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기사 김봉식, 대어부시대, 탭타이탄, 길건너친구들, 만수르되기, 무한의 계단, Agar.io, 바운스 볼, 주행의 달인, 내꿈은 정규직, 내일모레 입대, 2080, 1010!, 슈퍼사리오, 땅파기 지구를 뚫어라, 도망가 친구들, 2DOTs, 냥코 대전쟁, Beat the Boss…
익숙한 제목이 있는지요? 이들은 모바일 게임중에서도 인디게임으로 분류되는 게임들입니다. 오늘은 여전히 핫한 투자 분야 중에서도 제 가장 전문 투자 분야인 모바일 게임, 그 중에서도 인디게임 분야를 한번 살펴볼까 합니다.
인디게임이 투자를 받기 어려운 이유는?
Q. 일단 제목그대로 인디게임은 투자받기 어려운가요? 이유는 뭘까요?
A. ‘돈’이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Q. 어떤 기준으로 볼 때 ‘돈’이 되지 않는다는 것인가요?
A. VC들 기준으로 볼 때 ‘돈’이 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Q. VC들의 기준이 뭔가요?
A. 투자금의 3배수 정도를 보통 기대합니다…만, 펀드 마다 사정이 있고 심사역마다 상황이 다르니 기대치는 케바케겠지요.Q. ‘돈’을 번 인디게임이나 그런 IP를 가지고 있는 인디게임사도 투자 받기 어려운가요?
A. VC들 기준으로 1~10억원 사이의 돈을 투자하는게 일반적인데 현재 인디게임 개발사 중에 10억원 이상의 돈을 번 인디게임이 아직 없지 않습니까? 그게 진짜 문제입니다.Q. 투자금 규모보다도 게임의 총 매출액이 미달한다는게 문제라는 의미인가요?
A. 그렇습니다. 특히 PF투자의 경우 문제가 됩니다. PF투자는 해당 게임이 투자금 보다 더 많은 매출을 올려줘야 투자사가 이익을 얻을 수 있습니다.
한 번 예를 들어 보지요. ‘성냥팔이 소녀 홍춘이’를 만든 ‘이메쿠라 스튜디오’란 가상의 회사로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인디게임 ‘성냥팔이 소녀 홍춘이’의 성적은 이렇습니다.
- 글로벌 원빌드
- 다운로드 : 100만
- 서비스 기간 : 6개월
- 인앱매출 : 1억원
- 광고매출 : 일평균 100만원
- 최대 DAU : 4만 5천
- 최대 MAU : 50만
이메쿠라 스튜디오의 상태는 아래와 같습니다.
- 임직원 2명(개발자 2인)
- 6개월 누적매출 : 3억원
오, 인디게임치고는 매우 훌륭한 성과입니다.
‘이메쿠라 스튜디오’는 VC를 만나 차기작 ‘성냥팔이 소녀 홍춘이2’를 만들고자 합니다.
김인디: 홍춘이의 단점을 보완하고 BM을 강화하고 3D그래픽과 리얼타임 네트웍을 강화한 신작입니다. 액션, 전략, 사운드, 뭐하나 빠지지 않고 더 잘 만들어 볼 생각입니다. 그리고 기존에 깔린 100만 개의 앱이 있으니 거기에 크로스 배너만 걸어도 충분히 10만의 다운로드는 보장받을 수 있습니다.
박VC: 얼마를 투자받기 원하시나요?
김인디: 2억원 입니다. 3D로 그래픽을 올리기 위해 아트디자이너, 모델러, 애니메이터, 배경 디자이너 등 그래픽 인력으로 4~5명 충원해야 하구요. 기획인력도 1명 정도 보강할 생각입니다. 서버인력도 1명 늘릴 꺼구요. 클라이언트 개발자도 1명 정도 늘릴 생각입니다.
박VC: 그럼 총 8명이 느니까 도합 10명의 스튜디오가 되는 것인가요?
김인디: 그렇습니다. 어느 스튜디오를 가나 이 정도 인력이 최소로 필요합니다.
박VC: 동의합니다. 그럼 자금 계획은 어떻게 되시나요?
김인디: 기존에 벌어들인 매출 3억원이 있다 보니 당장 돈 걱정은 없습니다. 투자는 2억원 정도만 있어도 충분히 개발가능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박VC: 매출 3억원이면 스토어 수수료 제외하면 실제로는 2억원 있으신거죠? 그럼 2억원 투자 받으면 총 4억원으로 개발하신다는 것인가요?
김인디: 네, 그렇습니다.
