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억 명에게 우육탕면을 쏘고 교육개혁을 외친 사연
리승환(ㅍㅍㅅㅅ 대표, 이하 리): 무슨 일을 하고 있나요?
김성윤(아이포트폴리오 대표): 아이포트폴리오 대표입니다. “교육을 개혁하자!” 하고 2011년쯤에 친한 후배와 같이 직장 때려치고 창업했어요.
리: 갑자기 왜?
김성윤: 좀 뻥치자면 중1 때부터 교육업에 뜻이 있었어요. 제가 초6 때까지 미국, 필리핀에서 공부했는데, 한국 오니 교육부를 폭파하고 싶었어요. 한국에만 계속 있었으면 지옥인지 몰랐을 텐데, 파라다이스에 있다 오니까 컬처쇼크가 오더라고요. 해외 있을 때는 경쟁, 라이벌… 이런 단어를 쓸 일이 없었어요. 그런데 한국에서는 벽에 1등부터 순위를 붙이더라고요. 쇼크였어요…
리: 심각한 좌빨이군요…
김성윤: 그래서 그때 꿈이 문교부 장관이었어요. 되기 전엔 작게라도 때려 부수자. 학급 회의 시간에 장학사 오면 안 하던 환경미화 하고 가짜 시간표 바꿔치기하는 거 때려치워… 이러다가 담임이 어머니 불러서 “얘 대학 가면 화염병 던질 거 같으니 조심시켜요.” 이러고… 공부는 더럽게 시키는데 또 쓸 데는 없어요. 통계 보니까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시간과 돈을 영어에 붓는데 효과는 개판이고…
리: 그래서 대학 가서 화염병 던졌어요?
김성윤: 근데 제가 고딩 때 천문학에 빠져서 우주과학자의 길을(…) 인간을 대하면 스트레스 많이 받으니, 거짓과 위선이 없는 우주를 대상으로 연구하자. 그러다가 천체물리… 뭐 이런 거는 천재가 하는 학문이지 나 같은 돌대가리는 하면 안 되는 거라 깨닫고 대학원 포기하고 ‘사업하자…’ 이렇게 변덕을 부렸죠.
리: 바로 사업했습니까?
김성윤: 직장에 잠시 다니다가 관두고… 그 당시에 벤처 붐이었는데, 매경에 나온 우리나라 50대 벤처기업 리스트가 뽑혀 있더라고요. 그 중 이름이 라틴어 같아 폼나는 로커스에 취업했어요. 사업하기 전에 먼저 배우자. 지금은 애니메이션 제작사지만, 당시는 통신 IT 회사였어요. 들어간 지 1년 반 만에 상장하고 스톡옵션 받았는데 당시 시가로 20억 이상이었어요. 6개월 만에 10배 가까이 올라서.
리: 그렇게 2년 만에 부자가 된 건가요…
김성윤: 부자는 얼어 죽을… 옵션이 3년 묶여 있던 사이에 벤처 버블이 터진 거죠. 그렇게 1세대 벤처의 수난을 목격한 게 다예요. 행사가 밑으로 내려가서 이미 휴지가 됐기 때문에 행사도 안 하고 그냥 나왔죠. 그러고 나서 콜센터 구축해주는 외국계 어바이어(Avaya)에 스카우트가 됐어요. 막상 가 보니 큰 회사라 뭐 맘대로 할 수 있는 것도 없고… 다시 뭔가 도전해보고 싶어서 로커스로 돌아갔어요.
리: 다니던 회사 또 가는 게 무슨 도전이죠…
김성윤: 중국 진출을 위해 갔거든요. 그렇게 중국에서 5년 지내며 CJ 홈쇼핑이 중국 진출했을 때 콜센터 구축을 해줬고. 그런데 뭐 흔한 이야기이지만… 중국이 호락호락하지 않잖아요. 회사에서 100억 넘게 투자했는데, 결국 잘 안 됐어요. 13억 중국인들에게 우육탕면 한 그릇씩 사주고 나왔죠.
