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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질문해 주는 사람이 그리울 때

2016년 11월 1일 by 박영준 (질문술사)

1.

1
‘like’ – why?

페이스북을 열어 친구들의 흔적을 본다
뭘 하고 있는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좋아요를 누르고 댓글을 남긴다
정말 좋아서 눌러주는 것이 아니다
그와 연결되고 싶어 누르는 것이다
정말 그런가?
나와 연결되어 달라 누르는 것은 아닐까

2.

2

페이스북이 매일 물어오는 질문

“무슨 생각을 하고 계신가요?”

10억 명이 넘는 사람들이
매일 마주하는 똑같은 질문
내게 필요한 질문은 그런 질문이 아니다
오늘도 답하지 않고 지나간다

 

3.

3

‘밥 먹었니? 지금 뭐 해? 일은 다 했어? 언제 와?’
이것은 질문일까?
‘네 생각이 나, 혼자 있기 싫어, 빨리 와’라는 메시지를
단지 의문문으로 표현한 것

내 안의 목소리를 끌어내지 못하고
내 밖의 기대에 반응하는 것이
때론 너무 피곤하다
다르게 질문해 주는 사람이 그립다
나도 그렇지만 너도 그렇겠지

 

4.

4

‘네가 궁금한 거 말고
내가 말하고 싶은 걸 물어줘
네가 하고 싶은 결론으로 유도하는 질문 말고
내 생각과 느낌과 욕망들을
진정으로 듣고 이해하기 위해 물어줘’

하기야 나도 내게 못 해주는 걸
나도 내게 못 해주는 걸
나 아닌 네게 바란다는 건
너무 이기적이겠구나

 

5.

5

내게 묻는 사람은 많아도
나를 묻는 사람은 없구나
네게 묻는 사람이 많아도
너를 묻는 사람이 없듯이

 

6.

6

2500여 년 전 아테네의 광장에
사람들이 모여들자 질문에 미친
소크라테스가 찾아와 물었다

‘누가 지혜로운 자인가?’

10억 명이 모여든 페이스북에서
질문하다 미쳐버린
질문술사가 묻는다

‘누구와 연결되려 하는가?’

한번 더 묻는다

‘당신에게 진솔하게
질문해주고 있는 사람은 누구인가?’

원문: 질문술사의 브런치

Filed Under: 생활

필자 박영준 (질문술사) twitter facebook

박영준 코치는 변혁적 리더들을 코칭하고, 학습과 성장, 긍정적인 변화를 만들어내는 퍼실리테이터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현재 하는 일, 그리고 앞으로 하는 일의 본질이 질문에 있음을 발견하고,함께 탐구할 더 좋은 질문을 디자인하고 나누는 일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2017년 2월 출간된 『혁신가의 질문』도 사랑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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