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이와 여러 경로로 취업상담을 하면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이 ‘자기소개서’에 대한 부분입니다. 「어떻게 하면 자기소개서를 잘 쓸 수 있을까요?」 또는 「제 자기소개서로 ○○○○ 회사에 입사할 수 있을까요?」 등의 질문이 가장 많습니다. 그리고 대부분 난색을 표하는 공통된 질문이 ‘지원동기’, 즉 ‘우리 회사에 왜 들어오고 싶은가요’입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취업 준비하는 분들은 지원동기 작성이 어렵다고들 합니다. 마치 좋아하는 사람이 왜 좋은지, 어떻게 고백해야 하는지 어려운 것과 같습니다. 혹시 지원하는 회사에 지원하고 싶은 명확한 동기가 없는데도 지원하는 것은 아닐까요? 지원동기를 적지 못하는 이들을 위해 정리해봤습니다.
지원 동기, 그놈 참…
‘이래서 당신은 뽑히지 않았다’에서 취업 준비를 하는 많은 이들에게 제대로 된 취업의 방향을 알려주고, 단순히 ‘취업’이 아니라 자신만의 일을 찾을 수 있는 적절한 방향을 어떻게 찾아야 하는지 제시하고자 했습니다. 하지만 제가 쓴 글처럼 되기 쉽지 않습니다. 그렇게 여유를 갖는 것도 어려운 일이고, 무엇보다 어딘가에 소속되지 않고 계속 떠다니는 상태가 지속되면 점점 불안감에 휩싸이며 마음에 큰 상처를 입게 됩니다.
그렇게 우리는 여기저기서 거절을 당합니다. 자기소개서를 작성하는 게 ‘일’이 되고, 심지어 수십장을 써도 면접까지도 가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서 낙담하게 됩니다. 특히 계속해서 거절당하며 정성 들여 쓴 자기소개서(지원동기)를 가지고 입사 지원 버튼을 누를 때 ‘이번엔 제발 되라…’하던 바람은 여러 번 떨어지면서 어느새 ‘설마 되겠어?’라는 생각으로 변하기도 합니다.
여러 취업 전문가(?)분들이 강조합니다. ‘지원동기’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명확한 지원동기를 가지고 있지 못합니다. 사실 그게 우리의 가장 큰 약점입니다. 지원할 만한 동기가 없는데 취업이라는 보이지 않는 허들을 넘기 위해서 여러 가지 잘못된 형태로 계속 도전만 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매번 넘어지기 일쑤입니다. 그렇게 수없이 거절을 당하면 자책과 후회를 시작합니다.
하지만 이미 때늦은 후회일 뿐입니다. 절대 되돌릴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결국 자신만이 가지고 있는 강점을 최대한 살려야 하는데, 명확한 자기 분석도 되어 있지 않습니다. 다시 제자리걸음입니다. 노트북을 앞에 앉아 지원동기를 적으려고 해도 없던 지원동기가 갑자기 나타날 리 없습니다. 지원동기를 찾기 위해 회사 웹사이트 등 각종 데이터를 접하지만 정작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매우 어렵게만 느껴집니다.
지원동기, 생각보다 어렵지 않아요
지원동기 참 어렵습니다만 생각해보면 오히려 간단합니다. 가장 좋은 방향은 남들이 인정할 만한 객관적인 내용의 ‘지원동기’가 있다고 판단이 드는 기업에만 지원하는 것입니다. 물론 그러기 위해서는 기업을 다각도의 관점으로 해석한 나만의 데이터가 있어야 하고 그 데이터를 통해 얻은 내 정보를 말미암아 적절한 판단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지원할지 말지, 지원한다면 어떤 부분이 마음에 든다고 해야 할지, 이를 내적 동기와 외적 동기로 분리해서 내 생각을 온전히 표현할 수 있어야만 지원동기를 쓸 수 있습니다.