리: 왜 망한 거죠…
김성윤: 중국에선 100억이란 돈으로 할 수 있는 게 없겠더라고요. 중국 애들 입찰 들어오면 반값이 기본이에요. 기술? 차별성 있다고 해도 중국 회사가 일단 가격으로 밀고 들어가서 사고 쳐가면서 금방 배워요. 또 우리 같은 회사 사람들 비싸게 스카우트도 하고… 결과적으로 노하우만 다 전수해주고 물러났죠.
리: 아무튼 마음이 아팠겠군요.
김성윤: 그때 깨달은 게 중국이 공산혁명으로 뒷빠꾸한 30년 동안 우리가 5,000년 역사 통틀어 잠시 좀 앞섰을 뿐이지 그들이 우리한테 자기네 시장을 내줄 리 없다는 거예요. 이미 한국은 중국에게 다 따라잡혔다고 봐요. 지금까지 버틴 게 용한 거지.
리: 그렇죠. 이제 우리는 희망이 없으니 시청광장으로…
김성윤: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 교육 개혁을 외치면서 바로 창업 전선으로 나섰죠. 1년이 채 안 되어 모가지 날아가는 교육부 장관이 교육을 뭘 바꾸겠어요. 창업으로 교육을 개혁할 수 있는가? 저는 있다고 믿었어요.
옥스퍼드출판사와 독점 계약을 따낸 비결
리: 아이템은 어떻게 정했죠?
김성윤: 2009년 아이패드가 나올 때, 이걸로 인해 교육이 뒤집어지겠다고 생각했어요. 1인 PC가 도입되고 인터넷 연결이 되면서, 1990년대 말에 소위 말하는 e러닝이 생겼잖아요. 1인 1PC 인터넷으로 모든 게 바뀌었죠. 이제 태블릿 시대가 열리면 가족이 함께 쓰는 PC와 달리 1인 1디바이스 시대가 열리겠구나. 그리고 이게 교육 혁명을 낳을 거라 본 거죠.
리: 1인 1디바이스가 교육에 어떤 차이를 낳을 수 있을까요?
김성윤: 수학 같은 경우 조금만 레벨 다르면 두 명 앉히고도 못 가르쳐요. 그래서 과외 하잖아요? 알아먹는 놈 빼면, 수포자 되는 거고… 그런데 1인 1디바이스가 되면 개인 수준별 학습이 가능해져요. 아이패드도 잡스가 학교용으로 만들었다고 이야기했어요. 딱 종이책 사이즈에 가깝고. 교과서 비리 없애고 교과서를 공짜로 만들려고 한 게 잡스의 비전이었어요.
리: 그런데 정작 태블릿 시장 다 죽은 것 같은데(…)
김성윤: 교육용 시장은 예외에요. 디바이스만 놓으면 아무도 안 사 가는데, 교육용 콘텐츠 결합한 시장은 계속 성장 중이에요. 반대로 업무용 또는 엔터테인먼트용으로 쓰는 태블릿 시장은 죽 쑤죠. 거품이 꺼지고 나서 2015년부터 제대로 시장 수요에 따라 돌아갔어요.
리: 하지만 국가 정책에 따라 왔다 갔다 하는 시장 아닌가요?
김성윤: 그렇긴 하죠(…) MB 정권 시절 이주호 교육부 장관이 2015년까지 디지털 교과서에 2조 5천억을 써서 종이 없는 교실을 만들겠다고 했거든요. 그게 BBC 뉴스, CNN 뉴스까지 나오며 난리가 났어요. 국가주도로 이런 나라가 없었으니.
리: 확실히 엄청난 호재로군요.
김성윤: 네. 그런데 정권 바뀌며 그 예산 다 날아갔어요.
리: ……그래서 어떻게 계획을 변경했습니까?
김성윤: 변경까지는 아니고… 어차피 학교로 진출할 생각은 없었어요. 전자책 플랫폼을 만드는 쪽으로 무게추를 옮긴 정도지…
리: 왜 콘텐츠도 아닌 빡센 플랫폼 사업으로 간 건가요?
