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oT(사물인터넷, Internet of Things)에 대해 누구나 한 번쯤 들어본 적이 있을 것입니다. 저와 같은 IT기업 종사자가 아니더라도, 이제는 하나의 커다란 보편적인 흐름이 되었으며 계속해서 매일 관련 뉴스들이 쏟아져나오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 IoT란 과연 무엇일까요? IoT가 무엇인지, 그리고 이 IoT가 등장함에 따라 UX디자이너에게는 어떠한 역할이 요구되는지를 고찰해보고자 합니다.
먼저 IoT에 대해 간단히 설명하자면 우리 주변의 다양한 사물을 ‘통신 기능’과 접목하여 인터넷과 접속할 수 있게 만들고, 상호 제어할 수 있도록 바꾼 디바이스라 말할 수 있습니다.
사람들에게 친숙한 IoT를 꼽자면, 지금 이 글을 보고 계실지도 모르는 스마트폰과 PC, 태블릿 등이 있고 이제는 냉장고와 세탁기, 에어컨 같은 가전제품들은 물론이고 의료기 기와 작은 화분, 체중계, 팔찌까지 IoT가 되고 있습니다. 2020년이 되면 약 300억 개가 생겨날 것이라고 합니다.
생활 속 모든 사물과 환경이 컴퓨터가 되는 시대의 등장
Rachel Hinman이 지은 <모바일 프런티어(The Mobile Frontier: A Guide for Designing Mobile Experiences)>에는 ‘컴퓨터 패러다임’이라는 단어가 등장합니다. 책에 따르면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시대의 흐름을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고 합니다.
- 툴로서의 컴퓨터: 1970년대를 관통하는 시대. E메일, 계산기처럼 복잡하면서도 많은 시간이 드는 작업을 간단히 만들어주는 ‘태스크 달성’, ‘효율성’ 등의 역할을 지니는 시대
- 미디어로서의 컴퓨터: 인터넷이 보급되기 시작부터 도래. SNS 등의 정보 플랫폼을 통해 ‘콘텐츠’를 공감하는 시대
- 유기적 소재로서의 컴퓨터: 언제 어디서나 컴퓨터를 접할 수 있는 시대. IoT의 시대.
유기적 소재로서의 컴퓨터 시대에는 ‘생활환경 속에 녹아드는 모든 사물’이 컴퓨터화되게 됩니다. 지금 우리는 스마트폰과 태블릿을 하나의 ‘물리적인 단위’로 인식하며 사용하고 있지만, 먼 훗날에는 ‘유기적 소재’로서 생활 속 다양한 시공간 축에 내재하여 우리의 손과 발처럼 움직이게 됩니다.
‘유기적인 소재로서의 컴퓨터’라는 성질을 어느 한 부분으로는 가지면서도 때때로 미디어로서의 컴퓨터이자 툴로서의 컴퓨터이기도 하다고 합니다.
IoT가 보편화할수록 디자인의 폭이 넓어진다
이러한 시장의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은 웹디자인 업계도 피해갈 수 없습니다. 이렇게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디바이스들(사물)과 사물이 증가함에 따라 함께 폭발적으로 발전하는 센서 기술을 어떻게 디자인할 것인지, 다양한 단말기들이 지니는 인터페이스를 어떻게 잘 디자인할 것인지가 하나의 과제가 되었습니다.
특히 IoT가 지닌 다양한 센서기술을 사용자의 콘텍스트와 환경에 어떻게 녹일 것이며 유용한 정보를 제공할 것인지, 사람들의 기본 욕구에 다가설 수 있는지를 고민하는 것이 중요해졌습니다. 최근에는 이러한 디자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적응형 디자인이라는 새로운 디자인이 탄생하기도 하였습니다.
적응형 디자인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첫째, IoT 디바이스 내 다양한 기술로부터 얻은 정보를 사용자에게 최적의 환경으로 재구현하여 제공하는 것 둘째, 화면 사이즈에 최적화되도록 제공하는 것.
적응형 디자인의 예로 방안 조도에 따라 스마트폰과 텔레비전의 밝기가 변하는 모습을 상상할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GPS와 음성정보, 가속도 센서 등의 기술을 통해 사용자가 원하는 최적의 기능으로 유도할 수도 있겠지요.
IoT시대가 성숙할수록 더욱 중요해지는 ‘아이콘’이라는 규칙
이제는 그 누구라도 돋보기 아이콘을 누르면 검색을 할 수 있고, 별 모양의 아이콘을 누르면 북마크 기능이 제공됨을 단번에 알아차릴 수 있습니다. 자세한 설명이 필요 없이 직관적인 기능의 역할을 나타내는 데에 많은 역할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아이콘은 IoT디바이스가 다양화, 소형화되어감에 따라 지금보다 더욱 진화하여 심리스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규칙과 기술들이 요구될 것입니다. 스마트워치건, 스마트폰이건 모두에게 일관된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아이콘은 더 많이 고민되어야 합니다. ‘디자인(Design)은 문제 해결이다’라는 본래의 역할로 되돌아 가는 것이야말로 디자인의 큰 방향성이 될 것입니다.
콘텍스트를 읽는 디자인: 사람의 기본 욕구를 파고드는 것이 가장 중요해진다
두 번째로 IoT는 기술 그 자체도 중요하지만, 기술을 접하면서 일어나는 경험이 가장 중요합니다. 위에서도 언급한 유기적 소재로서의 컴퓨터는 언제 어디서든 접할 수 있는 만큼, 언제 어디서나 자연스럽게 생활 속에 담겨야 합니다.
지금 현존하는 IoT라 할 수 있는 스마트폰은 사람들에게 자연스러운 경험을 주지는 못합니다. 디바이스에 따라 시시각각 신체의 모습을 바꿔야만 합니다. 컴퓨터를 하려면 의자에 앉아야 하고 작은 스마트폰을 사용하기 위해 선 눈을 집중하고 화면을 보기 위해 고개를 숙여 무리한 경험을 만들어야만 합니다. ‘거북목’이라는 질병이 괜히 있는 것이 아니죠.
인간이 사물과 어느 사건에 대해 어떻게 느끼는지, 태어나면서부터 어떤 욕구를 가졌는지와 같은 ‘인간 고유의 신체’를 다시 한 번 고찰해야 합니다. 사물과 사건을 통해 오감(시각, 청각, 미각, 촉각, 후각)으로 들어오는 자극, 이 자극을 체험하는 과정을 구체화함으로써 사람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 시대가 필요로 하는 것을 찾아내야 합니다.
글을 마치며
시대와 시장이 바뀜에 따라 디자이너의 역할 또한 바뀌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디자이너만이 사고할 수 있고 해낼 수 있는 역할의 흐름은 매우 명확합니다. 이 흐름을 잘 내재화하여 결과물로써 반해내는 디자이너는 최고의 디자이너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저도 그렇고 다 함께 조금씩, 하나씩 고민하고 실천해보도록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