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핵심기술의 집약체, V 시리즈가 돌아왔다
LG가 출시한 V 시리즈는 G 시리즈와는 차별되는 대화면 플래그십 라인업입니다. 기존에 G 시리즈와 달리 V 시리즈는 더 높은 수준의 스마트폰 경험을 위한 소비자를 위한 제품으로, 전작에서 이어받은 세컨드 스크린과 광각 듀얼 카메라, 사진/동영상의 전문가 모드 등 LG가 자랑하는 핵심 기술을 하나에 담은 제품입니다.
지난 2015년 출시한 V10에 이어 두번째로 선보인 V20는, 기존 V시리즈의 아이덴티티를 이어받는 한편, 오디오와 카메라 성능을 더욱 발전시킨 모델입니다.
그래서 정리해 봤습니다. V20 탄생 기념, V20의 스펙에 대한, 5가지의 다소 평이한 질문들.
Q. 얼마나 튼튼한가?
A. 미국 국방부의 ‘밀리터리 스탠다드 낙하테스트’를 통과했다.
V20는 전작인 V10에 이어 미국 국방부 군사 표준 규격인 밀리터리 스탠다드 낙하테스트(MIL-STD 810G Transit Drop Test)를 통과했습니다. 1.2미터 높이에서 전원을 켜둔 채로 전면, 후면, 측면, 모서리 등 여러 각도에서 수 차례 낙하 테스트 결과 배터리 분리나, 성능 결함 없이 완벽한 작동을 보여준 것입니다.
전작인 V10은 스테인리스 스틸 316L과 복원력이 강한 실리콘 ‘듀라스킨’을 적용하여 내구성을 강화했습니다. V20도 이런 시리즈의 견고함을 이어받아 더욱 발전된 모습을 보여줍니다. V20의 가장 큰 변화는 후면 커버로 항공기, 요트 등에 사용되는 알루미늄 AL6013 소재를 사용한 것입니다.
V20 상단과 하단에 적용된 실리콘 폴리카보네이트 소재는 가벼우면서 충격흡수가 뛰어나 레이싱 헬멧, 스키 부츠 등에 사용되기도 합니다. 이를 통해 일반적인 폴리카보네이트 소재 대비 20% 이상 충격에 강한 강성을 제공합니다.
Q. 배터리는 오래 가나?
A. 그렇다. 게다가 교체할 수 있다.
최근 출시되는 스마트폰들은 대부분 배터리 내장 타입의 일체형 디자인을 선보이고 있는데, LG는 스마트폰의 활용도를 높이고자 착탈식(교체형) 배터리를 고집하고 있습니다. 뒷커버는 메탈 소재인데, 원터치 버튼으로 편리한 분리가 가능합니다.
V10에는 3,000mAh 용량의 배터리를 탑재한 반면, V20는 용량이 더욱 커진 3,200mAh 배터리를 탑재했습니다. 무엇보다 배터리가 다 돼도 여분의 배터리로 교체할 수 있다는 점. 이것이 V20를 비롯한 LG폰만의 강점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Q. 정말 고음질 사운드인가?
A. 그렇다. B&O와 협업했으며, 폰에서 하이엔드 오디오의 구조를 구현했다.
LG는 최신 G 시리즈를 비롯하여 V 시리즈에 이르기까지, 스마트폰에 고음질 사운드를 재생하기 위한 여러가지 전략 스마트폰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V10 역시 음질에 초점이 맞춰진 제품이었습니다. 올해 출시된 G5는 덴마크의 하이엔드 오디오 제조사인 B&O(Bang&Olufsen)와 협업을 통해 별매의 옵션으로 장착할 수 있는 하이파이 모듈을 선보인 바 있죠. 비록 가격이 높긴 했지만, 음질만큼은 수준급이라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최초의 V 시리즈였던 V10은 ESS의 32bit 스테레오 DAC Sabre ES9018C2M와 헤드폰 앰프 Sabre ES9602C를 탑재하였습니다. V10의 음질만큼은 좋은 평가를 받았으며, 스마트폰의 음질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견인차 역할을 했습니다.
V20는 V10를 넘어서 더욱 강력해진 모습으로 돌아왔습니다. 그 중 가장 주목할만한 것은 ESS의 쿼드 DAC ‘Sabre ES9218’을 탑재했다는 점입니다. ES9218은 아직 ESS 홈페이지에 업데이트도 되지 않았을 만큼 V20에 선 탑재 된 DAC로, 4개의 DAC를 탑재한 것이 특징입니다. 여러 개의 DAC를 탑재하면 음질이 향상되는데, 이것을 모바일 기기에서 구현한 것은 음질적인 측면에서 주목할 만 합니다.
