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이 13일 당의 명칭을 ‘자유한국당’으로 최종 개정했습니다. 자유한국당은 당의 로고를 ‘자유와 열정을 상징하고 밝게 비춘다는 의미로 횃불 이미지를 선택했다’라며, ‘자유의 여신상’을 모티브로 했다고도 밝혔습니다. 자유한국당은 당의 컬러를 빨간색을 주색으로 사용하면서, 당명 서체는 짙은 남색으로 든든하고 안정감 있는 당의 이미지를 강조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새누리당은 자유한국당으로 당명을 바꾸면서 인터넷 홈페이지 주소도 www.saenuriparty.kr에서 http://www.libertykoreaparty.kr으로 변경해 사용하기 시작했습니다. 기존 새누리당 홈페이지는 13일부터 열리지 않고 있습니다.
조선중앙방송·한국자유총연맹·국정원 로고와 유사하다는 지적
자유한국당의 로고가 발표되자 온라인에서는 북한의 주체사상탑의 모양과 유사하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또한 북한의 조선중앙방송 로고와 흡사하다는 주장도 제기됐습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한국자유총연맹’과 새로 바뀐 국정원 로고에 포함된 이미지와도 비슷하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일부 네티즌들은 1970년대 불조심 포스터처럼 옛날 느낌이 난다고 하기도 했고, ‘닭벼슬을 닮았다’라며 비꼬기도 했습니다.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새 당명과 로고에 대해 “쇄신과 혁신의 모습으로 봐달라”고 말했지만, 자유당이 포함된 당명과 함께 논란은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일베에서는 횃불을 공산주의 상징으로 공격했다
자유한국당 관계자는 “자유를 상징하고 보수의 가치를 잘 대변하는 것이 횃불이라고 생각해 결정했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과거에 극우 단체에서는 횃불을 공산주의 상징으로 여기고 ‘종북’이라고 공격한 적도 있습니다.
촛불집회에서 횃불이 등장하자 ‘일간베스트’에서는 ‘공산주의 상징인 횃불은 레닌과 북한 주체사상탑의 상징이다’라며 ‘광화문 시위에 나타난 횃불은 특정 노동계급에 의한 자유민주주의 정부 타도를 의미 한다’고 주장하는 글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횃불=공산주의 혁명’을 상징한다는 주장은 극우단체의 시위 현장에서도 제기된 바 있습니다. 이들은 촛불집회 참가자들을 ‘국가전복을 시도하는 빨갱이’라고 부르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일베와 극우성향의 변희재씨는 자유한국당이 횃불로 당 로고를 바꾼 이유가 ‘북한퍼주기 단체 우리민족운동본부 출신 인명진 대표’ 때문이라며 인 위원장을 비난하는 글들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영국 보수당도 횃불을 사용한 적이 있다?
횃불 이미지가 북한의 주체사상탑이나 공산주의 혁명 등에서 사용됐다고 ‘종북’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논리적으로 맞지 않습니다. 영국의 보수당도 과거에 횃불 이미지를 당 로고로 사용했던 적도 있었고, 자유라는 말을 검색하면 횃불 이미지 또는 자유의 여신상이 나오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대한민국 정치나 사회에서 단어나 로고, 색깔, 표현을 꼭 북한과 결부시켜 생각하는 방식입니다. 이는 북한을 떠올리는 어떠한 것도 용납되지 못하고, 간첩으로 몰려 체포, 구금, 사형으로 이어졌던 우리의 역사와 연관이 있기도 합니다.
대한민국은 과거 독재 정권에서 안보를 내걸면서 통치 수단으로 삼았던 잘못된 사상의 학습이 이어져 서로 죽여야만 살아남는 사회가 됐습니다.
극우단체가 주장하는 ‘태극기집회’와 탄핵찬성 ‘촛불집회’가 벌어질 때마다 좌, 우익의 사상 싸움에서 무고한 국민이 죽었던 말도 안 되는 우리의 현대사가 자꾸 떠오르기도 합니다. 도대체 언제까지 대한민국에서는 이런 일들이 벌어져야 할까요?
원문: The 아이엠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