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uestion
퇴사를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습니다. 이 회사에서는 더 이상 비전이 없는 것 같아요. 그런데 회사가 너무 바빠서 다른 데 인터뷰할 시간이 없어요. 회사를 먼저 그만두고 시간을 좀 가지면서 천천히 인터뷰를 진행하려고 하는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Answer
절대 안 됩니다. 다시 한번, 절대 안 됩니다. 퇴사보다는 항상 이직이 먼저입니다. 이직할 회사가 결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퇴사하면 큰일 납니다. ‘퇴사 후 이직’이 아닙니다. ‘이직 후 퇴사’입니다. 언제나 이직이 먼저.
그 이유는 자명하지만, 혹시 몰라 말씀드리겠습니다.
1. 직장이 없으면 협상력이 떨어진다
경력직 인터뷰를 할 때 항상 받는 질문이 “현재 연봉은 얼마인가요?”입니다.
저도 인사 부서에 있을 때 경험했는데, 인사팀에서는 경력직을 뽑을 때 대부분의 경우 A. 회사에서 정한 직급별 연봉 레인지에 맞춰 주거나 B. 기존 회사에서 받던 연봉 수준에 맞춰 줍니다. (기존 연봉보다 훨씬 더 많이 주면서 스카우트해오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그래서 현재 연봉이 중요합니다.
그런데 퇴사를 해서 현재 연봉이 0원이라면? 물론 ‘기존에 얼마 받았다’는 식으로 설득해볼 수는 있지만 아무래도 협상력이 떨어집니다.
2. 직장이 없으면 내가 문제가 있는 것처럼 오해받는다
하지만 이것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인사팀에서 다음과 같이 오해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갑자기 직장을 그만둔 걸 보니… 혹시 무슨 비리가 있어서 짤린 것 아냐?
이 사람 얼마나 참을성이 없으면 새로운 직장을 구하기도 전에 회사를 때려치우나?
직장이 없는 걸 보니 그다지 유능한 사람은 아니군. 잘생긴 놈은 여자 친구가 끊이질 않는 법인데.
3. 직장이 없으면 괜히 위축된다
위 두 가지 경우가 모두 아니라고 하더라도 여전히 문제는 있습니다. 직장이 없으면 인터뷰할 때 괜히 위축될 수 있습니다.
혹시 내가 무슨 비리가 있어서 짤린 걸로 오해하는 것 아냐?
혹시 내가 참을성이 없어서 회사를 때려치운 걸로 오해하는 것 아냐?
혹시 내가 무능하다고 오해하는 것 아냐? 잘생긴 놈은 여자 친구가 끊이질 않잖아.
참고로 저는 여자친구가 생긴 후에 동료 여자분들과 말을 더 잘하게 됐습니다. 그 전에는 괜히 찝쩍대는 걸로 오해받을까 봐 조심스러웠는데 아름다운 여자친구(지금의 와이프)가 생긴 뒤로는 그런 걱정을 안 하게 됐거든요.
와이프, 이 글 보나?
Key Takeaways
- 명심할 것은 ‘퇴사 후 이직’이 아닌 ‘이직 후 퇴사’. 언제나 이직이 먼저다.
- 직장이 없으면 협상력이 떨어지거나 내가 문제가 있는 것처럼 오해받는다.
- 둘 다 아니더라도 직장이 없으면 괜히 위축될 수 있기 때문에 언제나 ‘선이직 후퇴사’.
원문: 찰리브라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