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자 수는 꾸준히 증가했는데, 2009년부터는 갑작스럽게 더 증가해서 드디어(?) 한 해 1만 5천 명을 넘어섰다. 2012년과 13년엔 조금 낮아져서 1만 4천 명 수준. 하지만 여전히 2009년 이전보다는 훨씬 높은 수치다.
거의 매년 심심하면 한 번씩 언론에서 한국의 자살률이 OECD 1위라며 기사가 나온다. 물론 전세계적으로도 자살률이 높다는 기사가 나오기도 하고. 하지만 그 때 잠깐 관심을 끌고나면 그것 뿐이다. 사회 전체적으로도 자살에 대해 이야기하는 걸 꺼리는 분위기고. 아마도 그래서 소리 소문없이 조용히 죽어가는 사람들이 이렇게 많은 것 아닌가 싶기도 하다.
더더욱 대책을 세워야 할 정부는 무슨 상담전화인가 운영하는 정도 말고는 딱히 눈에 띄는 활동도 없다. 사실 자살을 막는 것이 그런 전화 한 통이나 상담 한 두 번이 무슨 소용 있겠나. 일단 먹고 살게 해줘야 자살률이 줄어들지.
예전 한 다큐를 보니까, 일본의 자살 명소에서 자살하러 온 사람들에게 다가가 대화를 시도하는 것 외에도, 어려운 사람은 공동체 비슷한 생활을 하면서 서로 일 하며 살아가는 팀을 꾸렸더라. 그리고 어떤 곳에서는 ‘빚 때문에 죽지 말라, 방법이 있다’라는 푯말을 내걸고, 전화를 하면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단체도 있고.
그런 것에 비하면 한국 정부와 사회의 노력이라는 것은 그저 손 안 대고 코 풀기 같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아마도 딱히 해결할 방법이 없으니까 그런 것 아니겠나 싶기도 하고, 그러면 더더욱 자살자들을 막을 방법은 없는 거고, 그래서 출산률을 높이자?
딱히 답은 없는데, 어쨌든 지금 한국의 자살자 수와 자살률은 아주 심각한 상태고, 이건 개개인의 선택이라기보다는 사회적 타살이라고 봐야 할 정도다. 사는 게 하루하루가 생존 게임이구나.
원문: 빈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