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일자리를 구하는 사람들이 추구하는 가치가 달라지고 있다. 예전에는 조금 힘들어도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일자리를 선호했지만 요즘은 돈은 조금 벌더라도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일자리를 찾는다. 한국에서 늘 많은 관심을 받는 공무원 시험 또한 후자의 직업에 해당해 큰 주목을 받는다.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퍼지는 ‘내 삶을 위한 직장’은 기성세대와 갈등을 빚기도 한다. 일부 기성세대가 ‘요즘 젊은 놈들은 배가 불렀어. 나 때는 얼마나 고생하면서 일했는데, 그 정도도 못 버터서 어떻게 살아?’라는 날 선 비판이 나오는 이유가 그렇다. 기성세대는 질보다 먹고 사는 게 중요했다.
오늘날 우리가 사는 시대는 그때와 다르다. 웬만한 일을 하더라도 굶어 죽을 염려가 없다. 오히려 질이 낮은 일을 하다가 스트레스에 시달리다 과로사를 하거나 산업재해로 사망할 확률이 훨씬 높다. 이미 통계학적으로 증명된 이 사실은 오늘날 우리가 질 좋은 일자리를 선호하는 경향이 짙게 했다.
얼마 전에 이케아 한국 지점에 취업하기 위한 열풍이 불고 있다는 기사를 접했다. 이케아는 직원들의 복지를 신경 쓰는 기업으로 유명하다. 초기 한국에 이케아가 들어왔을 때 많은 사람이 복지를 기대하며 이케아에 지원했다. 하지만 막상 이케아는 한국 사람의 기대와 살짝 달랐다.
한국 사람들은 안정된 일자리와 높은 임금과 복지를 원했지만 이케아는 한국 사람들이 전형적으로 원하는 스타일과 달랐다. ‘계속할 수 있는 직장’일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풀타임 정규직과 시간제, 단기 계약직 등으로 구성되어 취업자들을 맞이했다.
2014년 당시에는 이런 모습을 비판하는 기사가 조금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사람들은 오히려 이케아가 추구하는 비전이 더 이상적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한국 사람이 일단 ‘정규직’이라는 이름표를 원한 이유는 한국 사회에서는 ‘정규직’과 ‘시간제’의 임금 격차와 차별이 컸기 때문이다.
이케아는 애초에 정규직이라는 개념이 없고, 풀타임과 시간제를 통해서 유연하게 기업을 운영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었다. 더욱이 이케아는 어떤 고용 방식으로 계약하더라도 임금과 복지제도에 있어 차별을 두지 않았다. 누구나 공정한 시스템에 따라 기업이 운영하는 혜택을 얻을 수 있다.
이뿐 아니다. 이케아는 한국의 중소기업이나 대기업과 달리 월차를 내기가 비교적 자유롭고, 시간선택제 근무를 통해 유연한 근무가 가능하다. 즉 임금이 많지 않더라도 삶의 질을 보장하며, 블랙 기업에 가까운 한국의 일자리와 선을 달리했다. 그러니 인기가 있을 수밖에 없다!
이케아는 2019년 즈음 동부산에도 지점을 낼 계획이라는 소식을 들었다. 내가 대학을 졸업하는 때도 2019년 정도다. 만약 그때도 지금 추구하는 삶의 방식이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면 이케아에 지원 서류를 내 볼 생각이다. 이케아 한국 지점은 그 정도의 매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이케아에 합격한다는 확신과 보장은 없다. 하지만 적어도 인서울을 외치면서 고달프게 사는 것보다 훨씬 나은 선택지가 될 것은 분명하다. 한국의 젊은 세대가 삶의 질을 찾아서 일본, 호주, 캐나다, 독일 등으로 떠나는 이유와 함께 이케아에 취업하고자 하는 이유는 분명 비슷하지 않을까?
5월 조기 대선을 맞아 많은 대선 후보가 일자리 공약을 내걸었다. 어떤 바보 같은 후보는 ‘우리 청년이 불행한 이유는 일자리가 없어서가 아니라 꿈이 없기 때문’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정말 길을 지나가던 개가 배를 부여잡고 웃을 소리다. 그 후보를 비롯한 모든 후보가 오늘을 똑바로 보았으면 한다.
모든 일자리를 정규직으로 하자는 주장은 노동 시장의 균형을 해치는 주장일 뿐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말한 ‘시간제 일자리도 좋은 일자리다.’라는 말이 현실이 되기 위해서는 이케아처럼 계약에 따라 차별을 두지 않는 기업의 비전이 필요하다. 정규직을 고집하는 ‘진짜 이유’를 한번 생각해보길 바란다.
왜 사람들은 임금이 적어도 이케아에 몰릴까. 한국의 블랙 기업과 너무나 다른 삶의 질을 먼저 생각하는 이케아의 정책, 이는 앞으로 우리 한국 노동 시장이 추구해야 하는 스타일이 아닐까 싶다. 지금 당신은 이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가?
출처: 노지의 소박한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