박VC: 그럼 10인으로 늘게 되면 사무실 확장 이전하셔야 하고 장비도 더 구매하셔야 할 거고 기본 운영자금으로 월에 최소한 3천만 원씩 들어갈 텐데 약 6개월 유지할 수 있는 정도의 돈을 원하시는 건가요?
김인디: 기존 이익금이 있다 보니 합치면 1년은 될 거라 생각합니다.
박VC: 그럼 기대 수익은 어느 정도인가요?
김인디: ‘홍춘이’가 광고랑 과금 합쳐서 3억원을 냈으니 저희가 제대로 BM 붙인 게임을 내게 되면 최소 10배는 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박VC: 경험은 있으신가요?
김인디: 주변에서 많이 알아봤습니다. 가챠와 월정액, 길드가 핵심이라고 하더군요. 전부 지원할 생각입니다.
박VC: 그럼 매출 30억원에 스토어 수수료 30% 제하면 20억원의 수익을 기록할 수 있을 것으로 보시는 거군요.
김인디: 네, 2억원 투자해주시면 원금 제외하고 3배수 캡으로 6억원, 총 8억원을 정산해 드릴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박VC: 알겠습니다. 고민해보겠습니다. 미팅 감사합니다.
이상의 대화는 VC와 인디게임 개발사간에 오가는 매우 흔한 가상 대화라 할 수 있습니다. 분명히 둘 사이의 대화는 자연스럽고 문제가 없어보입니다…만, 경험 있는 투자자나 개발사 대표분들이라면 이미 저 오고가는 대화들 사이에 엄청난 갭과 무리한 희망치들이 난무하고 있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을 것입니다.
가상대화를 통해 살펴보자
이제 그럼 이 대화를 통해서 무엇이 서로 간의 시각 차이인지, 왜 투자받기 어려운지 하나하나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아까 ‘홍춘이’의 성적은 인디게임 업계분들이라면 매우 부러워할 만한 숫자를 보여주고 있었쥬? 자, 그런데 VC의 눈에는 이 숫자들에 대해 이런 생각들이 마구 나타났다가 사라진답니다.
- 글로벌 원빌드
(추가 매출을 낼 시장이 없다는 건가?) - 다운로드: 100만
(오… 많네. 아직 늘고 있나? 이젠 사그러 들었나?) - 서비스 기간: 6개월
(음… 모바일 게임 평균 라이프타임은 지났네.) - 인앱매출: 1억 원
(레이븐은 한 달에 200억 원을 번다는데 6개월간 1억 원??) - 광고매출: 일평균 100만 원
(6개월이면 섭스했으니 1.8억 원인데, 그럼 인앱 결제보다 광고매출이 높다? BM설계 실패했나?) - 최대 DAU: 4만5천
(잔존율이 높다는 거야? 낮다는 거야?) - 최대 MAU: 50만
(초반에 다운로드가 몰렸다는 건가? 언제 기준이지?)
등등의 질문들이 머릿속에서 마구 나타났다가 사라지고 이러는 와중인 겁니다.
어쨌든 다음으로 넘어가 보죠.
김인디: 홍춘이의 단점을 보완하고 BM을 강화하고 3D그래픽과 리얼타임 네트웍을 강화한 신작입니다. 액션, 전략, 사운드, 뭐하나 빠지지 않고 더 잘 만들어 볼 생각입니다. 그리고 기존에 깔린 100만 개의 앱이 있으니 거기에 크로스 배너만 걸어도 충분히 10만의 다운로드는 보장받을 수 있습니다.
박VC: 얼마를 투자받기 원하시나요?
김인디: 2억원 입니다. 3D로 그래픽을 올리기 위해 아트디자이너, 모델러, 애니메이터, 배경 디자이너 등 그래픽 인력으로 4~5명 충원해야 하구요. 기획인력도 1명 정도 보강할 생각입니다. 서버인력도 1명 늘릴 꺼구요. 클라이언트 개발자도 1명 정도 늘릴 생각입니다.
박VC: 그럼 총 8명이 느니까 도합 10명의 스튜디오가 되는 것인가요?
김인디: 그렇습니다. 어느 스튜디오를 가나 이 정도 인력이 최소로 필요합니다.
박VC: 동의합니다. 그럼 자금 계획은 어떻게 되시나요?
김인디: 기존에 벌어들인 매출 3억원이 있다 보니 당장 돈 걱정은 없습니다. 투자는 2억원 정도만 있어도 충분히 개발가능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박VC: 매출 3억원이면 스토어 수수료 제외하면 실제로는 2억원 있으신거죠? 그럼 2억원 투자 받으면 총 4억원으로 개발하신다는 것인가요?
