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유저 1,000명 만들기
‘유저’란 우리 앱을 사용하는 사람들입니다. 단지 앱을 다운로드한다고 유저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유저’의 정의는 서비스마다 다르겠지만 동네 중고직거래 서비스인 당근마켓(구 판교장터)의 경우 일주일에 1번 정도 앱을 사용하는 사람으로 보고 있습니다. 일주일에 1번은 우리 동네에 무슨 물건이 올라왔나 궁금해서라도 앱을 켜보기 때문입니다. 만약 일주일에 1번 이상도 들어오지 않는 유저라면 가입한 지 1-2주 뒤 결국 앱을 사용하지 않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다만 같은 종류의 서비스라도 ‘유저’의 정의는 상당히 다릅니다. 예를 들면 ‘중고나라’의 경우 1년에 한두 번 들어와서 거래해도 유저라고 볼 수 있습니다. ‘중고거래=중고나라’라는 이미지가 사람들의 머릿속에 각인되어 있기에 대부분 중고거래가 필요할 때 중고나라를 떠올립니다. 중고나라의 경우 유저의 정의를 상당히 폭넓게 정의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이제 막 시작한 당근마켓은 1년에 한두 번도 떠올리기 쉽지 않습니다. ‘중고나라’만큼의 인지도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WAU(Weekly Active User, 주간 방문자)를 주로 보고 있습니다. 초기에 WAU를 1,000명을 만들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했습니다.
왜 1,000명이냐?
운영하다 보니 당근마켓 같은 동네 중고직거래 서비스의 경우 한 지역에 WAU 1,000명 정도가 모여야 인위적 노력 없이 거래가 원활하게 발생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판교 테크노밸리 지역 내에서 목표를 1,000명으로 잡고 이를 만들기 위해 별의별 노력을 했습니다. 지금은 노하우가 생겨서 새 지역을 오픈할 때마다 쉽게 1,000명을 만들지만 처음 아무 노하우도 없이 1,000명을 만들 때는 정말 많은 삽질과 노가다를 할 수 밖에 없었지요.
배달의 민족 김봉진 대표님의 초기 운영 시절 얘기를 들어보면 처음에는 전단지를 앱에 올리는 데 많은 노력과 수고가 있었다고 하더라고요. 전단지를 어디서 줍는지도 모르고, 이걸 하나씩 수집하고 한 장씩 스캔 떠서 앱에 올리는 데에 시간이 무지 걸렸다고 합니다. 그러다가 나중에는 하루에 1,000장씩 수거해서 스캔하는 노하우를 익혔다고 하네요.
당근마켓은 판매자와 구매자가 모이는 마켓 플레이스다 보니 닭과 달걀의 문제도 있었습니다. 판매자가 물건을 올려줘야 구매자들이 구경 오고 물건이 팔려야 판매자가 물건을 올립니다. 양쪽을 동시에 활성화 시켜야 서비스가 돌아가는 문제지요.
처음에는 팀의 3명이 물건을 올리다가 나중에는 지인들의 물건을 몇 개씩 받아 올렸습니다. 이 물건도 얼마 안 가서 동이 나자 선착순 200명에게는 물건만 올려주면 무조건 샤오미 선풍기를 지급하는 이벤트, 이어 거래 인증샷을 보내주면 무료 커피를 주는 이벤트 등으로 상품 구색을 만들었습니다. 그다음에는 판교 테크노밸리 직장인 대상으로 현수막을 드론으로 날리기도 하고 페이스북 광고를 진행하기도 하면서 어렵게 어렵게, 정말로 한 땀 한 땀 WAU 1,000명을 모았습니다.
1,000명을 모으고 나니 그때부터 사용자들이 자발적으로 물품을 올리기 시작했습니다. 그 물품을 보고 회사직장인들 사이에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고, 또 입소문을 기반 두고 직장인에서 지역주민으로, 테크노밸리에서 판교로, 판교에서 분당구로 손쉽게 확장을 할 수 있었습니다. 제로 베이스에서 시작하는 게 어렵지 어느 정도 물품과 구매자가 있으면 확장하기가 훨씬 수월해지더군요. 기존 물품과 사용자를 확장에 활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현재는 판교, 분당, 죽전·수지, 기흥, 광교, 수원에 이어 동탄까지 확장한 상태입니다.
2016년 7월부터는 페북 광고플랫폼에서 지역 타케팅 기능(최소 반경 1km까지 타게팅 가능)을 지원하기 시작했습니다. 페북 광고 형태도 여러 개를 테스트해보면서 우리 앱에 효율이 높은 광고 타입도 찾을 수 있었습니다. 현재는 팀의 개발자 kai 님이 만든, 앱 설치당 평균 500원이라는 고효율의 슬라이드 동영상 광고를 주로 사용합니다. 언뜻 보기에 광고 자체는 굉장히 허접해 보이지만 지금까지 시도해본 수십 개의 광고 템플릿 중에 이 형태의 광고가 효율이 제일 좋았습니다!
마지막으로는 앱 내에서 동네 친구를 3명 초대하면 스타벅스 커피 쿠폰을 주는 이벤트를 상시 진행하고 있습니다. 인당 가입 비용(가입자당 1,367원)이 좀 비싸긴 하지만 동네 주민들 사이에 입소문을 내기 위해서 계속 투자 중입니다.
최근 수원에 연 마켓은 일주일 정도 투자해서 3,000명의 가입자를 모았습니다. 그만큼 가장 적은 노력으로 최대한의 효율로 유저를 모으는 노하우를 얻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런 노하우는 서비스 성격에 따라, 하고자 하는 사업의 방향에 따라 많이 달라집니다.
초기유저 1,000명을 만드는 건 정말 정말 힘이 듭니다. 1,000명에서 3,000명을 만드는 것보다 훨씬 힘들었습니다. 정답은 없고, 처음에는 맨땅에 헤딩하면서 우리 팀에 가장 잘 맞는 노하우를 배워나가는 수밖에 없습니다.
원문: gary의 Mediu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