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는 사랑스러운 동물이다. 유투브로 야동을 즐기는 이들이라면 한 번쯤 고양이를 키우고 싶다는 생각을 해봤을 것이다.
야동은 야옹이 동영상(cat video)이다.
그들의 눈망울은 초롱초롱하며 귀는 쫑긋쫑긋하고 발바닥은 몰랑몰랑하며 코는 촉촉, 털은 복실하다. 심지어 그들은 반려동물계에서 상대적으로 키우기 편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자주 씻기지 않아도 되고, 사람 손을 덜 타고, 배변훈련이 필요 없고 등등이 그 이유다.
이러한 이유로
‘나도 한 번…’
이란 생각을 해본 이가 있다면,
이 글을 읽으며 다시 생각하는 시간을 가져보자. 그거슨 조은 생각이… 아닐 수도 있다… 여기 우리의 이해를 도와줄 좋은 삽화들이 실린 만화가 있으니 함께 살펴보도록 하자.
상상 속의 고양이 VS 실제 고양이: 꾹꾹이와 애교
우리가 상상하는 고양이는 꾹꾹이, 자매품 쭙쭙을 하며 언제나 우리에게 애교를 피운다. 꾹꾹이는 안마처럼 시원하거나 부드럽고 지긋하며, 쭙쭙은 까끌함과 촉촉-따뜻함을 전해준다. 조심스레 다가와 머리를 부비고는 수줍게 돌아서는 고양이의 애교는 사랑스럽다.
이게 다 몹쓸 유투브와 고양이 짤방 때문이다. 실제의 고양이는 당신의 상상과는 다르다.
일단 우리가 무엇보다도 먼저 새겨야 할 것은 ‘개묘차’란 말이다. 사람이 저마다 다르듯 고양이도 다르다. 당신이 맞이하게 될 고양이는 유투버가 키우는 고양이와 전혀 다른 고양이일 수도 있다는 말이다.
꾹꾹이와 쭙쭙, 애교는 특히 개묘차에 따른 차이가 큰 영역이다. 꾹꾹이를 전혀 하지 않는 고양이도 있거니와(엄마 젖을 먹지 못하고 자란 경우 꾹꾹이를 하지 않는다는 설이 있다), 가끔 하는 고양이와 자주하는 고양이, 너무 하는 고양이까지 그 스펙트럼은 꽤 큰 편이다.
꾹꾹이의 느낌에 대해서도 세간의 오해를 바로 잡을 필요가 있다. 일본 어느 지방의 고양이가 자신을 돌보아준 여관 주인을 위해 여관을 찾은 손님들에게 꾹꾹이를 해주어 여관을 살렸다는 등 고양이 꾹꾹이와 관련된 이런 류의 미담으로 인해 사람들은 꾹꾹이가 안마 같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안마는 제한된 부위에 행해질 때 안마로서 효능을 가진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어깨나 뭉친 근육 부위를 꾹꾹 눌러준다면야 좋겠지만 우리의 고양이는… 그냥… 자기 내키는 대로 누른다. 이를테면 새벽 3시경 자고 있는 가슴팍에 뛰어올라 목 부위를 눌러댄다든지… 근데 그 고양이가 7kg이라든지… 생각해보니 마침 발톱도 깎지 않았다든지…
애교 역시 고양이 성격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집사를 뛰어나와 반기는 고양이, 안아달라고 우는 고양이, 머리를 들이밀며 관심을 요구하는 고양이가 있는가 하면…
고양이가 부를 때는 꼭 대답을 하자
반면 관심을 귀찮아하는 고양이도 있으니…
개묘차… 언제나 개묘차를 새기시라.
상상 속의 고양이VS 실제 고양이2: 사뿐사뿐, 우아, 도도
우리 상상 속의 고양이 이미지는 이런 단어들과 관련되어 있다: 사뿐사뿐. 우아. 도도. 민첩.
이런 노래도 있지 않은가
실제의 고양이는 물론 사뿐사뿐하다. 그러나 그가 사뿐사뿐, 민첩하게 온 집을 다니며 하는 짓을 보자.
