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그럴 때가 있다. 어떤 소리를 듣는 것만으로도, 심리적인 안정감이 든다. 이것은 많은 사람들에게 꽤 보편적인 경험이다. 쏟아지는 별들과 함께 들려오는 여름밤 시골의 풀벌레 소리, 따스한 침대 위에서 듣는 창 밖의 빗소리, 20세기 초반에 녹음된 재즈의 (레코드판 특유의) 지지직거리는 잡음까지.
아래는 가장 빠른 시간 안에 당신의 귀를 만족시킬 3개의 영상이다. 편안하고 즐거운 기분을 원할 때 꺼내 듣도록 하자. 때로는 단지 듣는 것만으로도 짜릿함을 느낄 수 있을지도 모른다.
1. 리얼한 ‘바삭함’으로 미각을 자극하는 소리: 리츠 크래커
일상 속에서 국물을 ‘후루룩’ 마시고, 반찬을 ‘쩝쩝’거리며 씹는 것은 금기시된다. 하지만 ‘먹방’ 프로그램에서는 대환영이다. ‘먹방’, ‘쿡방’등 음식 관련 프로그램을 본 경험이 있다면, 패널들의 음식 먹는 소리가 얼마나 식욕을 자극하는지 느껴봤을 것이다. 실제로 제작진도 보다 생생한 소리를 전달하기 위해 음향에 상당한 공을 들인다. ‘음식 먹는 소리’가 맛, 냄새, 식감 등을 그대로 전달해 시청자들의 식욕을 자극하고 마치 먹고 있는 듯한 만족감을 전달하기 때문이다.
위 영상은 크래커의 바삭한 소리를 대단히 리얼하게 담아낸 광고다. 이어폰은 필수다. 팝아트 느낌의 트렌디함을 강조한 원색의 배경, 모델은 거의 말을 하지 않는다. 단지 어느 크래커에서도 느낄 수 없는 특유의 ‘바삭함’만을 전한다. 크래커를 뜯기 전 바스락거리는 소리, 크래커가 가까이에서, 또 멀리서 부서지는 소리. 전체 영상 30초 중 거의 모든 시간이 이것을 더 잘 느끼게 하기 위해 할애되었다. 속삭이는 목소리는 거들 뿐이다. 아, 리츠크래커 먹고 싶다…
2. 우주를 배경으로 듣는 지구의 소리: 인터스텔라
여기, 점점 황폐해져 가는 지구를 대체할 행성을 찾기 위해 우주로 떠난 탐험가들이 있다. 우주정거장 속의 그들은 당연하게도 지구와 그 곳에 남겨둔 가족을 그리워한다. 어느 날 잠을 이루지 못하는 로밀리를 발견한 쿠퍼는 자신이 듣고 있던 mp3를 그에게 건네준다. 들려오는 것은 지구의 소리. 비가 오고 천둥이 친다. 풀벌레가 울고, 바깥으로는 우주의 깊은 어둠이 펼쳐져 있다.
만약 너무 짧은 영상이 아쉽다면 이것으로 달래도록 하자. 혼자서 우주로 떠나는 16분 간의 여행을 체험할 수 있다. 여기서 팁, 끊임없이 들려오는 영어는 굳이 알아들으려고 애쓰지 않는 편이 좋다. 우주선이 내는 기계음과 속삭이는 목소리에 이내 잠이 들 것이고, 이 영상의 목적이 바로 그것이니 말이다.
3. 45분 동안 오직 비누만을 깎는 소리: Asmrsurge
소리만으로 뭔가 형언할 수 없는 기분 좋은 자극을 느끼게 하는 것이 바로 ‘ASMR기법’이다. 이를 본격적으로 체험하고 싶다면 선택지는 아주 많다. 목소리, 생활잡음, 먹는 소리 등 어떤 것을 좋아하느냐에 따라 취향에 맞는 업로더를 선택할 수 있다.
위는 더미헤드(귀 부분에 마이크를 설치한, 사람 머리 모양의 녹음 장치)를 이용해 녹음하고 촬영한 영상이다. 이 때문에 소리의 위치가 아주 섬세하게 추적된다. 마치 직접 앞에서 비누를 깎는 것과 같은 높은 퀄리티의 사운드다. 계속해서 반복되는 작업을 보다보면 이상하게 마음이 편안해질 것이다. 그냥 들으면서 일을 한다면? 훌륭한 노동요가 될 것이다.
※ ASMR에 관해 더 많은 것을 알고 싶다면 이 곳을 참고하면 된다. 실제로 여기를 참고하여 작성된 컨텐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