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공공부문 확대와 노동시간 단축으로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공약을 제시, ‘작은 정부론’을 비판하며 ‘큰 정부론’을 들고나온 게 인상적이다.
한국의 공공부문은 OECD 국가에서 가장 작은 편이다. OECD 공공부문 고용 평균은 21%지만 아래 OECD 통계 그래프에서 한국의 공공부문 고용은 7%를 조금 넘는 수준이다.
그렇다고 이 통계에서 보여준 것처럼 한국 공공부문의 사이즈가 형편없이 작은 것은 아닐 가능성이 높다. 공공부문 고용에 대한 정의가 들쑥날쑥하고 정확한 통계가 없어서 국가 간 비교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은 통계의 미비로 공공부문 고용 사이즈를 과소 추정하는 문제가 있다.
그럼에도 한국 공공부문의 사이즈가 다른 국가에 비해서 작을 것이라는 점은 대체로 인정한다. 과거 노동연구원에서 발행한 보고서에서도 국제산업분류라는 동일 기준을 사용했을 때 한국 공공부문의 사이즈가 상대적으로 작은 편이었다. 그동안 작은 정부를 오랫동안 떠들었지만 전체 GDP에서 정부 지출은 줄어들지 않았다.
역사적으로 보면 20세기 초에는 정부가 GDP의 10% 정도를 지출했지만 지금은 많은 선진국 유럽 국가에서 GDP의 50%를 정부가 지출한다. 제임스 갈브레이스(James Galbraith) 교수의 계산에 따르면 교육·의료부문 등이 사실상 정부가 돈을 대지만 마치 사적 분야로 취급되는 것까지 포함해 미국도 50% 이상의 경제가 정부에 의해 돌아간다. 현대 경제는 정부에 의해 돌아가는 경제다.
위 그래프는 이자를 제외한 정부의 지출이다. 독일, 미국, 일본, 영국에 비해 한국의 정부 지출 비중은 매우 작은 편이다. 1960년대와 비교해서 다른 선진국 대비 격차도 더 커졌다. 말은 작은 정부를 떠들었지만 선진국에서 정부의 역할은 과거보다 훨씬 더 커졌다.
한국은 정부가 더 많은 역할을 할 충분한 여지가 있고, 그렇게 해야 한다. 공공부문, 특히 사회보장부문의 확대를 통해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계획은 타당하다고 생각한다. 공정한 경쟁 같은 공허한 구호가 아닌 공공부문에서 실제 일자리를 만드는 게 더 나은 계획이다.
원문: SOVIDEN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