김성윤: 제가 영어교육 개혁에 관심이 많잖아요. 태블릿이 가장 유용하게 쓰일 수 있는 게 영어교육이라고 생각했어요. 예전에 영어 교재 사면 CD나 카세트 따라왔잖아요. 2/3가 뜯지도 않아요. 뜯어봐야 트랙 찾고 하면 불편하고. 온라인 영상 있다고 하면 PC 켜고 웹에 접속해야 하고… 그런데 전자책으로 들어가면 파트에 맞게 CD 음원과 비디오 임베딩은 물론이고, 자동으로 채점하고 학습 기록 남겨 피드백 받고…
리: 돈 졸라 들겠는데요?
김성윤: 기술만 개발하기로 했어요. 특히 교육은 콘텐츠가 아무리 좋아도 아이포트폴리오 레이블 달면 안 팔리잖아요. 권위가 있어야 하니까. 똑같은 내용이라도 서울대학 출판부랑 동네 보습학원 레이블 붙인 거랑 달라요. 동네 사람이 더 잘 만들 수 있지만, 엄마들이 믿음을 가지려면 브랜드가 중요했죠.
리: 바로 그 레이블 따내기가 어렵지 않습니까?
김성윤: 후후후… 저희는 옥스퍼드대학 출판부와 독점에 가까운 계약을 맺었습니다.
리: 엥? 어떻게 이런 작은 회사가?
김성윤: 처음에 아무 생각 없이 세계 최대 전시회 프랑크푸르트 북페어에 참여했어요. 한국관에 들어가면 별 주목을 못 받을거 같아 미국에 있는 교육출판협회에 꼼수를 써서 가입을 하고 미국관에 들어갔어요. 7,000불 정도 들었어요. 3평 정도 부스. 기술업체들이 모인 핫스팟이 있었어요. 거기에 들어가서 좀 주목받게 된 거죠.
리: 그래도 헬조선의 작은 회사가 어찌 주목을…
김성윤: 우리 꼼수가 좀 통했다고 봐요. 한국관보다는 아무래도 미국관 쪽에 있으니까 찾아오는 회사 급이 다르더라고요. 옥스퍼드에서 우리 솔루션을 보고 굉장히 좋아했다는 거예요. 책 넘기는 느낌도 나고, 오디오 재생도 최적화돼 있고, 반응 속도가 무지 빠르고…
리: 그래서 바로 계약을 따낸 건가요?
김성윤: 자기들이 파일럿 테스팅 중이니 참여할 생각이 있냐고 하더라고요. 당연히 땡큐죠. 그러니까 책 몇 권을 pdf로 보내서 전자책 만들어 다시 보내면 자기들이 10개 학교에 뿌리고 선택하게 하겠다고… 경쟁사가 어디냐 물으니 다 쟁쟁한 미국 회사에요. 애플 출신들이 나와서 만든 잉클링을 비롯해서… 그나마 여기가 젤 작은데 투자 유치금이 400억 수준이었어요. 우린 자본금 2억의 4인 회사인데… 그냥 경험 쌓자는 생각으로 비딩에 임했죠.
리: 대체 어떻게 이긴 거죠…
김성윤: 대통령이 둘이 있었던 나라인 만큼 우리 국민들이 얼마나 위대한지 깨달았어요. pdf 받고 밤새워서 이틀 만에 만들어 보냈어요. 한국에서는 너무 익숙한 일이니까… 그러니까 깜짝 놀라요. 미국 업체들은 5개월 걸린다고 하던데, 어떻게 이틀 만에 만들었냐고… 그렇게 손 좀 더 봐서 테스트에 들어갔는데, 6개월간 연락이 없더라고요. 그냥 망했다고 생각했어요.
리: 어떻게 버텼나요?
김성윤: 자본금은 이미 다 떨어져서, 이미 정부용역과 기업 외주로 버텼어요. RHK, 넥서스, 상상출판… 여행 출판사들과 계약해서 트래벌룬이란 여행 전문 이북 플랫폼을 만들어서 연명하고…
리: 정말 망했군요.