고양이들이 사뿐사뿐 민첩한 것은 사냥을 해야 하는 육식동물이기 때문이다. 사뿐사뿐과 함께 육식동물로서 그들의 사냥 본능과 발톱을 가는 습성, 가죽 재질과 비닐봉지에 대한 애(집)착 등도 사랑하도록 하자…
상상 속의 고양이 VS 실제 고양이3: 청결의 아이콘
고양이에 관해 흔히 하는 말이 스스로 그루밍을 하기 때문에 냄새가 없고 매우 청결한 동물이라는 것이다. 이런 얘기가 나오면 집사들은 자기는 계절별로 한 번씩만 씻긴다느니, 1년에 2번도 된다느니, 아예 안 씻기고 데리고 사는 사람도 있다느니 하는 말들을 한다. 상상 속의 고양이는 언제나 깔끔하게 그루밍을 마친 상태로, 청결함을 좋아한다.
고양이가 그루밍 습성 때문에 깨끗하고 냄새가 적다는 것은 물론 사실인데, 이 그루밍에도 개묘차가 존재한다는 것을 알아둘 필요가 있다.
그리고 우리가 이미 알듯이 고양이들은 상자, 침대 밑, 벽장 옆 등 좁고 꽉 끼는 공간을 좋아한다. 사람들의 눈길이 잘 닿지 않아 청소도 잘 안 하게 되는 그런 곳 말이다. 그들은 민첩하게 그런 곳들을 누비고 다니며 묵은 먼지들을 몸에 묻혀 온다…
상상 속의 고양이 VS 실제 고양이4: 잠
몸을 동그랗게 말고 잠든 고양이는 사랑스러움의 극치.
근데 당신의 침대에서 당신을 밀어내고 그렇게 잔다.
상상할 수 없는 영역: 털
고양이는 털이 가장 큰 문제라 할 수 있다.
그러나 과연 털이 얼마나 많이 빠지는지는 고양이를 직접 키워보기 전까지는 감히 상상할 수 없다.
그 절망을 하나의 예술로 승화시킨 사례들도 발견할 수 있었다.
뜻밖의 즐거움
이처럼 실제의 고양이는 상상 속의 고양이와 다른 점이 많지만, 오히려 상상할 수 없었던 새로운 기쁨을 집사에게 선사하기도 한다. 상습자해자, 자살시도자로 오인받는 기쁨…
1. 하품할 때 목에 손넣기
집사라면 누구나 좋아하는…
2. 이상한 표정 구경
입 안쪽의 후각기관으로 냄새를 맡는 표정이라는데, 플레멘 반응이라 부른다고. (<고양이 털갈이엔 브레이크가 없지> 18쪽.)
실사도 구해보았다.
3. 벌레를 잡아준다
예상치 못한 고양이의 장점이었다. 참고로 우리집 고양이는 지네도 잡아줬다.
고양이 지네를 검색하면 무수한 후기들을 만날 수 있다.
물론 개묘차 주의.
결론: 신중하게 생각하자
이 글 역시 고양이를 까는 듯하지만 고양이를 올린 무수한 냥드립, 야옹이 동영상, 고양이 짤방과 같은 형세가 되어버렸다. 그렇다. 고양이는 우리의 상상과는 다르지만 여전히 귀엽고 사랑스럽고 발랄하고 아름답다. 그들은 병신미 넘치며 벌레도 잡아주고 집 구석구석 청소도 해준다.
그러나 고양이를 반려동물로 들인다는 것은 그것과는 다른 책임 역시 지는 일임을 명심하고, 신중하게 결정하자. 무턱대고 귀엽다고 데려왔다가 자유롭게 해준다며 길에 방출하고 그러지 말자. 여러 사정 때문에 키울 수 없다면 고양이 만화를 보며 대리만족 하도록 하자.
고양이의 털갈이엔 브레이크가 없지
일러스트레이터 강아가 귀엽지만 때론 엽기적이기도 하고 나쁜 남자 같기도 한 고양이 초승달의 반전 매력을 파헤친다. 지금까지 출간됐던 사랑스럽고 따뜻한 이야기들이 중심인 고양이 만화들과 차별점이 있는 색다른 고양이 엽기 코믹 만화. 빵빵 터지는 패러디 개그와 고양이의 다양한 표정과 기행을 생생하게 담은 일러스트로 페이스북 연재 초반부터 애묘인들의 강력한 공감대를 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