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럽벨(Clubbell)이란?
클럽벨은 스틸로 된 방망이, 즉 모던 클럽벨을 지칭하는 명사이지만 클럽벨이라는 키워드가 대중적으로 알려져 클럽운동에 사용되는 모든 방망이를 포괄적으로 클럽벨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다만 그렇게 되면 너무 많은 종류의 클럽벨이 생기는데, 각 도구별로 생김새가 다르고 운동 목적과 그에 따른 운동법이 현저히 차이가 나기 때문에 특징을 설명할때는 도구별로 구분하여 설명하는 것이 좋다. 보통 ‘벨(bell)’이라는 단어가 들어간 도구는 메탈로 된 도구를 부르는 현대적 용어이므로, 클럽벨을 설명할 때는 스틸 클럽벨에 제한하는 것이 듣는 사람도 헷갈리지 않는다.
또한 메탈 클럽벨과 대비되는 우든 인디언클럽과 고대운동법으로 대표되는 가다, 조리, 페르시안밀 등의 도구가 있고, 도구 모양은 비슷해도 막상 실제 운동에 적용해보면 서로 완전 다른 운동임을 알게 된다.
1. 페르시안밀(Meels)
페르시안밀은 힘의 저장소라 불리는 주르카네 체육관에서 사용되는 대표적인 운동기구이다. 주르카네는 고대 페르시아의 종합 전투 훈련체계였으나 현재는 레슬링과 이를 위한 체력단련법이 남아있다. 주르카네를 베이스로 하는 이란인들의 내구성과 상상을 초월하는 힘은 전 세계적으로 잘 알려져 있고 실제로 힘으로 대표되는 올림픽 레슬링, 역도 강국이다.
스캇손논이 클럽벨을 만들게 된 비하인드 스토리에는 삼보시합에서 중동레슬러들이 페르시안밀을 돌리는 것을 보고 모티브를 얻었다는 이야기가 있다. 밀과 클럽벨의 사이즈도 비슷하고 클럽벨의 꽃이라 할 수 있는 동작이 ‘밀’인 것을 보면 그 연관성을 유추해볼 수 있다.
페르시안밀 저글링은 그 역사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고 한다. 이란에서도 일부 지역에서는 저글링은 전통이 아니라며 배척하기도 한다. 다만, 주르카네를 시범 보일 때 가장 임팩트 있는 영역이기에 쉽게 포기할 수는 없는 부분인 듯하다.
페르시안밀은 7kg 이하로 할 수 있는 콤비네이션 기술, 헤비 페르시안밀(15kg) 기리 테크닉, 보다 가벼운 중량으로 하는 밀 바지(저글링)로 구분해서 수련할 수 있다.
페르시안밀 기리 콤비네이션
헤비 페르시안밀 월드챔피언 이란 알리진 선수 시합 영상
페르시안밀 바지(저글링) 시합 영상.
페르시안밀 운동법에 있어 가장 큰 특징은 극명한 체중 이동으로 인해 마치 걷는 듯한 느낌의 보법과 그로 인한 힘쓰기이다.
2. 조리(Jori)
조리는 영국인들에 의해 전세계로 퍼진 인디언클럽의 원조라 할 수 있다. 인도의 고대 전사에서부터 현재까지의 인도 레슬러(Kushti)의 메인 운동기구다. ‘Akhara’라고 불리는 체육관마다 체육관을 상징하는 색으로 화려한 예술작품처럼 칠해놓는 것이 특징이다.
이란의 페르시안밀과 생김새는 흡사하지만 디테일한 생김새는 보다 투박한 편이고 통합된 교육체계가 없어서 테크닉 자체는 보다 원초적이고 레슬링의 움직임과도 더 흡사하다.
바라나시에서 매년 8월에 열리는 코브라페스티벌에 방문하면 무거운 조리를 얼마나 더 많이 돌리느냐로 경쟁하는 대회가 함께 열린다. 위 영상에 등장하는 초대형 조리의 무게는 각각 35kg에 해당한다. 참가자는 옷을 탈의한 채 어깨에 기름을 바르고 어깨에 미끄러지듯이 스윙을 진행한다.