지원동기는 연애편지와 같습니다. 입사하려는 자(고백하려는 자) vs. 아무나 안 받으려는 자(철벽 치려는 자)들의 보이지 않는 전쟁이 곧 채용과 입사지원입니다. 과연 어떻게 하면 그 ‘아무나’가 안될 수 있을까요? ‘지원동기’에 초점을 두고 이야기를 하면 답은 간단합니다. 지원자는 자신을 다른 이들에 비해 매력적으로 보이기 위해 자기 자신을 ‘부풀려서’ 쓰고, 채용 담당자는 이렇게 부풀려 쓴 사람들부터 골라내기 시작합니다.
결국 내가 주로 사용하지 않는 언어를 선택해서 글을 쓰게 되고 그게 억지 논리와 구성으로 번져 글 자체가 어색해지기에 이릅니다. 이는 애초에 없던 지원동기를 ‘지어내어 썼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만약 굳이 지어내지 않아도 될 정도로 뚜렷한 ‘동기’가 있으면 힘들이지 않고 말이건 글이건 술술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쓴 글은 당연히 유려하게 흐르고,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상상하게 만듭니다.
지원동기는 좋아하는 것과 좋아 보이는 것의 구별로부터
보통 무언가를 선택할 때 가장 먼저 하는 생각이 ‘좋아하는가‘에 대한 기준입니다. 좋아하는 정도에 따라 직접 선택하거나 직접 경험할 것인지 결정하기 마련입니다. 여기서 모호한 기준이 ‘좋아하는 것‘과 ‘좋아 보이는 것’의 구별입니다. 모든 분야는 아니지만 자기 고집이 있는 사람은 이 기준에 자신만의 경계가 있습니다.
일하게 될 회사를 고를 때와 이직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단순히 한두 가지 기준에 맞추기 어렵습니다. 다각도로 분석하고 결과에 따라 남에게 기대지 않은 내 주관에 적합한 결정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1. 기업분석: 타인이 인정할 만한 논리에 입각한 객관적 분석
기업이 가진 산업 내의 비즈니스 정체성, 경쟁사와 차별화된 포인트, 직원과 고객을 대하는 태도 등 겉으로 드러날 수 있는 여러 부분에 관한 나만의 생각을 명확하게 정리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렇게 해서 자신이 정말로 마음에 드는 부분을 찾고, 이를 종합한 결과로 지원 여부를 결정할 수 있어야 합니다.
2. 분석 내용 정리: 내적 동기와 외적 동기로 구분해 입사 지원 여부를 결정
지원하기로 결정했다면 지원동기를 나로부터 오는 ‘좋아하는 것'(직접경험의 총합)과 기업으로부터 오는 ‘좋아보이는 것'(간접 경험의 요체)으로 구분해서 정리해야 합니다. 이때 무조건 우기고 떼쓰기보다는 객관적 사실에 근거해 자신만의 논리를 펼쳐야 합니다. “○○○○○ 부분이 경쟁사에 비해 뛰어나지만, 좀 더 극대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등 명확한 사실에 근거한 논조가 필요합니다.
- Caution: 아직은 뚜렷한 형태의 글이기보다는 일종의 지원동기를 쓰기 위한 여러 파편에 대한 확인입니다. 그렇게 분석된 내용 중 마음에 드는(또는 지원하고 싶게 만드는) 부분에 보다 명확한 근거들을 만들고 그에 적합한 결정을 내릴 수 있어야 합니다. 만약 뚜렷한 지원 동기가 될 만한 주요 소스를 찾지 못했다면 지원 여부를 고려해봐야겠습니다. 그래야만 그들에게 ‘one of them’이 아니라 ‘only one’이 될 수 있습니다.
3. 내·외적동기 확인 및 통합: 최고의 동기는 외적 동기로부터 오는 내적 동기
자신이 가진 여러 경험 및 강점 등을 해당 기업의 원하는 직무와 연결시킬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만 그들에게 전문가로의 성장 가능성을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그게 설령 장님 코끼리 다리 만지기여도 관계없습니다. 분석한 기업 내용과 자신의 강점을 연결해야만 설득력이 높아집니다. 마치 좋아하는 사람에게 고백할 때 모든 상황을 Yes로 대답하게 만드는 것과 같은 논리입니다. 그들에게 Yes를 받아낼 것이 아니라 No라고 할 기회조차 갖지 못 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기업의 지원분야와 자신이 내세우려는 강점의 연결성을 확인하세요.
