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서비스에서 기능을 추가하는 것만큼 중요한 것은 어떠한 기능을 추가하지 않을 것인가를 결정하는 것이다.
서비스에 필요 없는 기능을 넣지 않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지만, 항상 딜레마에 빠지는 이유는 실제로 대다수가 존재해서 나쁠 거 없어 보이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꼭 필요하지 않은 기능’을 추가하지 않아야 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시각적 혼란
아무리 조그마한 기능이라도 그 기능이 사용되어지기 위하여 인터페이스의 형태로 화면상에 어떻게든 표시되어야 한다. 시각적으로 중요하게 표현되지 않는 요소라면 적당히 알아서 무시되겠지만 모바일이 대세가 된 지금 시대에서는 그 좁은 화면 안에서 눈에 띄지 않는 요소는 존재하기 힘들다.
시각적으로 존재하는 것은 해당 기능이 사용되어지는 것과 무관하게 이미 사용자 경험에 영향을 미친다. 만약에 정말로 명확하게 사용자의 니즈가 있는 기능인데 일부 고급유저만을 대상으로 한다면, 그러한 기능들을 모아둔 별도의 앱/페이지를 만들거나 옵션 같은 형태로 (최대한 접근성을 떨어뜨려) 만들어주는 방법이 있다.
2. UX 혼란
1과 비슷한 맥락에서, 사용자는 어떤 결과물을 얻기 위하여 A버튼-B버튼-C버튼을 누른다고 했을 때, Z버튼을 통해서 해당 결과물을 한 번에 만들어내는 기능을 추가할 수도 있다. 이렇게 되는 경우 사용자는 Z버튼을 누르는 것이 더 빠르므로 애용할 수가 있다.
하지만 A버튼-B버튼-F버튼 조합을 해야하는 경우에는 Z버튼을 사용할 수 없고 기존처럼 버튼의 조합으로 결과물에 접근하여야 한다. 항상 A버튼을 누름으로써 리듬감있게 시작하는 경험이 첫 시작부터 결과물이 어떻게 나올지 예측하여 조합으로 가야 할지 Z버튼으로 가야 할지 고민하게 만들어버린다.
3. 유지보수 비용 증가
아예 필요 없는 기능은 나중에 얼마든지 빼도 된다. 하지만 꼭 필요하지 않아도 있으면 좋은 기능은 결국 극히 ‘일부’라도 사용자가 생기게 마련이다. 많은 경우 이러한 기능들은 서비스 개선 시 애물단지가 되어 없애지도, 그렇다고 유지하기도 애매한 상태에서, 가끔 나는 고장으로 인해 유지보수 시간을 늘리기만 한다.
4. 리소스 비용 증가
단순한 메시지가 아니라면 어떻게든 디바이스의 물리적인 자원을 활용하게 된다. 여행 가방에 불필요한 짐을 챙겨 넣으면 그것이 아무리 일회용휴지라도 공간과 무게를 차지하기 마련이다. 서비스를 생산하는 작업자의 컴퓨터는 보통 성능이 좋지만, 사용자는 디바이스가 보편적인 성능일 확률이 높고 또 여타 다른 서비스와 동시 사용을 하게 되므로 무거워진 서비스에 대한 체감이 훨씬 더 크다.
5. 사용자의 빠른 적응력
서비스의 가치가 명확하고 잘 돌아가고 있다면, 일부 있으면 좋을 것 같은 기능이 없어도 사용자는 서비스 전반에서 만족도를 느낄 수가 있다. 사용자들의 적응력은 빨라서 최초에는 특정 기능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할지 몰라도 시간이 흐르면 제공되는 기능을 활용하여 서비스의 가치를 느끼는 방향으로 적응하게 된다. 물론 이것은 ‘꼭 필요한 기능은 있다’는 전제이다.
현실적으로 지키기 힘든 이유
너무나 당연하게 보이지만 제대로 실천하기는 매우 어려운데, 내가 생각하는 그 이유는…
- 서비스가 안 그래도 정체 상태일 때, 추가하지 않은 해당 기능만 추가하면 웬만한 문제가 개선될 것처럼 느껴진다. 마침 몇몇의 사용자로부터 해당 피드백을 듣게되면 추가하지 않고 못 베길 수가 없게 된다. 전체의 사용자 흐름에서 균형감각을 가지고 접근하기가 어려워지는 데다, 스타트업은 고객의 피드백을 귀 기울여야 한다는 조언도 갑자기 생각난다.
- 꼭 필요하지 않은 것은 알겠지만, 그렇다고 또 없을 필요도 없어 보인다. 드롭다운 메뉴나 가려졌다가 특정 상황에서 노출되는 방법 등으로 확실히 부수적으로 빼면 문제가 없다고 판단된다. 하지만 위에 언급했듯이 접근할 수 없는 사용자 기능이라는 것은 애초에 존재할 수가 없으므로 아무리 작아도 영향은 무조건 주게 된다.
- 기능을 추가하는 것이 어렵지 않은 경우도 추가의 유혹을 뿌리치기 힘들다. 오래 안 걸리니까 그냥 넣었다가 빼면 되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하지만 기능추가의 기준은 그것의 필요성이지 개발 난이도가 아니다.
-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지만 막상 서비스 제공자와 그것을 사용하는 사용자의 울타리 안에서만 보면, 사용자가 요청한 ‘애매하게 필요한 기능’만을 제공하는 독립된 서비스를 떠올리기 쉽지 않다. 이를테면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인데, 고객이 커버 사진을 등록할 때 앨범커버처럼 텍스트를 입힐 수 있는 기능을 추가해달라고 했을 때, 분명 있으면 좋을 것 같기도 한 생각이 먼저 들지, 사용자가 그림에 텍스트를 넣는 ‘XX앱’을 사용하면 되지 않을까 생각하기 쉽지 않다. 혹은 알아도 내 서비스 고객 이탈할 것만 같은 불안감에 다 해보고 싶은 욕심이 나는 것이다.
원문: tyle.i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