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에 MS에서 2가지 재미난(?) 제품들(?)을 내놓았다. 하나는 OS고 나머지 하나는 노트북이다.
먼저 노트북은 서피스 랩탑(Surface Laptop)이라고 서피스 시리즈 중에서 아예 노트북을 표방하고 나온 녀석이 있다. 얘는 그냥 노트북이다. 그리고 OS는 Windows 10 S라는 Windows 10 계열의 OS를 내놓았다.
이 녀석들이 어떤 녀석들인지, 그리고 왜 내놓았는지 나름대로 생각을 적어보려고 한다. 이 포스팅에서는 Windows 10 S에 대해서 살펴보자.
잘 자리잡고 있는 Windows 10 시리즈
MS의 Windows OS는 거의 징검다리 버전으로 성공을 거뒀다. Windows 95 이후에 나온 98이 큰 성공을 거뒀으며 ME 망하고 XP가 대박을 쳤다(지금도 누구 얘기로는 MS 역사상 최고의 OS라고 한다ㅋㅋ). Vista 망하고 7이 대박을 쳤다(성공 수준은 XP 버금간다고 봐도 좋을 정도다). 8과 8.1은 아주 망한 수준은 아니지만 성공이라고 하기는 뭐했고 10은 나름대로 자리를 잘 잡아가고 있는 상황인 듯 싶다.
Windows 10은 Home, Pro 버전이 있는데 이번에 여기에 S가 더 추가된 것이다.
Streamless, Secure, 그리고 Superior Performance
Windows 10 S의 S는 MS에서 얘기하기로는 Streamless, Secure, 그리고 Superior Performance를 의미한다고 한다. 사용의 영속성과 보안, 그리고 높은 성능을 강조한 OS라는 얘기인데 이 OS가 제공하는 기능을 보면 왜 그런지 알 수 있다. MS가 정말로 만들고 싶어했던 건 이런 컨셉의 OS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
윈도 스토어를 통해서만 가능한 앱 구매, 설치
Windows 10 S가 같은 Windows 10 계열의 Pro나 Home과 다른 가장 큰 기능적 차이점은 윈도 스토어에서만 판매하는, 즉 Windows 10에 탑재되어 있는 윈도 스토어 앱에서 제공하는 어플리케이션만 설치해서 사용할 수 있고 그 외에 다른 설치 프로그램을 통해서 설치해서 사용하는 어플리케이션은 사용할 수 없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한컴의 한컴오피스처럼 윈도 스토어를 통해서 제공하는 것이 아닌 설치 패키지를 이용해서 설치해서 쓰는 어플리케이션은 쓸 수 없다는 것이다. 어도비의 포토샵도 마찬가지다. 윈도 스토어에 등록하여 판매되는 앱들만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 기존 Home, Pro 버전과 다른 가장 큰 차이점이다.
참고로 Windows 10 S에서 윈도 스토어가 아닌 별도의 설치 패키지를 실행하면 도중에 설치가 중단되고 윈도 스토어로 이동하여 비슷한 윈도 앱을 추천한다.
그런데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너무나도 크다. Windows 10 S의 앱 설치 방식은 마치 애플의 iOS 계열 디바이스들이 앱스토어를 통해서 앱을 구매해서 설치한 후 쓰도록 하는 방식과 유사하다. 아니 동일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안드로이드의 경우도 구글 플레이 스토어를 통해서 앱을 구매해서 설치하는 것이 기본이지만 별도로 APK 파일(안드로이드용 설치 파일)을 넣어서 설치해서 쓸 수도 있다. 하지만 아이폰이나 아이패드 등의 iOS 계열 디바이스들은 해킹하지 않는 이상 앱스토어를 통해서만 앱을 설치해서 사용할 수 있다. 그리고 Windows 10 S도 애플의 이런 방식을 그대로 가져와서 데스크탑 OS에 채용해버린 것이다.
앱의 안정성을 MS가 검증하고 보장하겠다?