무게를 늘리기 위해 조리 헤드 끝에 철재 링을 붙이기도 한다. 종종 조리가 너무 길고 무거우면 조리를 혼자 땅에서 가슴까지 올리기 힘들기 때문에, 벽돌 위에 올라가서 조리를 가슴으로 받아 내려오거나 보조자가 시작 자세를 도와주기도 한다.
3. 카렐라(Karela)
남인도 지방에 존재하는 또 다른 형태의 클럽, 카렐라는 조리보다 더 투박하고 원초적인 방망이 형태에 가깝다. 운동은 가라디(garadi)라고 불리는 레슬링 체육관에서 행해진다.
운동법은 가다(메이스벨)과 비슷한 형태를 가진다. 조리처럼 더블로 진행하지 않고 1개의 카렐라만으로 싱글핸드 또는 투핸드로 운동한다.
4. 커스텀 조리
조리 표면에 못이 박혀있는 녀석들도 있다. 못이 박힌 조리은 당연히 몸에 기댈 수 없어 기존의 조리 운동법 테크닉과는 달라진다. 우측 사진의 조리처럼 사람 몸통만 한 녀석들은 어찌 휘둘렀을지 상상이 가질 않는다.
5. 가다(Gada)
2015년 인도 바라나시에서 직접 가다 수련을 하던 영상.
대나무 손잡이와 돌, 또는 콘크리트로 만들어진 인도식 오리지날 메이스벨을 밤부 가다(Bamboo Gada)라고 한다. 모멘트암 끝에만 무게가 극적으로 쏠려있어서 회전운동 시 그만큼 원래 무게의 몇 배에 달하는 원심성 토크를 만들어내기 때문에 전신이 구심성 수축으로 저항하며 운동하게 된다. 운동 패턴은 업어치기, 던지기, 펀치와 같은 패턴을 가지기 때문에 단순한 힘이 아닌 그래플링, 격투 선수들이 가장 높은 관심을 가지는 운동 도구이다.
인도에서는 앞서 설명한 조리와 함께 레슬러들의 체력 훈련에 자주 사용되었으며, 전통적으로 레슬링 대회에서 우승하면 상으로 화려하게 장식된 철제 가다를 수여했다.
가다는 하누만 신의 상징으로, 실제 가다를 돌리는 아카하라 체육관은 하누만 사원 안에 숨겨져 있어 인도 바라나시 현지인들도 관심이 없으면 존재조차 전혀 모른다.
가다는 인도의 전설적인 레슬러 그레이트 감마의 페이보릿이기도 하다.
50kg 가다 10 to 2 스윙 영상. 저 작은 체구로도 50kg의 가다를 돌릴 수 있다니 참 대단하다.
6. 메이스벨(macebell)
메이스는 쇠막대로 된 철퇴를 말한다. 무기로서의 메이스벨은 어느 문화권에나 많이 존재했지만 인도의 가다처럼 전통적인 운동법이 남아 있는 곳은 발견하지 못했다. 가다의 전통적인 운동법과 함께 메이스벨이라는 키워드로 매니아층에게 알려지기 시작했고, 이제는 마치 클럽벨의 사례처럼 메이스벨이 가다, 불라바 등을 포괄적으로 지칭하는 용어로 인식되고 있다.
하지만 역시나 도구의 구조적 차이로 인해 운동법 또한 차이 나기 때문에 도구별로 이름을 구분하는 것이 좋다. 실제로 스틸 메이스벨로 가능한 피트니스적 운동법 가운데는 대나무 가다로는 할 수 없거나 어색한 운동이 많다.
위 영상은 스페인에 살고 있는 Gaston의 15kg 원핸드 10 to 2 스윙 영상이다. 그는 본래 기르보이 스포츠 선수 출신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스틸 메이스벨을 사용하되 전통적인 리프팅 방식을 고수하며 메이스벨 리프팅 대회를 열고 있으며, 메이스벨 마라톤이라는 이름으로 1000rep 이상의 고반복 훈련 영상을 종종 업로드한다. 스틸 메이스벨 유저 중 가장 테크닉도 훌륭하며 가장 기록도 좋다.
