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용이 페이스북에서 최강희 전 감독 디스를 시전했다는 문제제기로 가루가 되도록 까이고 있다. 위 이미지의 윤석영도 마찬가지다.
연예인과 프로선수가 ‘공인(public figure)’은 아닐지언정, ‘유명인(celebrity)’이라는 점에서는 매한가지다. 그리고 유명인에게 필요한 것은 ‘명성관리’다. 특히 프로선수는 연예인과 달리, 자신이 속한 스포츠와 리그의 이미지에도 영향을 준다는 점에서 명성관리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된다. 하지만 비단 기성용 선수뿐 아니라 많은 선수들이 SNS로 망가지고 있다.
SNS에서의 입방정으로 망가진 선수들
프로야구에서는 이미 수 차례 선수들의 SNS가 문제된 바 있다. 작년 두산과 기아의 경기 중 벤치클리어링이 발생했고, 나지완은 두산의 프록터에게 “노란 돼지(yellow pig)”라는 욕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두산의 고창성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야구장 오자마자 싸우자고 들이대는 이 녀석(나지완). 집에서 편집된 방송 봤구나? 노란돼지, 팬들이 입모양 보고 해석해 놓은 거 읽은 거니? 이 녀석 왜 이렇게 웃기냐”라는 글을 올려 논란이 됐다. 그리고 2군으로 강등됐다(…)
LG의 이범준은 아예 팀킬을 시전한 적이 있다. 같은 포지션인 투수만 자꾸 데려오니까 짜증난다는 것. 인화(人和)로 유명한 LG는 “이범준 본인에게 확인한 결과 `그런 글을 쓴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며 “이범준 선수가 트위터를 사용하지 않은 지 꽤 오랜 시간이 지났다. 아무래도 트위터 비밀번호가 유출 또는 해킹되면서 벌어진 사건으로 보인다”로 마무리지었으나(링크), LG 트윈스의 이미지는 내려갔다. 이미지도 DTD(…)
MLB라고 예외는 아니다. 약물로 이미지 망칠만큼 망친 알렉스 로드리게스는 괜히 트위터를 개설해 욕을 바가지로 먹고 있다. 사진 촬영이 금지된 팀 헬스장을 트위터에 올려서 욕을 먹고, 팀 닥터가 진단을 내리지도 않았는데, “의사가 이제 야구 관련 운동을 해도 좋다고 하더라.”라고 올려서 욕을 두 배로 먹었다. 브라이언 캐시먼 양키스 단장은 ESPN과의 인터뷰에서, “알렉스 로드리게스는 그냥 주둥아리를 닥쳤으면 한다.”라고 분노하기까지 했다. (링크)
뭐, 이 외에도 많다. 시카고 컵스의 이안 스튜어트는 트위터 때문에 무기한 출장 정지에 무급조치까지 먹었다. 현재 트리플A에 속한 자신을 메이저리그로 불러주지 않는다고 징징댔기 때문이다. 아지 기엔 감독은 트위터에서 심판을 비판하는 트윗을 날렸다가 징계를 받게 됐다. 뭐, 이런 일이 야구계에만 있겠는가? 당장 티아라 사태를 떠올려 보자.
유명인들의 SNS, 과연 도움이 될까?
SNS는 매우 위험하다. 긍정적 이미지를 쌓는 것은 천천히 이루어지지만, 이미지가 깨지는 건 한순간이기 때문이다. 지금은 링크가 사라진 글을 인용해 보자.
SNS는 팬이 보고 싶으며 읽고 싶은 정보에 바로 접근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언론매체를 거치지 않고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왜곡 없이 팬들에게 전달할 수 있는 이점은 선수뿐만이 아니라, 가감 없는 직접적인 발언은 팬에게도 환영받을 만하다. 또한, 그러한 과정을 통해 선수와 팬의 유대관계를 한층 더 능동적이며 강하게 하고 있다. 그러나 동전에는 양면이 있듯이 그 단점 역시 무시할 수 없다.
“자신의 발언이 여과 없이 공개될 수밖에 없기에 엄격한 자기통제가 없다면 오해를 부르거나 팀과 관련된 비밀을 누설할 위험성이 있다. 또한, 주기적인 업데이트를 하지 않으면 팬에게 오히려 부정적인 인상을 주게 되고, 성적에 따라 팬에게 시쳇말로 털리는 일(욕이나 비난을 도배하는 행위)도 일어난다는 폐해가 있는 것은 분명하다.” 한 SNS 전문가의 지적이다.
