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번째 별에서는 한 프리랜서가 에어컨도 틀지 않고 일하고 있었다. 그 별은 어찌나 더운지 어린왕자의 발바닥이 노르망디식 족발요리가 될 지경이었다.
“안녕하세요?” 어린 왕자가 말했다. “토렌트가 다운로드를 마쳤네요. 왜 에어컨을 켜지 않는 거죠?”
“전력난을 해결하기 위해 난 정부가 시키는 대로 해야 해. 먼저 에어컨을 끄고 더워도 참아가며 일을 하는 거야.”
“에어컨을 끄면 어떻게 되나요?”
“그럼 전기세만큼의 돈을 아낄 수 있고 그 돈을 종자돈 삼아 펀드를 해.”
‘이 사람도 이치를 따지는 식이 그 주정뱅이와 비슷하구나.’ 어린 왕자는 속으로 생각했다.
“펀드를 하면 어떻게 되지요?”
“그래서 목돈이 모이면 조그만 오피스텔이나 원룸 건물을 사. 그 건물을 담보 잡아 건물을 하나 둘 늘려가면 난 엄청난 부자가 될 거야!”
어린왕자는 그래도 시원치가 않았다.
“그렇게 되는데 얼마나 걸려요?”
“응? 너 아직 거기 있었니? 한 20년 쯤 걸릴 거야”
“20년이 지나 부자가 되면 어떻게 되는데요?”
“그렇게 되면 난 한여름에도 에어컨을 틀어놓고 일할 수 있게 되지.”
어린왕자는 되뇌었다.
‘미친새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