위 영상은 메이스벨이 피트니스 시장에 잘 도입된 사례다. Onnit이라는 단체는 스틸메이스엑서사이즈(steel mace exercises)라는 이름으로 해외에서 활발히 자격 워크숍을 하면서 성장해왔다. 전통적인 운동법에서 벗어나 더욱 다양한 움직임으로 메이스벨 운동을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메이스벨로 이렇게 화려한 퍼포먼스와 그룹운동이 가능하다니 놀라울 따름이다. 조만간 국내에도 선구자적인 누군가에 의해 소개되지 않을까 조심스레 예측해본다.
스틸메이스엑서사이즈 인스타그램에서 더 많은 관련 영상을 확인할 수 있다.
7. 불라바(Bulava)
불라바는 쇠막대 철퇴를 부르는 러시아 말이다.길이가 짧은 숏트 메이스벨을 생각하면 된다. 무기이기도 하면서 중세시대 국가 지도자가 가지던 권력과 힘의 상징이기도 했다. 최근 해외에서 불라바를 휘두르면서 피트니스 시장에 뛰어든 이가 있기는 하지만, 아쉽게도 아직 불라바만의 독특한 운동법이랄 것은 없고 기존 스틸 모던 클럽벨 운동법과 같은 동작과 플로우가 주류를 이룬다.
8. 인디언클럽(IndianClub)
인디언클럽은 인도의 방망이라는 뜻으로 원조는 인도의 조리다. 인도 역사들이 방망이를 휘두르는 모습에 감탄한 영국인들이 많은 사람이 사용할 수 있도록 사이즈를 줄이고 운동법을 개량해서 매뉴얼북을 만들어 보급했다. 영국에 의해 유럽, 미국에 전파되었고, 한국도 그 영향을 받아 한때 학교 체육에 도입된 적이 있으나 지금은 거의 사라진 추세이다.
인디언클럽은 나무나 플라스틱으로 제작되며 조리, 페르시안밀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볍다. 그만큼 회전 돌림 축이 어깨, 팔꿈치, 손목 각각의 관절로 수시로 전환 가능해서 상지 관절의 협응 움직임 인지와 개발에 탁월하다. 부상 위험이 적고 누구나 조금의 시간만 투자해도 상당한 운동 효과를 누릴 수 있기 때문에 초보자나 여성에게도 적극 추천한다.
기존의 인디언클럽 스윙 운동 외에 더욱 가벼운 무게로 행하는 곤봉 리듬체조, 클럽 저글링도 있다. 리듬체조는 실제로 인디언클럽과 어느 정도 연관이 있고 몸의 다이나믹한 움직임과 클럽의 회전 움직임이 아름다운 조화를 이룬다. 클럽 저글링은 구성까지 갖추고 음악에 맞춰 공연할 정도지만 사실 인디언클럽과 별 관련은 없다.
9. 모던 클럽벨
모던 클럽벨은 스틸로 만들어진 클럽벨을 말한다. 중량이 상당한 만큼 인디언클럽에 비해 회전운동에 대한 자유도는 높지 않지만 생체역학을 고려한 다양한 움직임으로 클럽벨 운동을 한다는 특징이 있다.
이미 근대에 다양한 버젼의 스틸 클럽벨이 사용되었음을 사진으로 알 수 있다. 페르시안밀, 조리, 카렐라 등과 비슷한 방식으로 운동했으리라 추측만 해볼 뿐이다.
마치며
지금까지 각각의 소중한 도구와 클럽운동을 조리, 페르시안밀, 가다, 메이스벨, 인디언클럽 총 5가지로 구분해보았다. 각자의 취향, 운동 목적, 환경에 따라 자신만의 클럽운동을 시작해보길 권해본다. 어쩌다 한 가지 시작하면 어느새 다 건들게 되는 건 함정.
원문: 주현의 고대 운동법 이야기
참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