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케틀벨 수련과 관련된 생각을 적어봅니다. 최근 반복적으로 마주한 문제와 제가 경험하고 배운바를 연결하여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우리가 케틀벨을 사용하든 바벨을 사용하든 혹은 내 몸을 쓰든 열심히 땀흘리며 운동하고 심신을 단련하는 이유는 무얼까요?
- 강해지기 위해서
- 건강해지기 위해서.
- 스트레스를 해소 하기 위해서.
- 재미를 위해서.
결국엔 시간과 에너지를 투자하는 것이 더 나은 삶을 사는데 도움이 된다고 알고 있으며 믿고 있기 때문이겠죠. 그런데 삶의 가장 원초적인 시작점은 무엇일까요? 삶은 곧 살아있다는 데서 시작하며 살아있는 인간은 ‘숨을 쉽니다’.
네, 숨쉬기. 하지 않으면 당장 꼴까닥하지만 모두가 신경쓰지 않고 무시하는 그 것. 숨쉬기 즉, 호흡입니다. 오늘은 이 호흡을 케틀벨 스윙과 함께 연결하여 생각해보겠습니다.
강한 힘을 내기 위한 호흡을 생각해보고 또 이렇게 블로그에 적어보게 된 계기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저의 실수. 예전에 1만 스윙 프로그램을 할 때였습니다. 2주차부터였나.. 케틀벨 스윙을 하는데 백스윙을 할 때마다 머리가 너무 아프더군요. 목도 뻐근하고..아무리 점검하고 살펴보아도 이유를 마땅히 모르겠었습니다. 그래서 스윙하는 영상을 찍어보고 가만히 보는데 무언가 비어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날카롭고 빠르나 강하고 안정적으로 보이지는 않았습니다.
두 번째. 케틀벨 스윙에 막 익숙해진 회원님들을 보며. 첫 번째 예시에서 제가 했던 실수는 제가 도와드리고 있는 분들의 케틀벨 스윙에서도 발견되었습니다.힙드라이브도 쓰고 탑 포지션도 적절한 거 같은데… 무언가 급하고 안정감이 떨어지는 것이었습니다. 탑 포지션에서 하드 스타일 케틀벨 스윙에 적합한 강한 파워 호흡도 멋지게 해내는데 말이죠.
공통으로 발견한 문제는 ‘흡기’ 였습니다.
들이쉬는 숨
의외의 부분일 수 있는데 생각보다 많은 것을 바꾸는 부분이기도 합니다.왜 그런지 한번 찬찬히 생각을 나누어보겠습니다. 어느 정도 케틀벨 스윙에 익숙한 분이라면 케틀벨 스윙은 데드리프트와 동일한 ‘힙힌지’ 패턴임을 아실 겁니다.
그리고 강한 케틀벨 스윙, 힙 드라이브를 만들기 위해서는 백스윙이 깊고 정확하게 들어가야 한다는 점도요. 그런데 막상 케틀벨 스윙을 시작해보면 이 백스윙이 점점 얕아집니다. 지치고 힘이 빠져서 일수도 있겠죠. 하지만 나의 연습 무게에서도 반복해서 나타나는 문제라면 다른 면도 살펴봐야 합니다. 그저 더 고관절을 접으라는 큐만 반복할 수도 없으니까요.
백스윙의 타이밍과 깊이는 케틀벨 스윙의 ‘템포’를 만들어냅니다. 좋은 케틀벨 스윙은 인체의 후면을 최대로 활용하게 되는데, 정말 잘 접히고 강하게 펴집니다. 잘 접는다는 것은 그만큼 상체가 앞으로 숙여진다는 것이겠죠. 여기서 우리는 ‘흡기’의 중요성에 대해 주목해야 합니다.
FMS에서도, GFM에서도, 스트롱퍼스트에서도 이 횡격막 호흡은 처음부터 강조됩니다. 왜냐하면 횡격막 호흡을 통해 복강내압이 형성되고 체간을 안정화시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체간을 안정화시킬 수 있다, 특히 언제? 주로 ‘네거티브’ 구간에서 그렇습니다. 케틀벨을 내릴 때, 바벨을 내릴 때. 데드리프트에서는 바벨을 내릴 때, 스쿼트에서는 앉을 때. 그렇다면 케틀벨 스윙에서는? 백 스윙하는 그 모든 시간 동안 복강내압이 더 필요합니다. 케틀벨이 내 몸을 냅다 잡아 당기며 내려갈 테니까요.
강한 힙드라이브를 위해서도 적절한 호흡을 통해 형성된 복강내압은 중요합니다. 왜냐면 케틀벨 스윙의 시작도 결국은 백스윙이기 때문입니다.