김성윤: 그런데 갑자기 북페어에서 다시 만나자고 연락이 왔어요. 4개 업체 중 우리 솔루션 채택률이 90%였다고, 그런데 자기들 매출이 연 1조 5천억인데 설립 만 1년 된 회사 솔루션을 채택하려니 리스크가 크다고, 와서 니가 사장한테 PT하라고. 이번에 이사회를 일본에서 여는데 거기서 30분간 PT하라고 하더군요. 그것만 잘하면 된다고 해서 갑자기 다음 주 일본으로 날아가 PT를 했어요.
리: 뜬금포 PT인데 뜬금포 질문 나오지 않던가요?
김성윤: 뭐, 황당하다면 황당했던 게 무슨 기능이나 이런 것보다 교육학적인 질문을 많이 하더라고요. 교육학적인 개념이 이 기술에 녹아 들어가 있냐, 어떤 철학으로 기능을 만들었냐. 다행히 제 와이프가 영어교육 전공했고, 저도 영어교육으로 책까지 써서 이론적 무장은 좀 돼서… 그래도 막상 전문용어 들이대니까 좀 버벅이며 둘러댔죠.
리: 결과는 어땠습니까?
김성윤: “You knocked every out”이라고 전화가 오더라고요. 그래서 프로젝트 수행비 얼마면 되겠냐 하기에, 저는 “Not for sale”이라 받아쳤어요. 구축해주고 운용까지 해줄 테니 수익 쉐어하자고 했어요. 사실 돈이 너무 급했는데, 왜 즉흥적으로 그딴 소리를 했는지 모르겠어요.
리: 왜 그런 정신 나간 소리를 했습니까. 딜 깨질 수도 있는데.
김성윤: 한국식 용역 개발만 생각하면 끔찍했거든요. 그런데 그걸 또 그쪽에서 오케이 했어요. 이왕 이렇게 된 김에 막 질렀죠. Spindle Books라는 우리 솔루션 브랜드 네임을 넣어라, 그리고 전자책도 별도 ISBN이 있으니 인세도 줘라. 줄다리기 좀 하다가… 그렇게 일이 시작됐죠.
어학 교육, 경쟁과 평가가 해답이 아니다
리: 이후 매출은 괜찮았나요?
김성윤: 수익 쉐어 이야기한 후 후회를 좀 했어요. 걔네도 사실 뭐 이런 봉이 있나 싶었겠죠. 그런데 태블릿 시장과 전자책 시장이 커지며 매출이 확확 커졌어요. 작년도 200% 정도 성장했고요. 그래서 첫 계약서가 50페이지 정도였는데, 그때 제일 신경 썼던 게 우리 전용 포맷이었거든요. 다른 데로 도망갈 수 없게(…) 계약 연장이 끝난 후 재계약하면서 그쪽도 수를 많이 써서 계약서가 400페이지로 늘었습니다(…)
리: 꼼수가 난무했나 보군요.
김성윤: 전혀 그렇지는 않았어요. 저도 직장 다닐 때 한국 대기업 SI 많이 해봤는데, 이런 파트너십은 처음이었어요. 걔네도 다른 회사 안 찾고, 우리도 옥스퍼드 경쟁사와 일하지 않고… 심지어 이건 계약서상에도 없는데 그래요. 옥스퍼드가 538년 동안 출판사 운영 하면서 인쇄소 계약 후 사장님이 돌아가시면 아들, 손자… 그렇게 한 번 같이 가면 끝까지 가는 전통이 있어요. 이상한 짓만 안 하면 꾸준히 같이 성장하자는 거죠.
리: 브렉시트의 주역들도 엘리트는 다르군요.
김성윤: 너무 맘에 드는 게… 우리가 좋은 콘텐츠 기획을 하면, 비록 기술 파트너지만 열린 자세로 받아들인다는 거죠. 국내 대기업과 일할 때와는 상상도 못 할 일들… 우리가 제안한 것 중에는 ‘유·초등용은 평가를 하지 말자’는 거예요.
리: 평가를 하지 말자?
