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셀렉트샵 ’29CM’에서 이번 만우절에 재미있는 영상을 하나 공개했습니다. <하트 쇼핑>이라는 신박한 기능을 다룬 영상이었는데요. 내 심박동을 애플워치의 심박 센서가 자동으로 캐치하여 내가 보고 있는 이 상품이 정말로 내가 원하는 상품인지 알려주기도 하고 지나치게 심박동이 올라가면 충동구매로 의심해서 심호흡을 유도하는 등 신체 반응을 활용해 쇼핑 가이드를 해준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실제로 이런 기능이 생겼어?” 라며 신박한 기능에 놀란 사람들은 29CM 홈페이지에 들어가게 되었고, 뒤늦게 ‘페이크 영상’ 임과 동시에 애플워치를 선물로 주는 “깜짝 만우절 이벤트“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구글은 2014년 4월 1일, 구글맵을 통해 전 세계의 포켓몬을 잡는 만우절 이벤트를 선보였습니다. 구글맵 곳곳에 숨어있는 포켓몬을 잡는 게임 같은 이벤트였습니다. 전 세계 유저들은 너도나도 포켓몬을 잡기 위해 구글맵을 뒤지다시피 했죠. 실제로 구글은 포켓몬을 모두 잡는 사람에게 구글 입사 기회를 주는 파격적인 베네핏을 제공하기도 했습니다. 단순한 만우절 이벤트에 그칠 줄 알았던 이 이벤트는 2016년 ‘포켓몬GO’라는 앱으로 실제 출시되어 전 세계적으로 큰 열풍을 불러일으켰습니다.
국내에서는 소셜커머스 업체의 만우절 이벤트가 대표적입니다. 쿠팡, 티켓몬스터 등 다양한 소셜커머스 업체에서 기상천외한 상품을 판매하는 만우절 이벤트를 선보였습니다. 대표적인 예가 티켓몬스터에서 2015년 만우절에 공개한 ‘어벤저스 한정판 패키지’ 입니다. 뉴욕 스타크 타워 분양부터 시작해서 캡틴 아메리카 오리지널 방패 등을 천문학적인 가격에 판매하기도 했었죠. 2014년 만우절에는 달, 화성, 금성, 수성 등으로 여행하는 민간 우주여행 상품을 판매하는 이벤트를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지금까지 저희가 봐왔던 국내외 IT 업체들의 만우절 이벤트는 주로 재미를 토대로 주목을 끄는데 많은 집중을 기울였습니다. ‘가벼운 장난이나 그럴듯한 거짓말로 타인을 속인다’는 만우절 본연의 의미에 충실했던 셈이죠. 소비자 또는 이용자에게 가벼운 장난으로 재미를 주고 기상천외함까지 추가하여 화제성을 불러일으키는 이벤트는 이제 없어지면 ‘섭섭한 이벤트’가 되어 버렸습니다.
하지만 이번 29CM의 <하트 쇼핑> 만우절 이벤트가 지금까지의 만우절 이벤트와 남달랐던 이유는 이 만우절 이벤트에서조차 그들의 브랜드 철학과 미션을 담았다는 것입니다. 29CM는 ‘guide to better choice’ 라는 브랜드 철학과 미션을 가지고 있습니다. 쇼핑하는 당신을 위해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의지죠. 29CM는 이런 브랜드 미션에 따라 일반적인 쇼핑몰과 달리, 브랜드와 상품의 스토리를 알리고 소비자에게 더 나은 선택을 ‘제안’하는 역할을 꾸준히 해왔습니다. 브랜드 PT를 통해서는 의미 있는 브랜드의 스토리를 이용자에게 알리는 역할을 했고, ‘실시간 하트’ ‘실시간 리뷰’ ‘실시간 구매’ 등을 통해서 많은 상품 중에 ‘선택’ 받고 있는 제품들을 알려줌으로써 쇼핑 가이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습니다.
29CM가 만우절 이벤트로 선보인 기능도 자세히 살펴보면 쇼핑 이용자 입장에서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기능들입니다. 심박수가 기존 대비 1.2배에서 1.5배 사이에 작동하게 될 경우 소비자가 정말 원하는 상품이라고 생각하고 알림을 주는 ‘하트잇모드’가 대표적이죠. 신체 반응까지 활용해서라도 소비자가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겠다는 거죠. 내가 모르고 지나칠 수 있는 잠재적인 구매 니즈까지도 29CM가 찾아내어 ‘선택지’로 보여주겠다는 뜻입니다.
