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와 보수라는 진영논리를 떠나서,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작금의 사태에 분노하는 것이 마땅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을 피해자로 프레이밍 한다거나, 해당 사안을 대수롭지 않게 넘기려는 이들도 적지 않아 보인다.
이들이 주로 구사하는 레토릭은 바로 최초 보도를 낸 JTBC를 왜곡•조작방송사라 규정하는 것. 비록 대통령의 대국민 녹화사과로 보도가 사실이었음이 드러났지만, 증거물 수집의 경위를 운운하며 여론을 호도하려는 움직임은 여전하다.
물론 이런 비판이 마냥 이유 없는 것은 아니다. JTBC는 과거 사드 배치와 관련해서 ‘Stars and Stripes’의 르포를 오역하며 물의를 일으킨 바 있다. 의도적인 선동이었는지 부족한 영어 실력 때문이었는지는 알 수 없으나, 이는 명백하고 중대한 잘못이었다. 그럼 정말 JTBC는 왜곡방송사인 것일까?
최근 5년간 지상파 3사 및 종편 4사의 보도 중재 신청 현황 자료를 살펴보면, 방송사 별 정정보도 및 손해배상 결정 건수는 MBC가 40건으로 가장 많았고, 채널A가 32건, KBS가 26건, SBS가 23건, JTBC가 21건, MBN이 20건, TV조선이 14건이다.
게다가 이 기간 손해배상 결정 금액은 SBS 5천150만원, MBC 4천525만원, 채널A 4천490만원, MBN 2천170만원, TV조선 1천800만원, KBS 1천110만원, JTBC 350만원 순으로 집계됐다.
이거 MBC랑 채널A는 당장 간판 내려야 되는 거 아닌가?
오보의 횟수가 언론사를 평가하는 유일한 잣대라고 할 수는 없다. 오보의 경중을 따지는 것도 분명 중요한 기준이다. 그런 의미에서 JTBC를 지나치게 추앙하는 지금의 분위기가 별로 달갑지는 않다.
그러나 그들의 수고가 이제 막 빛을 보기 시작했는데, 벌써부터 과거의 잘못을 끌어와 사건의 본질을 흐리는 것은 옳지 않아 보인다. 이는 비판을 위한 비판에 불과하다. JTBC가 잘못을 저지르면 그때 가서 규탄하는 게 맞지 않을까.
우리 제발 좀 깔 때 까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