김인디: 네, 그렇습니다.
박VC: 그럼 10인으로 늘게 되면 사무실 확장 이전하셔야 하고 장비도 더 구매하셔야 할 거고 기본 운영자금으로 월에 최소한 3천만 원씩 들어갈 텐데 약 6개월 유지할 수 있는 정도의 돈을 원하시는 건가요?
김인디: 기존 이익금이 있다 보니 합치면 1년은 될 거라 생각합니다.
제법 긴 얘기지만 여기서 VC의 눈은 또 디테일로 빠집니다.
- D로 게임을 만드는데 인력 유치는 가능한가? 이전에도 해본 사람들인가?
- 보강하는 기획인력의 히스토리는 어떻게 되지?
- 서버는 어떤 스펙의 사람이지? 웹서버 좀 만져본 정도로는 안될 텐데.
- 클라이언트 개발자의 수준은?
- 기존에 번 돈 중에 2억을 딴 데 안 쓰고 전부 새 게임 개발에 쏟아 붇는다?
- 법인은 어떻게 만들 생각이지?
- 기존에 번 돈은 회사에 자본금으로 전부 넣겠다는 건가?
- 주주비율은 어떻게 되지?
- 추가 투자받는 돈은 신주로 넣어달라는 것인가?
- 아니면 PF투자를 해 달라는 것인가?
사실 개발사에서 미리 생각해 두지 않으면 곤란할 만한 질문들이 VC머릿속에서 맴돕니다.
어쨌든 또 넘어가 봅시다.
박VC: 그럼 기대 수익은 어느 정도인가요?
김인디: ‘홍춘이’가 광고랑 과금 합쳐서 3억원을 냈으니 저희가 제대로 BM 붙인 게임을 내게 되면 최소 10배는 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박VC: 경험은 있으신가요?
김인디: 주변에서 많이 알아봤습니다. 가챠와 월정액, 길드가 핵심이라고 하더군요. 전부 지원할 생각입니다.
박VC: 그럼 매출 30억원에 스토어 수수료 30% 제하면 20억원의 수익을 기록할 수 있을 것으로 보시는 거군요.
김인디: 네, 2억원 투자해주시면 원금 제외하고 3배수 캡으로 6억원, 총 8억원을 정산해 드릴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제 이 대화에서 VC 머릿속은 어느 정도 정리단계에 들어갑니다.
- 제대로 BM 붙인 게임을 내면 10배는 낼 수 있을 것이다.
(BM 설계해본 경험이 없다는 얘기 아닌가?) - 주변에서 알아보니 가챠랑, 월정액, 길드 등이 필요한데 전부 넣을 거다.
(없다는 거네…) - 원금 제외하고 3 배수 정산 가능하다.
(네… 그러시군요…)
일단 여기까지 보면 VC란 사람들이 얼마나 보수적으로 사고하는지는 쉽게 감을 잡으셨을 거라 보입니다.
VC들의 보수성 자체는 사실 욕할게 못됩니다. 본인들 돈이 아니라 대부분 펀드. 즉 남의 돈을 대신 운용하는 사람들이니까요. (거기다가 펀드 총액의 30~60%는 정부자금일 확률이 높습니다.) 자기돈으로 투자하는 게 아닌데 이 정도 보수성도 없이 움직인다면 책임감 부족이라 탓해도 할 말이 없을 겁니다.
그러다 보니 특히나 게임 분야에 투자하는 VC들은 수익성과 안정성 두 가지를 매우 중시합니다. 인디게임 개발사들이 생각하는 도전, 가능성과는 분명 거리가 있습니다.
수익성: 상업 게임과 겨룰 수 있어야 한다
그럼 마지막으로 ‘수익성’ 이라는 부분에 초점을 두고 세 번째 글을 이어가보도록 하겠습니다. 역시 우리의 가상 사례인 ‘성냥팔이 소녀 홍춘이’와 ‘이메쿠라 스튜디오’와 함께해보죠.
먼저 ‘수익성’이라는 단어부터 해석해 볼까요. 앞서 10억 원을 언급해서 10억 원만 넘기면 되는 것으로 결론을 내는 분들이 계실까봐, 금액이 얼마건 수익성이 진짜 핵심이 아니란 것을 먼저 밝혀 드립니다.
