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 글의 제목이 다소 선정적이라는 의견이 있어 ‘흑역사’를 ‘특이한’
한국 게임의 역사의 시작을 어디쯤 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는가에 대해서라면 논란의 여지가 많겠지만, 이번엔 간단하게 광고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90년대에 청소년기를 보낸 게이머라면 게임챔프나 게임월드 같은 게임잡지들은 익숙할수 밖에 없는데, 게임잡지 구독자가 꽤 많아지면서 광고들 또한 상당히 늘어났다. 초반에는 동네 게임샵들이나 게임광고들이 주를 이루었지만, 운동화나 과자, 음료수 같은 학생 대상의 광고들이나 컴퓨터 광고들이 등장했다. 해당 광고들은 연예인 광고들을 주로 이루었는데, 대기업들의 게임시장 진출과 함께 대기업들도 본격적으로 연예인들을 광고에 사용하면서 대참사같은게 펼쳐지기 시작했다..
이 글은 그런 광고 사진들에 대한 기록이다.
LG 3DO는 플레이스테이션과 세가새턴과 비슷한 시기기에 등장해서 32비트 게임기의 시대를 열고 싶었으나 처참하게 망.. LG는 이정재와 사이버틱한 캐릭터를 사용해서 강력하게 게임기를 광고했지만 어쨌든 상업적으로는 참패한 게임기가 되겠다.
여기서 장렬하게 사이버전사로 코스프레를 하시고 광고를 찍으신 이정재씨.. TV광고도 있다.
그 외에 삐삐광고에도 출연하셨는데, 이무렵이 94년 95년. 이정재씨가 막 데뷔한 무렵으로 이정재는 이후 95년에 모래시계로 일약 스타덤에 오르게 된다. 인터넷이나 디스크드라이브는 그 규모 덕분에 게임잡지뿐만 아니라 다른 잡지에도 광고를 넣었어야 했기 때문에 연예인이 좀 흔한 편이었다. 베이비복스가 썼던 말던 집드라이브는 이제 사라졌지만(…)
광고뿐이랴. 다마고찌 열풍이 불면서 남성 아이돌 그룹을 이용한 게임기역시 등장했다. 그 이름은 포켓 젝키..
연령층이 비슷한 관계로 연예인을 사용한 게임들은 상당히 많았는데, 패스트푸드는 게임 모델로 본격적으로 핑클을 사용. 멤버별로 패키지를 만들어서 파는 지경에 이르렀다.
잭키처럼 게임 내 직접 등장하는 경우도 부지기수. 서태지와 아이들도 게임에 등장했는데 이건 그래도 직접 광고를 찍진 않았어서.. 하지만 게임 내에 실사로 된 서태지와 아이들이 등장하는 액션게임이라는게 함정.
이 게임은 스토리도 서태지와 아이들이 지구를 구한다는 내용인데 (.. 음악을 통해 사람들의 영혼에 희망과 순수를 불어넣는 서태지와 아이들을 음악의 신 뮤즈의 딸인 아스파샤가 음악적 영감을 주기 위해 인간계로 내려와 그들을 보호해주고 있다가 공연을 보기위해 인간의 모습으로 나타났는데, 마왕 발세브라가 공연을 보고 돌아가는 그녀를 납치하여 인간계를 공격하고 영감을 잃은 서태지와 아이들은 은퇴를 결심하지만 뮤즈의 부탁으로 전사의 힘을 받아 그녀를 구하러 마왕 발세브라에게 도전한다는 이야기. 구해서 다시 컴백무대에 오른다는 엔딩.
사실 물건너에서는 마이클잭슨이 세가게임에 등장하기도 했다. 그 게임은 명작의 반열에 올랐는데 오 이 게임은 소리소문없이 사라졌는지도 좀 의문. 아담소프는 이 후 사이버가수 아담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그 아담이다..
한국에선 동급생 급의 인지도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되는 남일 소프트의 캠퍼스 러브 스토리의 후속작 나의 신부는 무려 신혼 체험 시뮬레이션인데 .. (무슨 생각인지 모르겠다.. 왜 신혼을 체험해야하는거죠..? ) 캠퍼스 러브 스토리에 등장했던 여주인공들이 등장하기도 했지만 무려 가수 엄정화가 등장하기도 했다.
한류 1세대라 할수 있는 보아를 육성하는 보아 인더 월드..
베이비복스의 엔젤, 아직 윤은혜가 천하장사 컨셉을 잡기 전이라서 꿈의천사이다.
이뿐만 아니라 스포츠 스타나 정치인이 게임에 등장한 경우도 있다. 94년 말에 나온 괴작중의 괴작 YS는 잘맞춰. 게임내용은 전세계 대통령들을 YS가 돌아다니면서 물리친다는 내용. 지금까지 게임중에 가장 화려한 인물들이 등장한게 아닌가 싶다.