케틀벨을 일단 다리 사이 뒤로 던져야 우리는 앞으로 쏘아 올릴 수 있습니다. 그럼 처음 뒤로 던질 때부터 몸이 딸려가지 않고 견고하게 버티고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적절한 호흡 패턴을 유지하지 못하거나 지나치게 지친 상태에서 케틀벨 스윙을 수행하게 되면 이게 마음처럼 잘 안 됩니다.
숨을 헐떡이며 어깨를 들썩이게 되고 체간의 안정성을 확보하기 어렵습니다. 1만 스윙을 할 때의 저는 숨이 가빠지면서 흡기가 얕아지고 목과 어깨가 흡기에 계속 활용되고 있었습니다. 세게 던지고 강하게 일어날 생각만 하느라 시작부터 승모근은 이미 준비가 되어있었죠.
5개~ 10개를 할 때는 몰랐는데, 이게 반복 수가 더해지자 조금씩 쌓였던 게 터지기 시작하는 것이었습니다. ‘한 개씩 10세트의 스윙을 하듯 10회의 스윙을 해라’ 는 말을 그때야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지치고 호흡을 조절할 수 없다면 좋은 스윙이 나올 수 없겠죠.
그 후부터 시간에 연연하지 않고 호흡이 준비되면 다시 프로그램을 이어갔는데 두통도 전혀 없고 오히려 마지막 세트의 초고반복 스윙에서도 멈추지 않고 알 수 있었습니다. 1만 스윙 프로그램도 무사히 완료했고요. 그렇게 1만 스윙 프로그램을 완료했을 때 당시 동료 선생님께서 해준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선생님 전보다 케틀벨 스윙이 정말 편해보입니다. 전에는 뭔가 날카롭기만 했는데..”
케틀벨 스윙이 익숙하긴 한데 여전히 어려워하시는 분들도 비슷한 문제가 있습니다. 강하고 빠른 호기만큼 흡기가 강하고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흡기가 짧고 얕으면 백스윙을 깊게 하기 어렵습니다. 케틀벨 스윙의 템포가 짧아지고 ‘탁탁탁탁탁’ 튕기듯 한 동작이 반복됩니다. 당연히 더 빨리 지칩니다. 무게는 더 버겁겠지요.
따라서 동작이 호흡을 리드하는 게 아니라 호흡이 동작을 리드하는 연습을 하는 것을 권장합니다. 회원님들에게도 늘 ‘호흡 소리가 안 들립니다’라고 외치죠. 내쉬는 호흡이 강한 만큼 들이쉬는 호흡도 강하고 깊어야 합니다. 들어오는 것이 있어야 내보내겠지요? 아무리 마력이 좋은 자동차라도 기름을 넣어야 달릴 수 있듯이 말이죠.
강한 파워 호흡으로 호흡을 쏘아낸 후에는 케틀벨을 뒤로 던지는 내내 강한 흡기를 이어가야 합니다. 마치 내 복부에 에어백 혹은 에어펌프를 충전하듯 말이죠. 이왕이면 케틀벨이 떨어지는 속도에 따르는 급속 충전으로!! 회원님들에게는 이해하기 쉽게 이런 비유를 듭니다.
“영화에서 마약을 코로 흡입하듯이 강하게 코로 숨을 들이마시세요!!”
흡기가 좋아지는 만큼 자연스럽게 백스윙의 깊이와 케틀벨 스윙의 템포에 여유가 생기는 것을 자주 볼 수 있었습니다. 하드 스타일 케틀벨 스윙을 하는 모습을 보면 ‘츱!’하는 강한 파워 호흡에만 주목하여 흡기를 간과하는데 이를 함께 인지하고 사용함으로써 더 좋은 움직임을 만들어가는 것이죠.
이 때문에 트레이닝 초기에 호흡 패턴을 확인하고 횡격막을 사용하여 복식 호흡을 하도록 연습을 하는 것이지요. 그리고 부하가 있을 때 이를 유지하며 버티는 연습을 하고, 그다음 강한 근력과 파워를 위해 호흡을 활용하는 단계로 이행합니다.
이렇게 보면 목적과 세세한 용법은 다를지라도 호흡으로 동작을 리드하고 운용함은 무술이나 케틀벨 수련, 파워리프팅, 요가 등이 일맥 한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지금 케틀벨 스윙에 여유가 없고 그저 급하기만 하다면, 그리고 내가 가진 힘이 모두 발현되지 않는 것 같다면. 케틀벨 스윙할 때 호흡이 어떻게 되고 있는지 한번 살펴보면 어떨까요?
“지금 잘 숨쉬고 있나요?”
최고의 시범은 아니지만, 케틀벨 스윙 시의 호흡을 살펴볼 만한 제 영상을 올려봅니다. 48킬로그람 케틀벨을 사용하지만 24킬로그람과 그 템포가 크게 다르지 않고 계속 호흡을 유지함에 주목해주세요. 파워투유!!
원문: 이우제 트레이너의 블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