김성윤: 저희 교재의 학습용 게임은 0점이 없어요. 무조건 맞추면 점수가 나오고, 틀리면 맞을 때까지 기회를 주는 거예요. 한국 대부분 서비스가 랭킹으로 경쟁 조장하는데 경쟁이 전혀 없어요. 제가 외국에서 겪어봐서 알아요. 언어는 평가받는다고 생각하는 순간 언어 습득이 안 돼요. 긴장 호르몬이 나와서 그 순간만을 모면하려 하죠. 이러니 어떻게 영어가 늡니까?
리: 앞으로 평생 벌 돈이 계속 들어오시겠군요. 축하드립니다.
김성윤: 그렇다고 감 떨어지는데 입만 벌리고 있는 건 아닌 것 같고… 옥스퍼드 이북이 전 세계 50개국에 순차적으로 나가는데, 한국을 보니 너무 답답하더라고요. 전자책 보급은 늦고, 전통적 종이 영업망에 의존하고… 그래서 아예 우리가 한국에서 유통사업을 하기로 했어요. 일단 유초등에 맞춘 옥스퍼드 콘텐츠를 EBS 리딩클럽 마크를 달고 런칭했어요.
리: EBS는 어이 꼬셨나요?
김성윤: EBS미디어에서 여행 책 때문에 우리 회사를 방문했어요. 그런데 미팅 때 이걸 보여주니, 반드시 같이 하자고 하더라고요. 여행책은 10% 밖에 안 되고 원래 이거 하는 회사다. 영어 전자책 시연했더니 반드시 뭘 같이 해야 한다고 역설하더라고요. 아이북스보다 더 낫다고 하며… 아이북스는 여러 지역 발음을 들을 수도 없고, 영상과 글을 동시에 볼 수도 없거든요. 문제 풀이로 빠르게 이동할 수도 없고.
리: 리딩클럽은 잘 되나요?
김성윤: 요즘 계속 설명회 다녀요. 첫 설명회 때 학부모 100명이 왔는데, 지금까지 5번 했는데 평균 350명 옵니다. 나중에는 서울 설명회에 지방 사는 학부모들까지 오시고…
리: 실제 판매로도 잘 이어지나요?
김성윤: 일단 보급을 높이기 위해 가격을 낮췄어요. 해외와 달리 판매가 아닌 서브스크립션 모델로 돌아선 거죠. 100권 단위로 종이책의 1/5 가격으로 1년 구독이 가능해요. 평균 객단가가 11만원 수준이니, 월 1만원도 안 쓰고 옥스퍼드 책을 자유롭게 볼 수 있는 거죠.
리: 음… 튜터 없이 자가학습이 쉬울까요?
김성윤: 할 수 있으면 엄마가 하는 게 제일 좋죠. 하지만 헬조선의 어머니는 직장에 가사노동까지 시달리니… 공부방 모델도 내놓고자 해요. 영업망 확보는 업체 제휴로 풀고. 좋은 콘텐츠를 찾는 업체들이 많아 시장 확장은 어렵지 않아 보여요.
중국 진출, 아이포트폴리오의 미래
리: 앞으로 어떻게 교육시장을 확대해 나갈 계획입니까?
김성윤: 전 영어교육이 공짜로 풀려야 한다는 철학을 가지고 있습니다.
리: 저기요… 당신 대표에요.
김성윤: 옥스퍼드도 비영리 회사에요. 학교 부설로 비영리 출판사가 있는… 그 수익은 학교 연구비나 장학금으로 다 나가요. 우리나라는 영어교육 양극화가 너무 심해요. 돈 있는 집 애들은 외국 보내는데 이게 무슨 공정한 경쟁이에요? 수학은 몰라도 죽어라 노오오오오력하면 되겠지만, 영어는 열의만 가지고 안 돼요.
리: 하지만 공부방 업체에 EBS도 걸려 있습니다.
김성윤: 그러니까 해외에서 돈 벌고 한국에서의 이익은 포기해서 낮은 가격 유지할 거예요. 해외 사업이 잘 돼야 하는 이유죠. 이미 현재 매출의 90% 해외에서 발생하고요.
리: 앞으로도 옥스퍼드와만 일할 생각인가요?