설치할 수 있는 앱을 통제한다는 것은 여러가지로 단점도 크지만 장점도 많다.
가장 큰 장점은 앱의 안정성을 스토어에서 먼저 검증한다는 것이다. 해당 앱이 문제가 있는 프로그램인지(악성코드나 트로이목마, 바이러스 등과 같은 악성 소프트웨어) 먼저 스토어에서 검증한다. 즉, 스토어에 등록되기 위해서는 심사를 거쳐야 하는데 그 과정에서 문제가 되는 프로그램들은 걸러질테니 안정성을 보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안정성을 보장한다는 것은 그 앱의 보안도 함께 검증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앞서 Windows 10 S의 특징 중 하나인 Secure(보안)는 이것에 해당된다고 보면 된다.
그리고 앞서 윈도 스토어를 통해서만 앱을 설치할 수 있기 때문에 웹브라우저 역시 Windows 10 S에 기본으로 탑재되어 있는 엣지(Edge)를 써야 한다(IE 11이 설치되어 있는지는 모르겠다). 다른 웹브라우저를 사용하지 않고 엣지를 쓰기 때문에 불편할 수 있겠지만, 엣지의 성능도 많이 좋아져서 괜찮을 듯 싶다.
무엇보다도 엣지의 컨테이너 방식으로 인해 엣지가 실행되는 OS 본체와 메모리, 스토리지가 분리되어 있어서 악성코드가 실행된다고 하더라도 엣지의 해당 탭에서만 영향을 끼치고 OS 전체에는 영향을 주지 않는다. 보안적인 측면에서도 나름 안정성을 많이 고려한 구조라는 생각이 든다.
앞서 얘기한 앱의 안정성 검증 및 웹브라우저의 실행환경 분리가 Windows 10 S의 Secure를 확실히 잡고 있다는 것을 MS는 강조하는게 아닌가 싶다.
앱의 업데이트를 지속적으로 관리하겠다?
또 스토어에 등록된 프로그램을 구매해서 설치한 경우, 프로그램 제작사가 해당 프로그램을 업데이트했을 때 업그레이드 버전도 스토어에 등록할 것이다. 그 업데이트 버전을 사용자는 스토어를 통해서 자동으로 이용할 수 있다.
안드로이드의 구글 플레이 스토어나 iOS의 앱스토어에서 구입한 앱은 설정에 따라 다르다. 기본적으로 업데이트가 존재할 때에만 자동적으로 업데이트를 제공한다. 그래서 업데이트된 앱을 지속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Windows 10 S도 윈도 스토어를 통해서 지속적인 어플리케이션 업데이트를 제공하하리라는 생각이 든다. Windows 10 S의 특징인 Streamless가 여기에 속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가벼운만큼 시스템 자원을 앱 실행에?
마지막으로 Superior Performance에 대한 부분이다. 높은 성능이라는 얘기는 그만큼 OS를 가볍게 만들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실행할 수 있는 앱에 제한이 있는데다가 OS 자체를 적어도 Home보다도 가볍게 만들었으니 빠르지 않겠는가?
가볍게 만들었다는 것은 그만큼 OS가 자체적으로 사용하는 기본 시스템 자원을 다른 OS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쓴다는 것이다. 덜 쓴만큼의 자원을 설치된 앱의 실행에, 웹브라우저의 실행에 돌렸으니 그만큼 빠르게 실행된다. 그것은 곧 고성능이라는 결과를 내놓은 것이라고 보여진다.
가벼워진 만큼 OS 자체가 잡아먹는 시스템 자원이 상대적으로 줄어들었다. 그것을 온전히 앱 실행으로 돌렸기 떄문에 자동적으로 성능이 높아졌고, 그것을 그냥 Superior Performance라고 그냥 붙인 듯 싶다.
