문들에 정부는 답하지 않습니다.”
정부가 사형을 위한 마취과정에 도움을 청한다 하더라도, 마취학자 역시 그들을 도울 수 없습니다. 미국 의사협회와 같은 주요 의료 단체들은 회원이 사형제도에 관해 연구하거나 이를 돕는 것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사람을 가장 잘 죽이는 방법을 찾기 위한 실험은 그 자체로 비윤리적입니다.”
던햄의 말입니다. “게다가 이 연구를 가장 잘할 수 있는 이들, 곧 의사들은 절대 이 연구에 참여하지 않을 겁니다. 왜냐하면, 이 일은 히포크라틱 선서를 명백하게 위반하는 일이기 때문이죠.” 내가 이 기사를 쓰기 위해 연락한 한 약물 주사형 연구자는 이 주제에 관해 이야기하기를 거부하기도 했습니다.
우리는 약물 주사형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혹은 어떻게 하면 더 ‘잘’ 작동하게 할 것인지 알 수 있는 실험을 상상해볼 수 있습니다. 물론 여기서 ‘잘’의 의미가 중요하겠지요. 어쩌면 기관생명윤리위원회(IRB)는 사형수들의 반응을 분석할 수 있도록 하는 사형수의 동의를 요구할 겁니다. 혹은, 소위 ‘인간 연구 대상에 대한 보편적 원칙’이 이미 여러 권리를 박탈당한 이들 사형수에게는 적용되지 않을 수도 있겠지요.
아니면 화학물질에 의한 죽음에 관한 연구들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미국의 몇몇 주는 의사가 자살을 돕도록 허용하고 있습니다. 네덜란드는 안락사를 허용하지요. 하지만 침상 옆의 네덜란드 의사에 의해 당신이 요청한 혼수상태로 빠져드는 것과 누군가가 다른 방에서 6m 길이의 관을 통해 약물을 주사하는 것은 전혀 다른 일이겠지요.
수의사들이 대형 포유류를 안락사시킬 때 쓰는 방법도 참고할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그 방법은 보통 위험한 동물을 죽일 때 조련사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목적입니다. 물론 수의사는 의사만큼이나 사람을 사형하는 데 관심이 있지요.
마지막 한 가지 잔인하면서 보기 드문 판례 하나가 바로 Glossip v. Gross 사건입니다. 2015년 대법원은 미다졸람을 이용한 사형법이 고통을 준다 하더라도 이를 사용할 수 있다고 말하며, 이를 바탕으로 헌법 8조의 위배를 이야기하려면 다른 사형법을 제시해야 한다고 판결 내렸습니다. 이는 사실 당신이 법정에 서고 싶지 않으면 다른 사람의 이름을 대라는 논리에 지나지 않습니다.
게다가 과학자들이 다른 사형 방법을 찾고 있지 않기 때문에 이는 문제가 됩니다. 어쨌든 몇몇 주는 약물 주사형이 아닌 다른 방법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유타 주는 총살형(클래식이죠!)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루이지애나 정부는 질소를 이용한 가스실을 언급했는데, 이 방법은 잠드는 것처럼 평화로운 죽음이거나 아니면 물에 빠지는 것과 비슷할 겁니다. 누구도 확신하지는 못하지요. 어쨌든 아칸소 주에서 사형 집행을 기다리고 있는 이들에게는 이미 너무 늦은 논의입니다.
원문: 뉴스페퍼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