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신료의 가치를 생각한다는 공영방송 KBS는 최근 많은 언론들이 하고 있는 ‘후보 검증’에 나서고 있습니다.
안철수 후보에 대해 안랩을 떠나면서 그 어떤 이익도 받지 않겠다고 약속했지만 지금도 안랩 직원이 동원되고 있는 점을 지적하였고,문재인 후보의 차례가 되었을 때, KBS는 다음과 같은 의혹을 제기하였습니다. 검증이라는 이름으로.
<KBS가 보도한 문재인 후보의 가구 헐값 매입 의혹>
- 2006년 부산에 고급아파트 모델하우스가 들어서고 내부에 1,100만원짜리 소파, 680만원짜리 식탁 테이블 등 고가의 가구가 디스플레이되었음
- 3년 후인 2009년 모델하우스를 철거 하면서 전시 되었던 가구들을 건설업자인 박 모씨가 2억원이 넘는 돈으로 구입
- 박 모씨가 사들인 가구 중 15여점이 문재인 후보의 부인인 김정숙 씨에게 넘어감
- 15여점의 고가 가구를 1,000만원에 매입
- 김정숙 씨가 박 모씨에게 받을 돈이 2,500만원 있었고, 여기에 1,000만원을 더해 가구의 가격은 총 3,500만원. 3,500만원이 헐값?
- 문재인 후보가 당시 비서실장일 때 재산신고 내역에 박 모씨에게 받을 돈 2,500만원은 왜 누락?
KBS가 여기에서 문제를 삼을 수 있는 것은 재산 신고 내역의 누락 이유와 고가의 가구를 ‘헐값’에 매입할 수 있었던 데에 문재인 후보의 파워 때문이 아니냐는 점입니다.
건설업자 박 모씨가 개인적 이익을 위해서 일종의 뇌물 형태로 문재인 후보의 부인에게 가구를 헐값에 팔았다면 이것은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KBS의 의혹에 대해서 문재인 후보는 다음과 같이 해명하였습니다.
<KBS 보도에 대한 문재인 후보의 해명>
- 건설업자 박 모씨와 문재인 후보의 부인 김정숙 씨는 오랜 지인 관계
- 김정숙 씨는 과거 2,500만원을 박 모씨에게 빌려줬고 이 돈을 돈으로 받은 것이 아니라 2008년 2월 양산 집을 살 때 수리비용으로 충당 / 받을 돈을 가구로 돌려받은 것이 아님
- 빌려준 돈과 가구 구입비는 아무런 상관이 없음. 단지 1,000만원으로 산 것일 뿐
- 재산신고 내역에 이 부분이 빠진 것은 집 수리 비용으로 빌려준 돈을 대체하기로 해서 신고에서 빠짐
결론적으로 김정숙 씨가 모델하우스에 전시되었던 3년이 넘은 중고 가구를 1,000만원 주고 구매한 것.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닙니다. 그러나 KBS는 다른 의도가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문재인 후보가 고가의 물품을 주로 사용한다는 식으로 프레임을 만들어서 서민과는 거리가 멀다는 식으로 분위기를 만드는 것입니다. 이는 지난 대선에서도 불거진 문제입니다.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 후보는 TV 광고를 하면서 정말 어이없는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문재인 후보가 앉아 있던 소파가 엄청 비싼 소파이고, 쓰고 있는 안경도 엄청 비싼 안경이었다는 것이 부각되면서 문 후보가 서민층을 대변한다는 말은 허상이라는 식으로 비판받은 것입니다. 어처구니없는 논란으로 인해서 문 후보의 부인인 김정숙 씨는 하지 않아도 될 해명을 해야했습니다.
아울러 당시 새누리당은 문재인 후보의 양말이 럭셔리 브랜드의 것이라고도 공격을 했는데 실제로는 남대문 시장에서 구입한 것이었습니다. 문재인 후보가 아르마니 양말을 신어도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고, 저는 오히려 양말보다 낡은 구두가 더 눈에 들어왔습니다.
얼마나 오랫동안 신었으면 많은 부분이 헤졌을까요?라코스테를 좋아하는 저도 가끔씩 라코스테의 8,000원이 넘는 양말을 신곤 합니다. 차라리 짝퉁을 신고다닌다고 네거티브를 할 것이지…
정치적 이념이 진보라고 해서 가난할 필요는 없습니다. 우리나라는 과거 민주주의 운동의 역사 때문인지 ‘진보는 가난하고 보수는 부자다’라는 식의 이론이 퍼져 있습니다.
평생을 변호사로 지냈고 참여정부에서 비서실장과 수석을 지낸 인물이 좋은 소파와 좋은 안경도 못 써야 할까요? 당시의 일이 논란이 되려면 문재인 후보의 재산이 1억 원 미만이거나 자신은 무소유의 삶을 살아왔다는 식으로 대중들에게 알려왔어야만 합니다. 지난해 신고 재산이 15억 정도 있는 사람이 소파나 안경도 좋은 것을 못 쓰는 현실. 이걸 가지고 공격하는 저질스러운 행태.
이번 KBS의 보도가 악의적인 것은 이 기사를 통해서 교묘하게 과거 2012년 대선 논란을 떠오르게 만들었다는 점입니다. 이게 ‘후보 검증’이라는 이름으로 유일하게 수신료를 받는 KBS가 할 일일까요?
저는 오히려 3년이나 지난 중고가구를 사는 김정숙 씨의 모습에서 놀라움을 느낍니다. 충분히 새 가구를 살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사람이 앉거나 만진 가구임에도 불구하고 그 가구를 들였기 때문입니다.
보미 자신도 개인적으로 중고물품을 절대로 사지 않습니다. 이런 저도 그런데 부자 혹은 부자의식으로 가득한 사람이 3년이나 지난 중고가구를 구입할까요?
지인을 통해서 가구를 구입한 것이 아니라 직접 모델하우스 가구를 구입했어도 알뜰함은 돋보입니다. 분양이 끝난 후 모델하우스에서 사용한 가구나 물품 등은 폐기하거나 중고업자에게 헐값으로 넘기게 됩니다. 이 물건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업체도 있구요. 일종의 전시상품 전문 업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알뜰 소비자들은 이 상품들을 노립니다. 약간의 흠집이 발견될 수 있으나 새것과 다름없는 제품을 엄청 저렴한 가격에 살 수 있기 때문입니다. KBS는 검증이라는 이름으로 문재인 후보를 비판하려고 했으나 오히려 ‘알뜰함’이라는 미담만 더 두드러진 모습입니다.
도덕성이나 범법 등 검증하고 비판할 것이 없으니 집 안에 있는 가구를 가지고 비판하는 KBS. 처마 게이트, 소파 게이트, 안경 게이트, 이젠 가구 게이트입니다.
원문: 뻔뻔한 지성들의 르네상스&비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