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이상해요. 남의 글의 오·탈자는 잘 보이는데 자기 글의 틀린 부분은 보이지 않아요. 남의 눈의 티끌만 보고 제 눈의 들보는 보지 못한다는 말처럼 말이죠. 중요한 문서를 작성한 뒤 꼼꼼하게 교정하고 결재를 올렸는데 결재 전엔 보이지 않던 것이 하필 상사의 눈에 띄어서 곤경에 처하는 경우도 종종 있고요. 그래서 오늘은 자기가 쓴 글을 교정하는 법을 알려드리려고 해요.
우선, 소리 내어 읽어보는 게 좋아요. 글쓰기 강의 때 자기 글을 소리 내어 직접 읽으라고 시키는데요. 그러면 제출한 것과 달리 즉흥적으로 교정하면서 읽더라고요. 읽다가 그제야 어색한 곳을 발견한 거죠.
좋은 글이란 말 하듯이 자연스럽게 쓴 글을 일컫는 것이죠. 자기 글을 소리 내어 읽다 보면 귀에 거슬리는 부분이 느껴지고, 어떤 낱말과 어떤 표현이 더 자연스러운지 감각적으로 판단할 수 있죠. 그럼 그 부분을 고치게 되는 거죠.
한글 문장에서 의미구성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조사’나 ‘어미’가 잘못 쓰인 대목은 이 ‘소리 내어 읽기’가 여지없이 짚어내 주곤 하죠. 또한 주어와 서술어, 부사와 서술어, 서술어와 목적어 등 각 문장성분 사이의 호응 관계가 어색한 대목도 대부분 감지하게 되는 거죠.
좀 더 실전적인 방법도 있어요. 아마도 이 글 읽으면서 “맞아, 맞아!”하며 무릎을 치실 것만 같네요. 두 번째 방법은 컴퓨터 화면으로 교정하지 말고 프린트해서 보라는 것이에요. 화면상으론 보이지 않던 것이 뽑아서 보면 보이거든요. 세 번째는 묵혔다가 보는 거예요. 방금 쓴 글을 다시 보면 보이지 않지만 시간을 두고 보면 보이거든요. 네 번째는 소리 내어 읽으면서 녹음을 하고 그 녹음된 걸 들어보는 거예요. 그냥 소리 내어 읽었을 때보다 더 자세히 들리고 더 꼼꼼하게 수정할 수 있죠.
끝으로, 교정할 때 유의해야 할 것이에요. 오·탈자를 잡을 땐 반드시 전후좌우의 문맥을 살펴야 해요. 틀린 글자, 특히 조사 하나 바꾸는 바람에 문맥은 물론 문장성분 사이의 호응이 깨지기도 하거든요. 반드시 유의하셔야 해요. 자, 그럼 ‘자기 글 교정하는 법’ 정리해볼까요.
- 소리 내어 읽는다.
- 프린트해서 본다.
- 묵혔다 다시 본다.
- 녹음해서 들어 본다.
- 고칠 땐 반드시 전후좌우 문맥을 살핀다.
원문: 최준영의 페이스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