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을 둘러보다 보면 심심찮게 ‘좌뇌형’과 ‘우뇌형’을 구분하는 글이나 콘텐츠가 보인다. 누구나 한 번쯤은 이런 테스트를 해봤을 것이다. 그렇다면 좌뇌형 우뇌형 구분은 사실일까?
정답은 ‘아니다’ 이다. 그렇다면 왜 이런 잘못된 정보가 널리 퍼진 것일까?
1970년대, Roger W. Sperry 박사는 뇌에 대한 혁명적인 연구를 남겼다. 칼텍에서 교수를 지냈고 1981년 노벨상을 탄 인지과학의 아버지다.
그는 연구를 통해 좌뇌와 우뇌를 연결하는 뇌량을 발견했다. 또 좌뇌와 우뇌의 연결이 끊긴 환자가 특정 기능을 잘 사용하지 못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예를 들어 환자들은 우뇌에 위치한 기억들은 이름을 잘 기억하지 못했다. 그래서 좌뇌가 언어 능력을 관장한다는 가설을 세웠다. ‘좌뇌, 우뇌 구분’ 가설의 시작이다.
이후 이 학설을 다룬 기사가 뉴욕 타임즈, 타임지,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 등의 미디어를 타며 좌뇌, 우뇌 구분 학설은 전 세계로 퍼지게 된다.
하지만 이후 의학이 발달하면서, 좌뇌형, 우뇌형 가설은 거짓이라는 것이 드러났다. 유타 대학에서는 1,000명이 넘는 실험자들을 연구하여 사람들이 한쪽 뇌를 다른 쪽 뇌보다 더 사용하는지 연구했다. 결과는 놀라웠다. 사람들은 특정 행동을 할 때 특정 부위의 뇌를 더 사용했다. 하지만 종합해서 평균을 내보면 사람들은 좌뇌와 우뇌를 비슷하게 사용하고 있었다.
어째서 이런 일이 발생할까? 실험을 지휘한 Jeff Anderson 박사의 설명은 간단하다.
좌뇌와 우뇌는 함께 움직이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말을 할 때 좌뇌만 쓰는 것은 아니다. 좌뇌는 문법, 단어 등 언어의 이성적인 면을 관장한다. 우뇌는 단어의 감정적 여파, 어감 등의 감성적인 측면을 관장한다. 따라서 좌뇌와 우뇌를 동시에 사용해야만 정상적인 언어 사용이 가능하다. 또한, 좌뇌와 우뇌는 협업을 목표로 하지 한 쪽이 다른 기능을 이기기 위해 경쟁하는 관계도 아니라고 한다.
실제로 세상에는 감정적인 사람이 있고 이성적인 사람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성적인 사람이 특별히 좌뇌를 더 사용하거나 감성적인 사람이 특별히 우뇌를 더 사용하는 것은 아니다.
물론 자신의 성향을 알고, 그에 관한 장단점을 분석하여 전략을 짜는 것은 좋다. 재미로 심리테스트를 해보는 것도 좋은 일이다. 하지만 적어도 지금의 최신 의학은 좌뇌형 우뇌형 구분을 부정하고 있다. 좌뇌 우뇌 구분은 딱 별자리 정도로 믿으면 된다.
참고로 필자는 다정하고 예민한 물고기자리니 악플은 자제 부탁드립니다ㅠㅜ
원문 : 김은우 블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