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사카 도부쓰엔마에 역을 지키던 벤치가 바뀌었는데, 어딘가 이상합니다. 선로 방향을 가리키던 벤치가 90도 꺾여서 옆을 보게 바뀌었네요. 게다가 하나는 마주 보고 앉게 되어 있습니다. 지하철 의자를 재활용했나 싶었는데 또 그런 것도 아닙니다.
습관이란 무서워서 90도 옆으로 꺾은 벤치가 도통 익숙해지지 않더군요. 게다가 자리도 많이 차지하기 때문에 앉을 수 있는 사람의 숫자도 줄었습니다. 분명 무슨 이유가 있어서 이렇게 설치한 것일 텐데…….
궁금해하는 사람이 저뿐이 아닌지, 벽에 안내가 붙어 있습니다.
일본어를 몰라도 대충 알 것 같은 내용입니다. 지금까지는 의자가 선로를 향해 있어 술에 취해 일어나면 비틀거리다가 떨어지는 사고가 일어나곤 했는데, 의자를 90도 돌려 동선을 한 번 비틂으로써 사고를 방지하려는 취지였군요. 이렇게 설명을 보니 한 눈에 들어옵니다.
JR 서일본의 분석에 따르면 2013년 홈에서 일어난 접촉사고 사례 221건 가운데 취객에 의한 사고가 166건인데, 그중에서 60%가 의자에서 일어나 선로로 접근하다가 벌어진 사고라고 합니다. 술에 취해 벤치에 기대앉아 있다가 열차 들어오는 소리에 일어나서 비틀거리다 발을 헛디디는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도부쓰엔마에 역뿐 아니라 2015년부터 JR의 서일본 쪽을 중심으로 차례차례 바뀐 모양입니다. 도부쓰엔마에 역의 벤치가 바뀐 것은 작년 9월이라고 하니 오히려 좀 늦은 감이 있네요. 이렇게 바뀌는 것은 JR 서일본을 중심으로 하는 몇몇 노선이고 막상 JR 동일본은 바꿀 생각이 없다고 합니다.
원문: 일본에 먹으러 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