이렇게 MS가 Windows 10 S에서 강조하고자 했던 3가지의 특징, Streamless, Secure, Superior Performance에 대해서 제공하는 기능에 비춰서 그 의미를 풀어봤다. 내 해석이 틀릴 수도 있다. 그런데 제공하는 기능을 보니 3가지의 특징이 얼추 맞아가는 듯 싶다.
구글 크롬 OS를 노리고 만든 교육용 OS?
교육용으로 확실히 자리잡은 구글 크롬 OS
Windows 10 S가 나오기 전에 루머가 돌았다. MS가 구글의 크롬 OS(Chrome OS)에 대응하는 클라우드용 OS를 만들고 있다는 이야기였다. 알다시피 구글의 크롬 OS는 크롬 웹브라우저를 기반으로 하는 웹앱 실행을 기본으로 하는 OS다.
대부분의 앱을 웹브라우저에서 실행할 수 있는 웹앱 기반의 방식으로 실행한다. 구글 크롬 스토어를 통해서 크롬 웹브라우저의 플러그인, 확장기능 등으로 앱을 설치해서 쓸 수 있기는 한데 대부분이 그냥 구글 앱스 등과 같은 웹 기반의 어플리케이션을 사용한다. 즉, 기본이 웹브라우저에서 실행할 수 있는 웹 서비스를 이용하며, 다양한 확장 프로그램을 설치해서 그것으로 웹브라우저에서 실행할 수 있게 하는 것이 크롬 OS의 특징인 것이다. 그런데 MS도 비슷한 컨셉의 OS를 만들고 있다는 소문이 있었다.
그 후 나온 것이 Windows 10 S이다. 소문처럼 클라우드 전용 OS는 아니지만, 윈도 스토어를 통한 앱 구매 및 설치가 가능하다는 점이 크롬 OS 정도까지는 아니어도 비슷하게 구현되었다는 생각이 든다.
또 크롬 OS는 구글에서 제공하는 구글 드라이브를 기본 클라우드 스토리지로 제공한다. 그래서 인터넷이 제공되는 어느 환경에서도 손쉽게 데이터의 접근을 용이하게 만들었다. Windows 10 S 역시 MS의 클라우드 스토리지 솔루션인 원드라이브(OneDrive)를 기본으로 제공하고, 최대한 활용할 수 있게 함으로 나름대로의 클라우드 OS의 구색을 맞췄다는 것도 크롬 OS와 비슷한 점이 아닐까 싶다.
구글의 크롬 OS를 탑재한 크롬북 시리즈들이 미국에서 상당히 많이 팔렸다. 일단 크롬북 시리즈들이 무척이나 싸고 또 대부분의 PC 실행 환경이 네이티브 앱에서 웹 서비스로 많이 넘어왔다는 것이 크게 작용했다.
우리나라와 달리 미국의 경우 어지간한 작업들은 웹 서비스로 충분히 사용이 가능하다. 구글 드라이브에서 제공하는 오피스 환경으로도 충분히 워드나 스프레드시트, 프리젠테이션 작성이 가능하며, 원드라이브에서 제공하는 오피스 웹버전도 나름 쓸만하다. 또 그래픽 프로그램도 요즘은 웹 기반으로도 많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그리고 업무용이 아닌 일반 집에서 사용하거나 학교 등의 교육용으로 사용하는데 있어서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래서 크롬 OS와 크롬북이 상당히 인기가 있었다. 그래서 크롬 OS, 크롬북 = 교육용이라는 인식이 나름 잘 정착한 듯 싶다.
Windows 10 S의 대상은 교육 시장에서도 수업 시장?
MS도 Windows 10 S를 주로 교육용, 그리고 가정용으로 만든 듯 싶다. 실제로 WIndows 10 S를 발표했던 자리에서 Chrome OS와의 차이점, 그리고 교육에 대한 내용이 상당히 많이 나왔다고 한다. 즉, Windows 10 S는 크롬 OS와 경쟁하기 위해 나온 OS라고 해도 틀린 얘기가 아니라는 얘기다.
