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스 앤 더 시티(Sex and the City) 시즌 5의 2번째 에피소드 ‘Unoriginal Sin’에서는 자기 계발 세미나에 참석한 여주인공 샬롯이 모르는 사람들 사이에 서서 진정한 사랑을 찾고 있다고 말하는 장면이 있습니다. 길을 잃은 것 같은 기분이라고, 진짜 사랑을 찾았다고 생각했는데 모든 것이 부서져 버렸다고 고백합니다. 세미나를 이끌던 코치는 샬롯이 정신적으로, 육신적으로 사랑을 찾아 나서지 못한 것이 아니냐며 지적합니다. 당황한 샬롯 옆에 앉아있던 캐리는 마이크를 빼앗아 들고는 말합니다.
“이봐요, 날 믿어요. 샬롯은 정말 노력하고 있다고요.”
코치의 지적에 실망한 샬롯과 캐리처럼 저 또한 자기계발 서적이나 세미나에 냉소적인 편이었습니다. 미디어에서 접한 자기계발 산업은 도움이 필요해서 손을 내민 자들에게 당신의 노력이 충분치 않으니 더 노력하라는 꾸짖음으로만 보였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자기 계발이 전 세계에서 환영받고 관심받는 분야라는 건 부정할 수가 없습니다. 2013년 통계에 따르면 미국에서만 한해 110억 달러의 가치를 지닌 산업이라고 합니다. 세상 누구도 인생에 답을 줄 수 없다지만 꽤 많은 사람이 작은 조언 하나쯤은 듣고자 하는 희망의 끈을 잡고 있기 때문 아닐까요?
매일 여러 웹사이트에서 마음을 자극하고 눈길을 빼앗는 자기계발 형식의 기사들이 엄청나게 쏟아지는 갈 봅니다. 가까운 도서관이나 서점을 가도 자기 계발 구간에는 항시 많은 사람이 다양한 포즈로 자리를 잡고 공간에 머물며 책들을 뒤적거리곤 하지요. 소설이나 에세이, 영화 등을 보며 나를 비춰보고 내가 인생에서 원하는 게 무엇인지 생각할 시간도 부족한데 무슨 자기계발 서적이며 자기계발 비디오라는 건지… 이해할 수도 없고, 이해하고 싶지도 않았습니다. 최근 수지 무어(Susie Moore)라는 라이프 코치의 글을 읽기 전까지는요.
그녀의 기사 ‘100%의 규칙: 나의 인생을 바꾼 심플한 조언 하나(The 100-Percent Rule: The Simple Advice That Changed My Life SHARE)’가 자기계발 산업에 대한 저의 비뚤어진 의견을 조금은 긍정적으로 바꾸어 주었습니다. 꽤 흥미롭고 재미있게 읽은 이 글을 이번 기회에 소개하고자 합니다. 자기 계발 책을 한 번도 본 적 없고 앞으로도 볼 계획 없는 분이라면 더욱 추천합니다. 생각이 안 바뀌셔도 좋습니다. 하지만 ‘이런 분야도 있구나’ 하고 알아두는 건 나쁘지 않잖아요?
저에게는 2년 전부터 설탕을 완전히 끊어버린 친구가 하나 있습니다. 우리가 외식할 때면 저는 언제나 디저트를 주문합니다. “한 입 할래?”라고 그녀를 테스트할 때마다 그녀는 “괜찮아!”라고 언제나 쉽고 무심하게 대답합니다. 도넛을 거부하기란 참으로 힘든 일일 텐데요, 그렇지요?
틀렸습니다. 쉽게 말해서, 우리는 각자에게 중요하다고 믿는 것에 ‘전심으로 전념’하지 않음으로 말미암아 너무 쉽게 우리의 시간과 경제와 에너지를 낭비하고 있습니다. 블로그를 본격적으로 시작하려고 한 순간부터 본격적으로 방해를 받아 집중하지 못합니다. 온라인 쇼핑을 끊겠다고 다짐했지만 여전히 옷 쇼핑에 너무 많은 돈을 쓰고 있지요.