귀사의 제품(서비스)을 애용하는 한 사람으로서였다면 이제는 그 안에서, (_____)에서 자리매김하고 싶습니다. 이를 위해 지금까지 (_____)의 노력과 (_____) 경험을 해왔고 그걸 통해 더욱 애착을 갖게 되었지만, 몇 가지 아쉬운 점을 발견했습니다.
- (_______________)
- (_______________)
- (_______________)
이런 부분 중 제가 지원하는 ○○○○ 직무에서 이런 부분을 개선할 수 있는 역량을 이전의 (_____) 경험을 통해 작지만 가능성을 쌓았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이런 부분에 기회를 주시고 들어가서 조직에 기여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4. 문장의 완성: 기업 보고서의 흐름에 맞춰보자
기업 보고서의 논리 흐름은 두괄식 또는 양괄식 구성이 대부분입니다. 따라서 내가 쓰는 글의 흐름 또한 이런 방식으로 하는 것이 가장 적합합니다. 위의 예시처럼 마찬가지로 미괄식 흐름으로 정리할 수 있어야 합니다. 물론 정답은 없습니다. 하지만, 사람은 무의식적으로 자신이 익숙한 것에 더더욱 쉽게 반응하기에 아주 자극적이기보다는 적절한 논리적 구성(사실에 근거한 내용)과 함께 두괄식 또는 양괄식의 흐름으로 글 자체가 유려하고 부드럽게 흘러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할 것입니다.
5. 시행착오는 필수
많이 생각하고 고민할수록 잘 표현된 나의 ‘동기부여’가 될 수 있습니다. 입사지원서를 여러 형태로 많이 써볼 필요는 없습니다. 하지만 자신의 관심 분야에 대한 다각도의 꾸준한 공부를 통해 관심 산업과 기업, 그 안의 직무에 관해 늘 최신 트렌드를 알고 있어야 합니다.
최근의 기업이 신입에게도 ‘직무 경험’을 요구하는 것은 어찌되었건 가르쳐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무언가를 할 줄 아는 사람이 아니라 무언가를 어느 정도 알고, 배웠던 사람을 원하는 것이고 그걸 ‘글로 배운 것’이 아니라 ‘실제로 부딪히고 익힌’ 지식 노동자를 찾고 있습니다. 내가 바로 그런 사람이라는 것을 매력적으로 보이게 하려면, 멋있게 치장하는 것이 아닌 내가 가진 매력을 극적으로 드러내야 합니다.
PS. 회사는 거기서 거기, 초 대기업 빼고
사실 회사는 거기서 거기입니다. 대기업 다니는 것 물론 매우 행복한 일입니다. 전체 근로자의 3% 이내에 들어가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기 때문입니다. 혹여 학창시절에도 3% 정도에 들어가는 성적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면 그런 사람이 대기업에 들어가기는 정말 어렵습니다. 만약 운 좋게 들어갔다 해도 그 안에서 제대로 자리매김하는 건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자신이 생각하기에 남들에 비해 월등한 스펙이 있다면 모르지만 없다면 다른 방향의 목표를 세워야 합니다. 굳이 다른 사람을 따라서 좁디좁은 바늘구멍을 통과하기보다는 좀 더 쉽지만 오래도록 일하고, 그 안에서 자신의 실력을 쌓을 수 있는 곳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어찌 보면 얄팍한 생각일 수 있으나 자신의 ‘직장생명력’을 늘릴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이제 앞으로 다가올 시대에서는 무지하게 뛰어나거나, 남과 달라야 하거나, 남과 다른 무언가를 가지고 있는 사람만이 더 나은 성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그 성과는 온전히 남들이 쉽게 흉내 낼 수 없는 나만의 것이어야 합니다. 단순히 흉내 내는 것은 오래가지 못합니다. 자신의 본연의 가치를 발견하고, 그걸 비교하기보다는 그냥 ‘나만의 길’을 간다고 생각하고 묵묵히 실행에 옮기는 것이 필요합니다.
원문: Eden Kim의 브런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