이외에도 고출력 헤드폰 앰프, 아날로그 볼륨 컨트롤 등을 하나의 칩에 통합해 전력효율을 높였으며, 최대 384kHz/32bit PCM 및 DSD512의 재생을 지원합니다. 신호대 잡음비 124dB, 전 고조파 왜율 -112dB 등의 사양으로 ESS의 플래그십 DAC인 ES9038PRO의 수준에 상당히 근접한 성능을 보여줍니다. 볼륨 컨트롤의 경우 좌우 각각 75단계로 미세하게 조절할 수 있으며, 384kHz/32bit FLAC, ALAC(Apple Loseless), AIFF, DSD 등의 고해상도 음원을 재생할 수 있습니다.
고성능 DAC에 더해 각 대역별 밸런스와 사운드의 풍미를 더해 원음을 충실하게 재현할 수 있도록 B&O PLAY 튜닝을 거친 점도 V20만의 차별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노트북, 헤드폰 등 다른 카테고리의 제품은 이미 활발하게 제조사간 협업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으나 스마트폰에서는 LG의 V20가 거의 유일한 제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번들 이어폰 역시 B&O와의 협업을 통해 나온 제품으로, 이전의 쿼드파이 이어폰보다 더욱 향상된 음질을 제공합니다.
Q. 실제로 들어봐도 차이가 나나?
A. 물론 막귀 소귀면 모를 수도 있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V10을 사용하고 있어 동일한 음원을 재생, V10과 V20를 비교 청취해보았습니다.
먼저 V20의 가장 큰 특징은 헤드폰 앰프의 구동력입니다. V20는 V10에서 구동이 어려웠던 헤드폰을 넉넉하게 구동하는 여유를 보여주었습니다. 이런 차이는 상대적으로 구동이 쉬운 이어폰에서 더욱 큰 차이로 다가왔습니다.
고해상도 음원일수록 세부적인 묘사력에서 차이점은 더욱 커집니다. 정보량이 많은 고해상도 음원의 D/A 변환 과정은 쿼드 DAC의 처리를 통해 노이즈의 혼입을 억제하여 음질에 직접적인 영향을 줍니다. 또한, 전작인 V10에 비해 높아진 사양의 DAC를 통해 마치 커튼을 한 겹 걷어낸 듯한 깨끗한 사운드를 들려주었습니다.
Q. 청음, 어떻게 했나?
A. 다섯 개 장비로 세 개 음악을 청취, 결과는 ‘단정’했다.
V20의 음질을 체크하기 위해 헤드폰 3종(AKG, 소니, UE), 이어폰 4종(소니, 오토폰, V10 번들, V20 번들)을 번갈아가며 사용했습니다.
첫 번째로 들어본 곡은 24bit/176.4kHz FLAC 음원으로, 웅산의 ‘I love you’였습니다. 토널 밸런스(Tonal Balance: 저역, 중역, 고역 간의 밸런스)는 저가 DAC처럼 상위 대역으로 몰림 없이 레퍼런스급 DAC처럼 차분한 편입니다. 리시버에 따라서 고역 컬러가 조금씩 차이를 보이긴 하지만 두드러지지 않는 편입니다.
또한 전작인 V10에 비해 더욱 높아진 해상도, 중립적인 대역 밸런스를 보여주었습니다. 청명한 사운드를 들려주지만 후반부의 첼로 사운드는 농밀하고 육중한 느낌을 전해줍니다. 적당한 두께감과 차분하고 평탄한 밸런스 덕분에 장시간 청음 시에도 피로감은 크게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이어서 마커스 밀러의 ‘Detroit’(16bit/44.1kHz, FLAC)을 들어보았습니다. 비트가 강하고 다이내믹 컨트라스트가 매력적인 레코딩에서도 전체적인 느낌은 박진감과 역동적인 입체감보다는 단정한 진행과 담백한 음색적 매력이 더욱 돋보이는 소리를 들려줍니다.
살바토레 아카르도가 연주한 로시니의 현악 사중주(24bit/96kHz, FLAC)에서는 바이올린의 결이 예쁘고 달콤한 느낌을 전해줍니다. 마치 새가 지저귀는 듯 옹기종기 모여 있는 각 악기들의 울림이 또렷합니다.
V20에 탑재한 ES9218은 S/N 비(signal to noise ratio, 신호대잡음비), THD(Total Harmonic Distortion, 음 왜곡율) 등 최근 출시되는 모바일 DAC 칩셋 중에서는 가장 고사양 DAC입니다. 음질의 중립적인 성향을 보여주었으며, 청음 결과도 DAC의 특성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느낌이었습니다.
번외Q. V20는 성공할 수 있나?
A. 차이는 분명했다, 이제는 결과만이 남았다
단단히 칼을 간 듯한 V20는 스마트폰의 다른 기능들은 차치하고서라도 음질에 있어서는 단연 독보적인 모습을 보여줍니다. V10부터 이어오던 듀얼 카메라는 이제 타사에서도 탑재하는 등 스마트폰 카메라에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하반기 스마트폰의 전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10월부터 LG의 플래그십 V20가 프리미엄 스마트폰이라는 승부수를 통해 성공할 수 있을지 그 결과가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