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위. 마이스터태스크 Meistertask
올 타임 1위였던 슬랙(Slack)을 제치고 마이스터태스크(Meistertask)가 당당하게 내가 가장 많이 쓰는 툴로 자리 잡았다. 태스크 매니지먼트 툴로 아사나(Asana), 지라(Jira), 트렐로(Trello) 등을 썼는데 뭔가 한 끗 차이로 마음에 안 듦. 그래도 전체 흐름를 볼 수 있고 칸반(Kanban) 방식을 적용할 수 있었던 트렐로로 한동안 만족했었다.
그러다가 우연한 계기로 ‘예쁜’ 트렐로를 발견하게 되었다. 슬랙 인터그레이션 앱(Slack integration app)에서 소개된 마이스터태스크. 아무 의도 없이 ‘그냥 한번 써볼까’하고 가입했는데 괜찮았다. 뭔가 손에 착착 달라붙는 느낌. 기능은 트렐로와 비슷하지만 앱도 훌륭하고, 디자인이 트렐로에 비해 넘사벽. 슬랙과 인터그레이션도 훌륭.
한데 돈 내야 한다. 뭐 적절하게 IFTTT으로 연동해서 부족한 만큼 쓸 수 있다. 한번 써보시라. 개인적으로 트렐로의 지루한 UI보다 훨씬 신선하고 좋다. 팀원이 말하는 불만은 한 가지. 업무 할당 분배가 한 명밖에 안 된다는 것! 개인적으로는 사실 한 명한테만 되는 게 더 좋은 거 같다. 태스크 오너는 언제나 1명일 때가 좋다.
2위. IFTTT
“IF That Then That” 풀어쓴 서비스명이 모든 걸 설명한다. 이거 실행되면 저거 자동으로 실행하기. 슬랙을 2위로 할까 하다가 슬랙을 기반으로 얽기 설기 굉장히 복잡하게 얽혀있는 IFTTT을 2위로 선정했다. 처음엔 재미 삼아서 이런저런 기능 연결했다가 이제는 내가 쓰는 거의 모든 앱, 서비스가 IFTTT로 복잡하게 연동되어 있다.
- 아이폰에 연락처 저장하면 구글 스프레드시트에 저장해주기
- 아이폰 스크린샷은 다른 앨범에 저장하기
- 페이스북에 특정 해시태그 달면 슬랙 채널에 쏴주기
- 페이스북에 포스팅하면 에버노트에 저장해주기
- 인스타그램에 포스팅하면 에버노트에 아카이브 해주기
- 포켓(pocket)으로 저장할 때 특정 태그 달면 슬랙 채널에 쏴주기
- 내일 비 올 때 아이폰으로 푸시 주기
- 핏빗(Fitbit)에서 일어나면 슬랙 채널에 쏴주기
- 내가 선정릉역에 도착하면 얼러트(alert) 채널에 “사장님 도착하심” 메시지 쏴주기 등등등
이외에도 수십 가지가 더 된다. 뭘 해놨는지 까먹을 정도. IFTTT은 언젠가 IOT의 종합 플랫폼이 될 것이다. 여기에 알렉사(alexa)가 있다면 할 수 있는 게 10배는 늘어날 듯.
3위. 슬랙 Slack
어쩌다 보니 3위까지 밀렸는데 아직도 하루 중 가장 많은 시간을 슬랙 안에서 보낸다. 항상 내 옆에 있는 거 같아서 가끔 질리기도 하지만 오후 8시부터는 푸시를 죽이는 스누즈 기능을 만들어내는 것을 보면 미워할 수 없다. 팀 커뮤니케이션은 많이도 방황했는데 결국 결론은 슬랙이다. 업무와 일상을 완벽하게 분리하고 싶어서 절대 업무용으로 카톡을 쓰지 않기로 했고, 업무별로 채널을 나누고, 해당 업무는 그 채널에서만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서 좋다.
슬랙의 묘미는 바로 다양한 서비스와 인터그레이션이다. 예를 들면 관심 있는 아티클을 페북에서 보다가 포켓을 통해 저장하고 특정 태그를 달아놓는다면 자동으로 지정된 슬랙 채널로 쏴줄 수 있다.
팀원들과 마케팅 계획을 얘기하다가 할 일이 생겼다, 태스크 매니지먼트를 하는 트렐로를 켜고 입력할 필요가 없다. 슬랙에서 ‘/trello add’를 통해서 간단하게 업무를 더할 수 있다. 뭐 이런 인터그레이션은 수두룩하다. 슬랙 봇은 몇 가지 재미난 게 있지만 결국 그냥 재미용으로 결론을 내림.
4위. 에버노트 Evernote
언제부터 썼는지 기억도 안 나지만 5년도 넘게 모든 문서는 에버노트(Evernote)에 빼곡히 기록했다. 얼마 전에 ‘Evernote, the first dead unicorn‘으로 잠시 유명세를 탔다. 동기화 기기를 2개로 제한하면서 많은 사람이 떠나갔지만 나는 코끼리에게 프리미엄 결제로 보답했다. 엔간하면 결제를 안 하는 내가 결제를 했으니 내 손을 떠날 수 없는 운명인가 보다. 맥북 에어에서 버벅대는 모습을 보면 화가 나기보다는 애처로운 생각이 든다. 5년 넘게 내 일상을 기록하다 보니 뭔가 감정적으로도 연결된 듯.
쉽고 빠르게 기록할 수 있는 본질에서 살짝 비켜나면서 굴곡이 있었지만 잘 버텨주길 바란다. 좀 잘하란 말이다. 이렇게 계속 버벅대면 언제 갈아탈지도 모르겠다. 요즘은 에버노트를 팀 위키로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 고민 중이다. 지금 위키로 쓰고 있는 구글 사이트 관리자는 너무 느리고 모바일에서도 굉장히 불편하다. 에버노트는 이상한 기능 추가하지 말고 에버노트 위키 기능이나 만들어 주지…
5위. 마인드마이스터 Mindmeister
한 마디로 마인드맵을 쉽게 만들 수 있는 서비스다. 사실 마이스터태스크가 너무 마음에 들어서 ‘이 회사에서 만든 다른 서비스는 없나?’ 하고 둘러보다가 알게 되었다.
역시 하나를 보면 둘을 안다고, 이 서비스도 훌륭하다. 요즘 모든 기획을 빡세게 하려면 마인드마이스터를 켠다. 매우 직관적으로 생각을 잘게 쪼개고 발전시킬 수 있는 툴이다. 꼼꼼한 기획자들에게 강추.
안타깝게 순위권에서 떨어진 서비스들
- 포켓(Pocket): 아티클 간편 저장
- 분더리스트(Wunderlist): To-do list 작성
- 비트(beat): 노동요 청취(푹 쉬렴)
- 뽀모도로(Pomodoro): 25분 일하기+5분 쉬기를 도와주는 타이머. 멀티태스킹을 방지해줌.
결론. 일 잘하는 사람은 A4 이면지, 모나미 펜만 있어도 충분하다. 그럼에도 적절한 업무 툴의 활용은 효율성을 극대화해준다.
원문: 전주훈의 브런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