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컴퓨터와 스마트폰이 일상에 깊숙이 침투해 220v 돼지 코 콘센트보다 오히려 USB단자가 더 익숙한 세상이 되었다. 그렇다면 이 USB제품의 홍수 속에 ‘가장 쓸데없는’ USB 제품들은 어떤 게 있을까? 상품 광고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쇼핑몰, 가격, 구매처는 일부러 적지 않았다. (아니 산다면 내가 좀 말리고 싶다.)
1위. USB 애완돌
각박한 도시생활에서 외로운 현대인은 애인을 사귀거나 친구를 만나거나, 애완동물을 키워 외로움을 달래게 된다. (굳이 내 글을 읽으러 오는 당신에겐 아마 애완동물 외에 다른 방법이 없을 거다.) 이 모든 행동에는 노력과 돈이 드는 법. 여기 한번 사면 평생 유지보수비용이 들지 않는 애완동물이 있다.
애완돌(애완+아이돌이 아니다. 그러니까 돌멩이)은 1975년 Dahl이 친구가 애완동물에 대해 불평하는 것을 들으면서 농담처럼 말한 것에서 만들어졌다. 애완돌은 먹일 필요도 없고, 산책할 필요도 없고, 씻길 필요도 없으며 심지어 죽지도 않는 완벽한 애완동물인 것이다.
이렇게 탄생한 애완돌은 마치 진짜 애완동물처럼 박스에 지푸라기 속에 잘 놓이고 숨쉬는 구멍을 뚫어 배송되었으며 Dahl은 곧 백만장자가 되었다. 그리고 이 애완돌은 시대의 흐름에 맞춰 업그레이드 되어 USB 포트를 탑재하게 되었다.
제조사에서 설명하기를 이 애완돌은 전기를 소모하지 않는 친환경 USB장치이며, 모든 버전의 윈도와 맥, 리눅스, 그리고 과거와 미래의 모든 운영체제를 드라이버 없이 지원하는 꿈만 같은 애완동물 이라고 한다.
2위. USB 촉수
이 USB 촉수는 USB단자에 꼽으면 그 즉시 어둠의 포스를 뿌리며 형언할 수 없는 기세로 꿈틀꿈틀거리기 시작한다. 스마트폰 충전기 같은 USB 전원이 들어오는 것이라면 어디든 사용할 수 있으니 주변사람들에게 당신의 크툴루, 문어, 크라켄, 촉수물에 대한 사랑을 보여주자.
이 제품은 꿈틀거리는 것 이외에 어떠한 기능도 없지만 당신의 컴퓨터는 깊은 바다 속 악의 기운으로 가득 찰 것이다. 당신이 능욕(?)하고 싶은 사람에게 선물하면 좋다.
추가로 아이폰 충전 케이블을 소개한다…
3위. USB 마스크
봄 철의 꽃가루나 감기 때문에 마스크를 썼을 때 습기와 열기 때문에 마스크가 축축하게 젖어 불쾌함을 느꼈을 때가 많을 것이다.
이 제품을 사용하면 팬으로 공기를 안으로 불어넣어주거나(마스크1), 밖으로 빼줘서(마스크2) 마스크를 언제나 쾌적하게 유지할 수 있다고 한다. 입냄새가 심한 동료가 당신에게 다가올 때 서둘러 착용함으로써 엄중히 경고해 보자.
다만 마스크 위에 겹쳐 써야 하고 언제나 USB 전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정작 꽃가루나 황사가 엄습하는 실외에서는 외장 배터리나 노트북을 사용해야 한다.
4위. USB 자세교정기
이 제품은 센서로 모니터와 사용자간의 거리를 파악하여 거리가 지나치게 가까이 왔을 때 경고해주는 장치이다.
USB 전원만 사용하기 때문에 별도 설치 드라이버는 필요하지 않다. 또한 정숙해야 하는 사무실에서는 버튼을 눌러 경고음 대신 LED 점멸로 바꿀 수도 있는 등, 쓸데없이 실용성이 돋보인다.
공동 5위. USB 삼각김밥 워머
USB에서 전력을 뽑아내 삼각김밥을 데울 수 있는 이 제품은 최대 60도의 온도로 15~30분이면 삼각김밥을 따듯하게 데울 수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내 생각에는 이 제품의 가격으로 삼각김밥을 20개를 사서 전자레인지에서 데우는 게 훨씬 이득이다.
공동 5위. USB 도시락 워머
마찬가지의 컨셉으로 도시락을 데워주는 이 제품은 최대 60도의 온도로 컴퓨터 옆에서 도시락을 데워준다. 하지만 냄새는 전혀 막아주지 않기 때문에 부장님에게 오늘 싸온 반찬을 한시간 가량 맹렬하게 자랑하지 않으려면 그냥 보온 도시락을 사용하거나, 사무실의 전자레인지를 사용하는 것이 훨씬 나을 것이다.
이외에도 USB 체스, USB 세절기, USB 디스크 파쇄기가 있었지만 생각보다 유용(?)할 수 있었기 때문에 엔트리에서 제외하였다. 이러한 제품들을 당신의 컴퓨터에 주렁주렁 매달아 놓으면 당신은 곧바로 덕후, Geek, Nerd등으로 단숨에 지위가 격상될 것이다. 그 동안의 일반인 생활을 접고 신분상승(?)을 꿈꾼다면 지금 바로 다양한 USB 제품들을 찾아보자.
마지막으로 사실 USB란게 5v에 500mA의 전력밖에 뽑아주지 못하기 때문에 많은 USB 온열/냉방 용품이 생각보다 기능을 잘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사실을 알려주고자 한다. (위 짤방을 보면 확 느껴질 거다.) 본인은 귀여운 캐릭터 USB 가습기를 산 적이 있는데, 가습기로서 당당히 물때만 낄 뿐 건조함은 전혀 개선되지 않았던 경험이 있다.
그러니 만일 사고 싶은 USB 용품을 발견했다고 하더라도 반드시 사용자 구매 평을 보고 사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