‘릴랙스 모드’도 마찬가지입니다. ‘릴랙스 모드’는 심작박동수가 기존 대비 1.5배 이상이 되면 충동구매로 인지하고 심호흡을 유도하는 기능입니다. 상품을 팔아야 수익을 거둘 수 있는 온라인 쇼핑몰의 성격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기능입니다. 오히려 이런 손님을 반가워하고 구매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해야할텐데 말이죠. 하지만 29CM는
충동구매 상품은 이용자가 ‘진짜’ 원하는 상품일까?
물건을 받아보고 후회하는 상품이면 어떡할까?
고민을 이 기능에 담았습니다. 상품 판매를 통한 일시적인 수익보다는 자칫 후회할 수 있는 충동구매는 자제시키면서 29CM에서 구매한 상품은 언제나 만족스러웠음을 이용자가 느낄 수 있도록 배려한 기능입니다. 지금만 생각하는 것이 아니다 더 멀리 바라보며 오랜 시간 동안 이용자 곁에서 쇼핑 가이드 역할을 하고자 하는 의지로 볼 수 있습니다. (더 많은 기능들은 이벤트 페이지에 확인 할 수 있습니다)
이번 캠페인은 29CM가 도달할 수 있는 미래의 모습을 미리 소비자에게 보여준 것도 의미가 있습니다. 세상의 기술은 빠르게 진화하고 있습니다. 이 기술을 어떻게 활용할 지를 놓고 많은 기업들이 사용자 시나리오를 그리고 있죠. 특히나 다른 쇼핑몰과 차별화된 UI/UX 등으로 ‘디지털 미디어’ 역할을 하고 있는 29CM에서도 당연히 이런 고민을 했을 것입니다.
진화하는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서
29CM는 쇼핑 이용자에게
어떤 새로운 경험과 가치를 제공할 수 있을까?
라고 말이죠. 이번 <하트 쇼핑> 영상은 이런 고민에서 나온 29CM의 상상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기술과 브랜드 미션이 만났을 때, 서비스적으로 어떤 기능이 나올 수 있는지를 잘 보여준 이벤트라고 할 수 있습니다.
29CM의 마케팅은 항상 화제를 불러일으켰습니다. 1시간안에 1,000만원을 쓸 수 있는 사람을 모집한 ‘1,000만원의 주인공을 찾습니다’ 이벤트는 비록 한 사람에게 1,000만원을 몰빵(?)하는 이벤트로서 수혜자는 1명에 불과했지만 SNS와 커뮤니티에서 바이럴되면서 화제성을 가져갔었습니다.
이번 29CM의 만우절 이벤트는 여기서 한 차례 더 발전했습니다. 단순히 바이럴이나 이슈 라이징만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브랜드를 위한 전략적인 선택의 일환으로 이벤트를 구성했습니다. “소비자들이 쇼핑하는데 있어서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끝임없이 가이드 해드리겠습니다” 라는 브랜드 미션을 만우절 페이크 이벤트에 반영했습니다. 기상천외한 방법이라도, 소비자의 쇼핑 탐색에 좋은 가이드 역할을 하겠다는 거죠.
일반적인 쇼핑몰과 남다른 행보를 가고 있는 29CM는 만우절 이벤트조차도 ‘남 다르게’ 했습니다. 브랜드 철학과 미션을 담은 캠페인으로도 재미있는 만우절 이벤트를 만들 수 있음을 보여준 셈이죠. 많은 브랜드들이 참고할 만한 만우절 이벤트 레퍼런스로 회자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실제로 29CM에서 언제 ‘하트 쇼핑’ 기능을 사용해볼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 날까지 고객들의 ‘더 나은 선택’을 위해 노력하는 29CM를 기대해봅니다.
cf. > “왜 많은 브랜드들이 29CM와 콜라보하고 싶어할까?” (생각노트, 2016년 6월)
^1] 29CM <하트 쇼핑> 만우절 이벤트 페이지
^2] 29CM – 커머스와 미디어가 만났다 (월간 디자인, 2015년 5월)
원문: 생각노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