물론 교육용이라고 해도 교육 현장에서 쓰는 버전이 있고 수업용으로 쓰는 버전이 존재할 것이다. 이미 MS는 Windows 교육 프로그램, 라이선스가 따로 존재한다. 그리고 기능 등을 봤을 때 교육 현장에서 쓸 OS는 맞지만 주로 수업용으로만 쓰는 OS가 될 가능성이 크다. 크롬 OS와 그 용도가 거의 동일하다는 얘기다.
참고로 Windows 10 S에는 기본적으로 오피스 365 교육용 버전이 제공된다(이 버전은 사용기간이 무제한이라는 얘기가 있다). 오피스 365 교육용 버전은 기본적으로 워드, 엑셀, 파워포인트를 제공하고, 거기에 원노트까지 포함된 버전이다. 이 버전의 제공은 윈도 스토어밖에 사용하지 못하는 Windows 10 S 사용자들의 불편함을 나름 보상해주는 보상책의 성격이 좀 있는 듯 싶다. 그리고 마인크래프트 에듀케이션 에디션 코드 빌더의 1년 사용권도 제공된다. 앞서 얘기했지만 교육 시장을 노리고 있는 버전이라는 생각이 딱 드는 부분이다.
판매 형식은 구글의 크롬북 형식으로?
재미난 것은 MS가 Windows 10 S를 별도로 판매할 생각은 없다는 것이다. 가격에 대한 얘기를 찾을 수 없었다. 하지만 저가형 노트북(20만원 전후의)에는 Windows 10 S를 탑재하여 마치 크롬북처럼 쓸 수 있게 판매하려는 방식을 취하는 듯 싶다.
후지쯔, 델, Asus, 도시바, HP 등의 PC 생산업체들이 Windows 10 S를 탑재한 20만원 전후의 노트북을 내놓으려 준비하고 있다고 하는데, MS는 다른 업체들에게도 Windows 10 S를 탑재한 윈도 노트북(아마도 Windows Book이라는 이름으로 나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을 지속적으로 내놓으려고 협상하지 않을까 한다.
뭐 이번 Windows 10 S 발표 때 함께 발표한 서피스 랩탑에 Windows 10 S가 탑재된 것은 좀 에러라는 생각도 들지만서도(서피스 랩탑에 대해서는 다음에 정리해서 포스팅하려고 한다).
앱 설치 환경의 제한, 그리고 윈도 스토어를 통한 수익 창출?
대략적으로 Windows 10 S에 대해서 이것저것 얘기를 풀어봤다. 앱의 실행환경을 제한하고 통제함으로 OS의 안정성과 보안성, 그리고 성능을 확보했다. 그리고 그것을 소비자들에게 어필하고 있다.
그런데 이것을 보면서 드는 내 개인적인 생각은, MS가 정말로 바라는 Windows OS 형태가 Home, Pro 등과 같은 범용이 아닌 이렇게 통제된 환경이 아닐까, 그리고 윈도 스토어를 통해서 구매하게 함으로 애플의 앱스토어를 통한 에코시스템 구축을 그대로 가져오려고 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것이다.
애플은 앱스토어를 통해 앱 판매 수익도 챙기지만 에코시스템 구축을 통해 스마트 디바이스 환경의 방향성도 함께 가져갔고,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앱들을 전진배치 시킴으로 나름대로의 환경 제어도 진행했다. MS도 그것을 노리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자기들이 에코시스템의 메인이 되어 통제하고 거기서 수익을 얻으려 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윈도 스토어를 통한 앱 설치, 실행이 의미하는 것이 바로 그게 아닐까?
이제 그 대상이 모바일에서 데스크탑으로 확장되는 것이다. Windows 10 S의 데스크탑 환경과 Windows Phone 환경이 본격적으로 통합되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충분히 생각할 수 있는 시나리오가 아닌가 싶다.
Windows 10 S에 대해서는 아래의 영상을 통해 살펴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