자, 직원 2명의 이메쿠라 스튜디오가 홍춘이를 통해서 올린 6개월 간의 수익은 3억 원입니다. 조금 디테일하게 들어가 볼게요. 과금 수익은 1억 원, 광고 수익이 2억 원 이었습니다. 스토어 수수료는 과금 수익에만 붙습니다. 실제 수익은 7천만 원일 것이구요. 광고 수익은 admob나 유니티 애드, 벙글 등 대부분 송금 수수료 포함하여 5% 미만입니다. 그럼 1.9억 원 이겠군요. 즉, 실제로 홍춘이가 올린 수익은 2.6억 원입니다. 아마도 이메쿠라 스튜디오는 VC와 대화하면서 우리 2억보다 더 벌었는데 하며 속상해했을 겁니다.
그러나 VC도 압니다. 이미 그 6천은 썼을 것이라 가정하고 대화를 이어간 거죠. 아마도 그 6천에는 디자인 외주 비용과 아주 소액이라 해도 한번 쯤은 집행해 봤을 애드맙, 캐시슬라이드 등의 각종 모바일 광고비, 사무실 보증금, 임대비, 지방세, 주민세, 회식비, 혹시나 어디 기보 대출이라도 받았다면 대출 이자에 상환원금의 일부까지, 기타 등등이 포함되어 이미 소진되거나 소진 중이라 생각했을 겁니다.
허나 여전히 2억 원 있다고 이메쿠라 스튜디오가 얘기했잖아요. 그리고 필요한 돈도 2억 원 정도구요. 이메쿠라 스튜디오 입장에서는 각자 부담하는 비용이 5:5니 충분히 페어하고 투자자에게도 유리한 조건이 아닌가 싶을 것입니다.
앞서 이미 언급한 내용입니다만, 여기서 VC가 투자를 망설이는 큰 이유는 5:5냐, 유리하냐가 아니라 이번 투자금 2억 원과 기존 수익금 2억 원. 합계 4억 원의 투자로 만들어질 게임의 예상 수익 및 경쟁 시나리오가 맘에 들지 않기 때문입니다.
왜냐하면 이 투자를 받아 만들어질 게임은 이미 인디게임이 아니기 때문이지요. 이제부터는 홍춘이는 그간 경쟁했던 여타의 인디게임들과는 달리 넷마블의 ‘레이븐’, 웹젠의 ‘뮤 오리진’, 슈퍼셀의 ‘클래시 오브 클랜’, 컴투스의 ‘서머너즈워’, 블리자드의 ‘하스스톤’과 같은 상업 게임들과 싸워야 한다는 의미이기 때문입니다.
자. 다시 이메쿠라 스튜디오와 VC의 대화로 가보죠.
김인디: 투자하게 되면 꼭 그들과 비교해야만 하나요?
박VC: 설명하신 게임의 특성을 보면 이미 인디게임의 범주를 벗어난 게임으로 보입니다. 화려한 그래픽과 사운드 그리고 길드와 가챠, 월정액 등 고액 결제자를 노리는 하드 한 BM 자체가 이미 인디게임이 추구하는 방향과는 거리가 있는 부분이죠. 일반적인 상업 게임 스타트업과 다르지 않다는 생각입니다.
김인디: 인디게임으로 성공한 홍춘이의 후속작이 상업 게임이 된다고 문제가 될 거라 생각되진 않는데요?
박VC: 인지도가 확보된 후속작을 만든다는 관점에서 흥미로울 수 있지만 반짝이는 아이디어와 게임성을 무기로 어필하는 인디게임을 즐기던 유저가 하드 한 과금을 필요로 하는 상업 게임 유저로 바로 전환되기는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김인디: 이미 유저들에게 인정받은 재미를 설계해 본 사람이 만드는 게임인데 상업 게임 못 만들 거라 걱정하는 건 너무 과한 걱정 아닐까요?
박VC: 재미없는 상업 게임이 될 거란 걱정보다는 기존 팬들에게 반감을 사지 않으면서 상업 게임으로 유도하는 아이디어가 일단 부족하고, 개발 완료 후 시장 진입에 있어서 이미 성공한 상업 게임들의 견제와 마케팅을 어떻게 뚫고 갈지 답이 보이지 않는 것이 더 큰 걱정입니다.
김인디: 디테일하게 말씀해 주심 안 되나요?
박VC: 가령 최근 출시된 게임과 비교해 보겠습니다. 핀콘이 개발 및 퍼블리싱을 하고 네이버가 광고하는 ‘엔젤스톤’입니다. 비교하기 쉽게 ‘엔젤스톤’을 예시로 들었습니다만, 기존 상업 게임 시장의 진입장벽이 얼마나 높은지 이제부터 적어 드리겠습니다.