좋은 뜻으로 시작된 99%의 노력이 우리를 지치게 하는 것입니다. 결과물은 없는데 에너지만 잡아먹지요. 스트레스는 또 얼마나 많은데요. 실패한 것이 아닌데도 우리는 우리의 인생을 마치 실패한 것처럼 치부하곤 하죠. 사실은 그저 어느 하나에 나의 모든 것을 걸지 못해서 일어난 일인데도요. 무언가에 99%의 노력을 한다는 것은 항상 우리의 가능성이 바로 그 앞에서 멈추어버린다는 뜻입니다. 그것에 우리는 늘 죄책감을 갖게 됩니다.
100%의 규칙
올해 초, 어느 콘퍼런스에 참석했을 때 저는 저의 사업을 통째로 바꿀 문장 하나를 들었습니다. 나중에서야 깨달았지만 이 문장은 나의 인생 전체를 바꾸고도 남을 만큼의 의미를 갖고 있었어요.
99%는 어렵지만 100%는 쉽다.
『성공의 원리』라는 책을 쓴 잭 캔필드가 말한 대로 옮겨보도록 하죠.
99%는 나쁜 X이지만 100%는 미풍과 같다.
이 문장을 충분히 이해하도록 잠시 멈춰볼까요? 몇몇 인물들을 살펴보도록 하죠. 아주 엄격한 채식주의자인 제 여동생, 뉴욕타임스에서 6번이나 베스트셀러로 채택된 책들의 작가이자 저의 이웃, 한 주도 빠짐없이 매주 유튜브에 비디오를 올리는 한 코미디언. 이들의 공통점은 예외도, 휴식도, 핑계도 없다는 것입니다.
어렵지 않냐고요? 시작은 어쩌면 힘들었겠지요. 하지만 이제 제 여동생은 정확히 어떤 음식을 어디서 구매해서 어떻게 요리해야 하는지 잘 알고 있답니다. 제가 말한 이 작가는 영감이 올 때마다 잠깐씩 글을 쓰는 것이 아니라 매일매일 글을 씁니다. 유튜브를 운영 중인 이 코미디언은 늘 새로운 스킬을 배우고 조사하며, 이전보다 더 나은 순서와 방법을 개발합니다.
무언가가 당신을 뒤로 잡아당기고 있다면 아마도 99%의 노력을 너무 긴 시간 지속해온 것이 아닐까 싶네요. 당신이 100% 전념할 방법은 여기에 있습니다.
1. 정확히 무엇에 당신의 100%를 쏟아야 할지 파악하라
글을 쓰고 있나요? 사진 작업을 하나요? 오랜 시간 고민해왔지만 이제는 행동해야 할 아이디어가 있나요? 정말 끊어버려야 할 쇼핑 습관이나, 식습관 혹은 헤어져야 할 사람이 있나요?
인생의 모든 것이 당신의 100%를 필요로 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정말 100%를 쏟아야 할 것들은 당신의 가슴이 알고 있을 테지요. 모든 아이디어에 100% 노력해야 한다는 말이 절대 아닙니다. 당신이 가진 단 한 가지. 그것은 무엇인가요?
2. 그 안에 수고를 부어라
하루에 한 시간씩 일주일에 7일, 글쓰기에 전념해보세요. 어떻게 첫 물건을 팔아야 할지 정확히 찾아내 보세요. 온라인 쇼핑 사이트에서 계정을 지우고, 마시면 안 되는 설탕 가득한 음료수를 다 내다 버리고, 한방에 확실하게 인간관계를 끝내버리세요. 그리고는 절대 뒤돌아보지 마세요.
저에게 100%의 노력을 필요로 했던 건 책 작업을 마무리하는 것이었어요. 2년 동안 99%의 노력만 해온 것이었지요. 이 조언을 듣고 나서는 마침내 책을 끝냈어요. 고작 2달이 걸렸지요. 쉽지는 않았지만, 지하철에서, 휴가지에서, 요리할 때나 친구들과 여가를 즐길 때마다 책에 대해 생각만 하는 것보다는 쉬웠어요. 이젠 정말 책을 완성했던 것이지요.