일반적으로 골프게임들은 골프선수가 표면에 등장하는 게임 씨리즈가 많은데 타이거우즈나 잭니콜라우스 같은 경우 그 이름을 딴 게임씨리즈가 있다. 한국에도 박세리가 나온 골프게임이 있는데 뭔가 좀 미묘하다.
그리고 1998년 KBS 방송사가 출간하던 게임잡지 게임피아에서는 드디어 약빤짓을 시도하기에 이르렀는데, 잡지 표지에 당시 인기를 막 끌고 싶어하던 여자 모델들을 집어넣기 시작했던 것이었다… 일본의 청소년 대상 만화지에서도 그라비아 아이돌이 표지를 장식하는 경우는 많이 있었고, 당시 게임잡지 역시 만화를 즐기는 연령층에서 그렇게 거리가 있지는 않았기 때문에 충분히 시도해볼만한 시도이긴 하지만 당시 연예인들이 게임의 코스프레를 하고 출연을 했다는게 문제…
역시 가장 유명한건 프린세스 메이커의 이요원씨 되시겠다. 드라마 미실에 덕만으로 출연하면서 그녀가 왜 왕비가 되고 싶었나 라면서 등장해서 이미 널리 알려진 짤방 되시겠다. 당시 게임피아는 진행업체와 메이크업, 사진사까지 목차에 적어놓고 게임설명을 함께 함으로서 본격적이라는 것을 증명했다.
게임피아 98년 5월호이고, 이요원씨가 80년생이니까 여고생 모델을 데려다놓고 사진을 찍은 셈 어짜피 CF 하고 계셨으니… 이요원씨는 이후 주유소 습격사건과 학교2에 출연하면서 본격적으로 연기자 생활을 시작하게 된다.
게임피아 98년 6월호는 사진을 왜이렇게 찍었는지 모를 정도로 좀 무섭게 나왔다 (.. 프랑스 월드컵 특집이라 딱히 게임 코스프레는 아니라는게 함정. 배경만 보면 FIFA 같지만.. 이 때 출연한 송나영씨는 이미 CF 모델로 자리를 잡고 드라마 결혼 7년에 출연중이었다. 일찍 결혼하시고 최근엔 방송활동에 컴백하셨다.
게임피아 98년 7월호는 유빅. 당시 어드벤처 팬들이라면 기억을 하시리라. 원작 SF 소설도 있고. 당시 모델은 정재은씨였는데 지금은 고인이 되셨다. 한채원 이라고 하면 기억들을 하실지 모르겠다. (이부분 확인 부탁드립니다. 제가 여성 얼굴을 구분을 못해요.) 근데 유빅에는 저런 캐릭터는 안나왔던 것 같은데…
게임피아 98년 8월호는 정말 손대지 말아야할걸 건든게 아닐까 싶을 정도의 무리수 파판 7의 에어리스 되시겠다. 나으 에어리스는 그러치 아나 (… 세피로스를 잡아 족칠 정도로 강렬한 눈빛의 에어리스 되시겠다. 조수지씨는 그 후 확인되는 행적이 존재하지 않아 소개할수가 없음을 아쉽게 생각한다.
게임피아 98년 10월호는 나의신부를 다룬 김성경씨. 이건 잡지가 없어서… 아쉽게도 엄정화씨를 직접 광고에 쓰진 않았다.
게임피아 99년 1월호는 툼레이더의 라라크로포트 되시겠다. 그리고 2001년엔 안젤리나 졸리가 툼레이더 주연을 맡게 됩니다… 모델은 반현정씨.
게임피아 99년 2월호는 재미소프트의 아트리아 대륙전기 2 모델은 김정연씨.
게임피아 99년 3월은 두근두근 메모리얼의 후지사키 시오리 (.. 모델은 이진희씨. 심지어 의상협찬은 엘리트 대구 직매장에서 했다 (교복이니까… ) 지금은 이다진으로 개명(으로 추정 확인바람) 당시 CF활동도 많이 하시고 온게임넷에서 VJ에도 하시고 연기활동도 활발하게 하시는 중.
게임피아 99년 4월호는 바이오하자드2의 클레어 레드필드 되시겠다. 모델은 공은국씨. TV유치원 하나둘셋 MC 도 하셨음.
게임피아 99년 5월호는 나스카레이싱 : 레볼루션. 모델은 김원선씨. 근데 옷은 F1 혼다 팀인것 같은데…
게임피아 99년 6월호는 사이킥포스 2012. 표지모델은 이문향씨 되시겠다.
게임피아 99년 7월호는 리프레인 러브. 표지모델은 배정화씨. 포즈는 캠퍼스 러브 스토리에 가깝다는게 함정. 98년 10월, 99년 1,7월호의 표지는 이 포스트의 도움으로 구하였다.
게임피아의 표지는 그야말로 전무후무한 컬쳐쇼크를 남겼다 할 수 있는데 사실 당시에는 그렇게 큰 이슈는 되지 않았다. 어짜피 잡지 사는 사람들은 잡지 표지 보다는 잡지 부록 CD에 관심이 많던 시대였기 때문에, 그 시도가 그렇게 큰 효과를 끼쳤을지는 알수가 없다.