3D 그래픽 퀄리티는 개별 아트디렉터의 역량에 따라 좌우되는 게 크기 때문에 조금은 가볍게 잡겠습니다만, 콘텐츠 분량은 얘기가 다릅니다. 일단 이메쿠라가 준비해야 할 콘텐츠 분량이 이전에 만들던 수준이 아니죠. 엔젤스톤이 들고 있는 만큼은 들고서 시작해야 합니다.
생각하시는 4~5명의 디자인 인력들이 주인공과 몬스터 합쳐서 최소 30종 이상의 베이스 모델링과 50종 이상의 장비 디자인, 그리고 동수의 개체별 애니메이션, 이펙트, 배경 등을 준비해야 합니다. 10개월 내로요. 홍보용 원화도 그려놔야죠. 텍스쳐 세트부터 해서 뒷목 잡을 디자이너분들이 눈에 선하네요.
BM은 그 자체로 콘텐츠입니다. 매우 정교하게 세팅해야 합니다. 게임 내 재화와 경제의 흐름을 MASS DATA를 보면서 잡는 건데, 이건 해본 사람이 하는 일에 속합니다. 간단한 캐릭터 팩 정도 추가하던 인디게임의 BM과는 전혀 다른 경제를 설계하는 일입니다. 길드 콘텐츠 하나 더 있고 가챠 확률 조금 조정하는 정도로 커버하는 간단한 일이 아닙니다.
어쨌거나 클라이언트는 각종 3D 엔진 덕분에 만들기 쉬워졌으니 넘어가더라도 동시접속자 처리는 어떻게 할 것이며 서버는 어떻게 할지 계획도 막연합니다. 천하의 넷마블도 자회사에게 서버 튜닝을 못 맡기는 게 현실입니다.
마케팅에 이르면, 여기서 부터가 진짜 문제입니다. 엔젤스톤의 첫 달 론칭 마케팅 비용만 30억 원이라는 썰이 있습니다. 심지어 요즘 가장 시청률 좋은 복면가왕에 티저까지 넣어가며 마케팅을 퍼부었습니다. 엔젤스톤뿐이 아닙니다. TV에는 매일 캔디크러쉬소다와 크러쉬 오브 클랜, 서머너즈워, 레이븐, 도미네이션즈, 게임 오브 워의 광고가 도배되고 있습니다. 빈 슬롯 하나 받기도 힘들 지경이에요.
홍춘이는 어떤 마케팅을 준비하실 건가요? 기존 홍춘이 유저 100만 명에게 푸시 메시지나 크로스 배너 정도 거는 것으로 정말 10만 명이 받아 줄 거라 보시나요? 게다가 100만 명이 전부 여전히 홍춘이를 하고 있는 것도 아닐 것이고 이미 반 수 이상은 게임을 떠났거나 어플을 지웠을 것이란 건 구글 애널리틱스가 오늘도 보여주는 정보구요. 알려진 푸시 메시지와 크로스 배너 응답률과 설치율은 1% 수렴한다는 건 이젠 이 분야 상식에 속하는 데이터인데 10만은 너무 희망적인 숫자인 것 같습니다.
이런 이유들 때문에 투자하기 어려운 것이라 말할 수밖에 없습니다. 즉, 투자받기 어려운 건 인디게임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상업 게임 개발사 역시 똑같이 안고 있는 문제지요. 모바일 게임 시장의 고도화된 마케팅 경쟁 그 자체가 VC로 하여금 투자를 망설이게 만드는 실체란 것이죠.
인디냐, 상업이냐를 논하기에 앞서 이미 이 분야는 너무 고도화된 마케팅 전장 입니다.
원문: 박영찬님의 brunch
덧, 많은 분들께서 10억 원 번 게임도 있다고 말씀해 주십니다만, SUD 안상하님의 ‘주행의 달인’을 제외하면 모두 해외 인디게임들이고, 특히나 2015년 출시된 국내 인디게임 중 10억 원 이상을 달성한 인디게임은 2015년 10월 05일 현재까지 전무한 실정입니다.
물론 MAF 게임즈의 ‘중년기사 김봉식’과 어썸피스의 ‘좀비고’, 그리고 21g의 ‘대어부시대’, NFLY 스튜디오의 ‘무한의 계단’ 등이 현재 추세를 계속 이어간다고 가정할 때 10억 원을 달성할 확률이 높은 게임들이란 건 공공연한 비밀이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