99%는 더욱 어려워요. 매일 나를 짓누르죠. 실제로 프로젝트를 마무리하는 것보다 훨씬 고되요. 결정을 내려야 한다는 엄청난 피로가 나를 조금씩 죽여가는 것만 같았어요.
글을 쓸까 아니면 외출을 할까?
글을 쓸까 아니면 장을 보러 가야 할까?
글을 쓸까 아니면 친구에게 전화할까?
100%를 다짐했을 때 더 이상 결정을 내리지 않아도 되었어요. “글을 쓰거나 아니면 죽자”라는 마음이었으니까요.
3. (다시 또다시) 반복하라
우리가 가진 가능성으로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갈 때 경험하는 기쁨이야말로 진정한 행복입니다. 이 조언이 아름다운 이유는 100%의 규칙을 적용했을 때 무언가를 드디어 완성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나의 프로젝트는 마무리되고, 하나의 의도는 습관이 되고, 하나의 목표는 달성됩니다.
이후에 우리는 정신적 여유가 생기고 곧 인생의 다음 우선순위를 찾게 됩니다. 지금 것 우리를 억눌러 왔던, 반쯤만 완성되어 있던 프로젝트들에 대한 죄책감에서 벗어났기 때문이지요. 우리가 100%를 부었을 때, 다른 중요하지 않은 일들이 우리의 시야에서 벗어나게 되기도 합니다. 이미 꽤 멋진 규칙인데 거기다가 더 멋진 특전까지 따라오네요.
왜 누군가는 성공하고 다른 누군가는 성공하지 못하는 걸까요? 성공하는 사람들은 무언가에 완전히 집중하기 때문입니다. 당신이 아는 사람 중에 혼자의 힘으로 사업을 일으켜 부를 축적해온 사람이 있다면 당신은 알고 있을 겁니다. 그들이 가진 투자전략은 결코 반토막짜리가 아니라는 것을요.
누군가가 베스트셀러 책을 쓴 후에 또다시 베스트셀러 책을 썼다면 자리에 앉아 가끔씩 필 받을 때만 깔짝깔짝 연필을 움직인 게 절대 아니란 것도 잘 아실 겁니다. 많은 구독자에게 사랑을 받는 유튜브 스타를 알고 있다면 그 또한 새롭고 독특한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왔다는 것을 인정할 수밖에 없으시겠죠.
우리는 그것을 약속(Commitment)이라고 합니다.
이 글이 제 마음에 와닿았던 이유는 작가의 글솜씨 때문만은 아니었습니다. 이 글을 처음 발견했을 당시 저 또한 ‘지속적으로 글을 써보자’라고 결심했기 때문입니다. 무한도전에 나왔던 미생의 윤태호 작가도 ‘직업이라는 타이틀보다 무엇을 하는 사람인가’라는 질문이 더 중요하다고 하셨지요. 어떤 직업을 갖든 글을 쓰는 ‘내’가 되고 싶다고 마음먹었을 때 이런 기사를 만나게 되고, 하나의 기사뿐일 수도 있는 글 하나가 마음을 관통하기도 합니다.
샬롯처럼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을 만큼 힘이 들고 몸도 마음도 말라버리는 그런 순간이 물론 있습니다. 진짜 노력을 하고 있는데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아 실망이 엄습해 올 때도 있겠지요. 하지만 내가 어떤 상황에 처하든지 어떤 감정에 휩싸이든지 계속하고 싶은 것이 있다는 것. 해야만 하는 것이 있다는 것. 그것에 저는 감사하고 또 감사합니다.
무엇에 당신의 100%를 쏟아부을지는 전적으로 당신에게 달려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지속할 때 생각지도 못했던 기회가 찾아올 것을 저는 믿습니다. 언제나 그래 왔듯 진심으로, 또 전심으로 응원합니다.
원문: Yoona Kim의 브런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