한편 2003년 2월에 창간된 골라(GoLA) 도 게임피아의 뒤를 이어 연예인 사진을 주로 싣기 시작했는데… 다행히 코스프레 같은건 시키지 않았던듯 하다. 주로 표지모델과 안쪽에 인터뷰를 좀 실은 정도.
어쨌든 온라인 게임이 매출을 꽤 내기 시작하면서 온라인 게임에서도 실제 연예인을 기용하는 사례가 많아졌다. 괜찮은것도 있고 이정재의 3DO 광고급 도 많다. 온라인게임의 실사광고는 크게 현실의 인물이 가상에서도 즐겁게 보낸다 같은 아바타 느낌의 광고와 캐릭터 코스프레로 나뉘겠다.. 가끔 둘다도 있지만..
김건모가 판타지 포유 광고에 등장하기도 했다. 길마가 당했다 라는 당시 게임을 정확하게 이해한 컨셉의 게임광고였는데 사실 게임사 사장이 김건모씨 동생이기도 했다 (… 이 광고는 씨리즈로 계속 되기도 했다.
돈많은 NC는 뭐 신인 이런거 갖다 안쓰고 당시에 잘나가는 분들을 그냥 기용해버렸는데… 왼쪽부터 자우림의 보컬 김윤아씨, 전자 바이올리니스트 유진박, 국가대표 사격선수 강초현, 조선일보 사회부기자 이동진 기자 되시겠다.
지금은 프리스타일과 룰더스카이로 유명한 JCE의 광고에 양동근이 출연했다. 이미 학교로 떠서 일약 스터덤에 오른 후이기도 했고 직후 가수 활동을 시작하기도 했다…
마찬가지로 드로이얀 씨리즈도 신작을 기용하면서 당시 신인배우인 오세규(이후 오건우로 개명)와 이유정씨를 기용하기도 했다. 대체 사진사가 뭘 요구했는지 모르겠다.. 오건우씨는 2011년에 교통사고로 요절하기도 했다. 오건우씨는 광고 이후에도 계속 활동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안타깝다.
여신 이나영도 게임광고에 출연했다. 신영웅문은 이나영만큼 뜨는데는 실패한것 같다.. 1999년에 카이스트로 이미 스타가 되기도 했지만 이후에 후아유와 네멋대로해라가 개봉하면서 쇄기를 찍어버린듯 하다. 천사몽이 히트 쳤었으면 어땠을까 (…)
핑클은 다시 또 등장. 포트리스에서는 랭킹 1위가 되면 핑클과 데이트도 시켜준듯…
넷파워 2003년 11월호에는 하지원이 등장한 게임 광고도 찾을 수 있다. 99년에 학교2에 나오기도 했지만 동감같은 영화에서 이미 영화배우로 자리 잡으셨기 때문에.. 그리고 2003년 당시 이미 다모 드라마로 액션 여배우의 자리를 확실하게 잡으셨다. 대체 이 광고를 왜 하셨지..
TTL 소녀였던 임은경씨는 성냥팔이소녀를 찍고, 씰 광고 모델로 등장했다. 그냥 이쁘게 잘 나온듯…
핑클의 이효리는 라그나로크에서 아주 작정하고 갖다 쓰기 시작했는데 심지어 월간 라그나로크의 표지엔 이효리의 얼굴이 계속 나오기도 했다. 옷은 이것저것 많이 입었는데 (코스프레를 한건 아니고…) 표정이 다 똑같아서… 지금이나 그때나 별로 달라보이지 않는다는게 제일 무섭다… 카프라 코스프레 해주세요…
탑기어 진행자이자 레이서, 랩퍼이기도 한 김진표씨도 게임광고에 출현했다. 동양온라인의 히트 프로젝트. 친분이 깊은 타이거 JK도 2012년에 메트로 컨플릭트 게임 광고에 출현하기도 한걸 보면 재미있긴 하다.
이후에도 유명인들의 게임쪽 테크를 먼저 찍는건 계속되었는데 특히 게임방송을 뛰었던 아이돌들도 꽤 많은편. 4대 던파걸이었던 아이유나, MSL 게임 방송했던 카라의 한승연 같은 경우도 있었는데 아무래도 둘다 흑역사 취급하는 분위기… 한승연 같은 경우엔 강심장 나가서 무명시절에 이상한 방송 나갔다고 이야기해서 ㅍㅍ까임을 당하기도 했다.
지금이야 아이돌들이 게임에 등장하는 것이 심심찮은 시대가 되었지만 그것도 다 90년대부터 선배들이 꾸준히 망가진 결과라 할 수 있겠다. 이왕이면 앞으로는 흑역사가 아닌 광고들이 더욱더 늘어가고, 게임광고야 말로 유명배우로 갈 수 있는 발판이 되는 그런 시대가 왔음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