김성윤: 네. 뭐 몇 년 지나면 생각이 바뀔지 모르겠지만(…) 미국 모든 대학 출판부, 하버드나 예일 같은 곳 매출 다 합쳐도 옥스퍼드 하나 매출보다 적어요. 여기서 나오는 책만 해도 너무 많으니 이거 하나 제대로 하는 게 중요하다 생각해요.
리: 빨대 제대로 꽂았군요.
김성윤: 저는 외려 꽂혔다고 표현하는데… 같이 일하다 보니 담당자들과도 형제처럼 친해지고, 같이 교육 철학을 공유하는 게 너무 좋아요. 솔직히 돈 벌려면 저도 뭐 한국 영어학원처럼 점수 올리는 쪽으로 가야죠. 그런데 제가 해외 경험해본 결과, 이런 건 영어 능력에 하등 도움이 안 돼요. 토익 950 돼봐야 컨퍼런스 콜 하나 제대로 못하는 애들이 대부분인데. FT 서울 지국장이 교육에 모든 걸 바치고 아무 것도 건지지 못한 나라라고 이야기했는데, 전 그 말에 동의해요.
리: 님 서비스가 진짜 실력에 도움이 된다고 보는 건가요?
김성윤: 물론이죠. 옥스퍼드만큼 과학적으로 책을 만드는 곳이 어딨겠어요. 500년간. 거기에 전자책은 영국/미국 발음은 물론이고, 체류시간과 책을 어디까지 읽었는지 리딩 애널리틱스가 제공되기에 피드백이 돼요. 또 그게 쌓이면 소위 말하는 빅데이터가 됩니다. 구글이 선거 결과를 예측하듯, 우리는 독서 이력만으로도 어느 지역 학생들이 수능 영어가 몇 점 나올 거라는 것까지 맞힐 수 있을 겁니다.
리: 엄청 잘 되는 것 같은데 해외진출 생각은 없으십니까?
김성윤: 일단 중국시장에서 콜이 오는데, 여기에 비용을 좀 쏟아붓기 위해 투자를 받을 예정입니다. 이미 옥스퍼드에서도 중국 시장 진출 때 한국과 유사한 방식으로 가도 좋다고 컨펌이 난 상태에요. 옥스퍼드 중국 법인도 낀 상태고.
리: 중국에서 장사하면 정말 떼돈 벌겠군요(…)
김성윤: 얼마 벌지는 몰라도 시장은 확실히 크죠. 한국 0~14세가 800만인데 중국은 2억명이에요(…) 1가구 1자녀 폐지됐으니 더 늘어날 거고… 그래서 유초등 영어 시장이 매우 뜨겁습니다.
리: 한국과 중국은 어떤 차이를 둘 생각입니까?
김성윤: 여기는 좀 더 상류층 대상으로 할 생각이에요. 커버리지가 너무 넓으면 처치가 불가능한 사이즈니… 아예 아이패드와 함께 넣어서 영어 유치원 급의 상류층부터 공략한 후 보편화시켜 가격을 내릴 생각이에요.
리: 고생하셨습니다. 마지막 한 마디를…
김성윤: 창업을 생각하는 젊은이들이 있다면… 이 시국에 창업은 무슨 창업. 그 생각 당장 접으시고 이력서 넣으세요. 전격 채용 중입니다. 웹 개발, iOS 개발, 디자이너, 글로벌프로젝트 코디네이터…
리: ……
[김성윤/김미희] 강연과 영업, 에듀텍의 미래: 에듀테크
- 에듀테크 생태계의 변화/트랜드
- 현 시점에서 업계의 한계와 극복 방안은?
- 어떻게 업계를 변화시켰가? 앞으로는?
- 비즈니스/IT 트렌드의 동향을 감지하고 변화를 미리 알고 싶은 분들
- 에듀테크 산업에 관심 있는 분들
- 스타트업이 특정 산업군을 어떻게 혁신하는지 배우고자 하는 분들
- 날짜: 5/27(월)
- 시간: PM 7:30~9:30
- 장소: 스파크플러스 강남점 16층 갤럭시홀
픗픗 아카데미와 스파크플러스가 공동 개최하는 프로그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