한국과 달리 미국 프로스포츠는 선수 교육이 꽤나 철저하다. (참조 링크) 이들은 기본적인 인터뷰 훈련은 물론이고, SNS에 대해서도 교육을 받는다. 그럼에도 위처럼 문제 발언이 터져나온다. 이는 SNS의 속성 때문이다. 미남이자 SNS 전문가로 소문난 이승환 씨(32세, 무직)는 이렇게 이야기한 바 있다.
SNS를 하는 사람들은 이야기한다. “이 곳은 사적인 공간이야.”, “익명 계정인데 하고 싶은 말 좀 하면 어때?”라고. 하지만 그렇지 않다. 누군가가 보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그것은 사적이지도 않고, 익명이지도 않다. 그저 공개된 하나의 게시물일 따름이다. 워렌버핏은 절대 투자 법칙으로 1. 절대 돈을 잃지 마라, 2. 절대 1원칙을 잊지 마라. 를 내세웠다. 이를 SNS 법칙으로 바꾸면 아래와 같을 것이다.
Rule No.1 : 하면 안 될 말은 하지 마라.
Rule No.2 : 절대로 1원칙을 잊지 마라.
이는 워렌 버핏의 가치투자 원칙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동시에 절대 투자법칙은 없다는 역설을 이야기하기도 한다. 많은 SNS 전문가들은 ‘솔직함과 진정성’이 답이라고 이야기한다. 그런데 이 말 매우 ‘위험’하고 ‘무책임’한 말입니다. 이러다가 망한 사람이 위에 줄줄이 비엔나가 아닌가? 요즘은 대검찰청과 부산경찰의 활약으로 ‘유머’를 권유한다고 하더라. 심지어 원자력발전소 SNS 컨설팅에서도 유머러스하게 운영하라는 말이 나왔다는데(…) 할 말이 없다.
제대로 교육할 거 아니면, 그냥 SNS를 금지하라
물론 연예인들은 트위터를 잘 활용하는 편이다. 너무 당연한 게 본인이 맘대로 못하기 때문이다(…) 기획사에서 철저하게 조심해서 올리니까 가능한 일. 이러한 관리가 없을 때 무슨 일이 생기냐면…
어차피 선수들도 성인이고 사생활 관리에는 한계가 있다. 하지만 기성용처럼 나름 세컨 계정 파봐야 결국 다 나오게 되어 있다. 가장 좋은 방법은 유명인은 SNS를 하지 않는 거다. 어차피 유명인이란 매스미디어를 먹고 사는 것이고, SNS를 통한 홍보는 일상적인 홍보를 통한 효율 대비 일이 커졌을 때의 피해가 너무 크다.
그래, 어차피 그래도 트위터, 페이스북을 할 사람은 다 한다. 그렇다면 최소한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철저한 교육 정도는 해야 하지 않겠나? 메이저리그가 규모가 그렇게 큰데도, 문제가 크게 발생하지 않는 이유는 이 글에서 엿볼 수 있다. 이런 시스템이 있었다면, 이번 축구계의 사태도 충분히 방지할 수 있지 않았을까?
메이저리그 구단들은 스프링 캠프는 물론이고 시즌 중에도 자유분방하고 혈기왕성한 젊은 선수들의 경기장 밖에서의 사생활과 관련된 예방교육을 꾸준히 해오고 있다. 특히 마이너리거의 경우 주중에는 야간통금 시스템도 가동하고, 복장이나 두발 등의 규정도 만들어 놓고 이를 어길 시에는 벌금이나 벌칙 등의 제재도 가한다.
SNS 등의 온라인 상의 사생활도 엄격할 정도로 제재하고 관리하는 분위기이다. 대부분의 메이저리그 구단은 스프링캠프가 시작되면 선수들의 SNS 계정을 제출받아 모니터링하며 문제의 소지가 될 만한 것이 없는지 사전에 관리한다.
물론 일련의 사건들이 선수들에게 경각심을 일깨워주겠지만, 이 정도로도 부족하다. 인터넷, 특히나 SNS의 위기는 소리 없이 잠재되어 있다. 심지어 제주도에 엄청난 땅이 있고, 1년 경비로 640억을 쓰는 사람조차 한 방에 가는 게 인터넷이라는 걸 스포츠 선수들이 알아줬으면 한다.
퍼거슨 경의 명언으로 글을 맺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